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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PB농산물 가치, ‘한-일’ “차이 크다”

(한일 푸드시스템연구교류회 양국 시장 비교-1탄)
기사입력 2011-09-01 10:07

한국과 일본의 푸드시스템은 얼마나 같고 어떻게 다른가. 이를 공동으로 확인하기 위한 양국 전문가들의 토론회가 지난 8월 22일 동국대 푸드시스템연구소에서 열렸다. 양국이 모두 겪고 있는 대형유통업체 주도의 시장경제, 외식업계의 급격한 확장추세를 놓고 농산물 브랜드의 방향성에 대한 진단과 비전제시가 이어졌다. 양국의 푸드시스템은 공통점도 많지만 극명한 차이점도 드러나 향후 많은 정보교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푸드시스템 교류회에서 나타난 양국 시장변화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

   

농산물 PB ‘가치 다양화’ 일어날까, 견해 다양

“일본의 유통업체에서는 농산물 자사브랜드(PB) 상품이 3차 변화를 통해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전품목에 걸쳐 가치의 다양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본푸드시스템학회장 사이토 오사무 치바대학 교수의 말이다. 그는 “제조업체 브랜드(NB)보다 더 높은 가격의 PB가 등장하고 있을 만큼 다양해졌다”며 한국에서는 왜 유통업체 PB상품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8월 22일 오후 동국대 푸드시스템연구소(소장 권승구) 세미나장에서 열린 한일 푸드시스템연구 교류회에서 나타난 양국 학자들의 열띤 토론은 ‘유통업체의 변화와 농산물 상품화의 방향성’으로 모아졌다. 일본에서는 사이토 오사무 일본푸드시스템학회장, 키요노 세이키 니가타대학 교수, 모리시마 테루야 농식품산업기술총합연구기구 연구원, 이재현 카고시마대학 교수 등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황수철 한국푸드시스템연구회장을 비롯해 유기준 한국식품유통학회장, 이병오 강원대 교수, 권승구 동국대 교수, 박성호 농촌진흥청 연구원, 박영범 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박영범 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는 사이토 회장의 질문에 “한일간 유통업체의 태생적 환경과 성장배경이 다르다”며 PB의 가치응용이 다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국은 월마트와 까르푸가 토종 유통업체들에게 밀려난 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3대 유통업체들의 가격경쟁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PB는 저가 판매의 상징물로 흡입됐다. 이들 빅3 업체의 경쟁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농산품의 가치상승은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세이키 키요노 니카다대학 교수는 “일본의 농산물 PB도 60년대의 단순PB에서 80년대의 시리즈형을 거쳐 2006년 이후부터 비로소 다양화가 일어났다”며 시장의 변화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병오 강원대 교수도 “농업계의 조직화를 통한 파워형성으로 해법을 찾아간다면 공생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업체별 PB활용법 달라야 산지가 산다

세이키 교수는 일본의 양판점도 “업체 특성에 따라 PB의 활용법이 다르다”며 3대 유통업체의 최근 PB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이토요카도의 PB개발이 가장 왕성하며 동일품목의 가격대도 크게 차별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세이유(西友)는 카테고리별 PB아이템 수가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이토 회장은 이 같은 차이가 “업체의 마케팅 능력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이유나 이온그룹보다 이토요카도의 소비자 대응 방식이 다양하고 현란하다는 것이다.

 

일본 대형유통업체 3사의 PB 아이템(2010-2011)

 

구분

カテゴリー数

카테고리 수

아이템 수

세이유(西友)

51

 

64

 

이온

66

 

102

 

이토요카도

60

 

111

 

*조사기간: 2010. 11~2011. 1 *대상: 청과물(야채 포함) PB 현황

 

유통업체 PB Vs NB의 가격차와 구성비(%)

 

 

세이유

이온

이토요카도

高(PB>NB)

 

0

 

11.1

 

37.5

 

同(PB=NB)

 

66.7

 

11.1

 

18.8

 

低(PB<NB)

 

33.3

 

77.8

 

43.8

 

*조사기간: 2010. 11~2011. 1

 

이에 따르면 일본 최대 양판점 세이유는 NB보다 높은 가격의 PB는 전혀 없지만 이토요카도는 37.5%라는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이토요카도의 가격 점유율을 보면 NB보다 높거나 낮은 가격대를 크게 늘리는 대신 같은 가격대의 비율을 낮게 가져가 동일 품목이라 하더라도 가치를 크게 차별화하는 전략이 엿보인다. 반면 이온그룹은 비교적 저가격의 PB를 중심세력화하면서 조심스럽게 고가 PB를 시험하는 현상이 보인다. 세이유는 NB와 같은 가격대의 PB를 중점 배치하면서 ‘PB=저가’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방식이다.

이 같은 업체간 전략의 차이가 산지와의 공생을 가능케 하는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이토 회장은 산지와 소매업체가 PB를 공동개발하는 전략적 제휴를 할 경우 ‘산지가 오히려 유리한 조건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제를 뒀다. 소매업체가 시장에서 ‘필요한 양만 구매하는 조건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통업체는 어떻게 적절한 이윤을 취할 수 있는가. 그것을 찾는 것이 바로 신경쟁 원리를 적용한 시장전략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교류회에서는 황수철 한국푸드시스템연구회장의 ‘한국 외식기업의 식재료 조달 실태’가 발표됐고, 모리시마 테루야 농식품산업기술총합연구기구 연구원의 ‘북해도산 멜론 브랜드의 형성과 소비자 인지상황’이 발표됐다. 국내 외식기업들의 구매경향이 점차 시스템화되어 가는 방향, 일본 멜론 브랜드들의 경합 양상 등을 비교할 수 있는 각종 데이터는 다음호에 연재될 예정이다.

 
임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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