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희 경제칼럼


지난 해 가장 많이 쓰인 국제 경제용어를 하나만 꼽으라면, 브릭스(BRICs)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2006년에 가장 많이 쓰일 용어는 무엇일까. 나는 친디아(Chindia)를 예감한다.
브릭스는 브라질(Bras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의 영어 이니셜에 복수형 소문자 s를 덧붙인 용어다. 우리말로 하면 거대 신흥 공업국가쯤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 용어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가 처음 만들었는데 금세 세계로 번져가 국제용어로 자리잡았다.
이 말이 생긴 이유가 희한하다.
사실 과거에는 인구가 경제발전의 부담이나 장애로 인식됐다. 말하자면 먹여 살려야 할 식구 수였던 셈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가 경제 발전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우리는 어렸을 때 ‘중국 사람들이 모두 한꺼번에 소변을 보면 지구에 대재앙이 올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많이 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 ‘그 사람들이 동시에 껌 한 통씩 사면?’ 하는 식으로 인구가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해줄 수 있는 시장으로 간주한다. 그런 막대한 시장이야말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네 나라는 최근 이런 가설을 직접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의 경제 발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중국은 매년 9% 이상의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인도도 8% 이상의 급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두 나라는 각각 13억과 10억의 인구를 지닌 1, 2위의 인구대국이다. 실제로 이 두 나라의 시장을 보고 전세계의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해서 진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나라에서 물건을 생산하기 위해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이 나라 경제가 발전하고, 그것은 해외의 돈을 이 나라들이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들어 이 두 나라의 영문 이름인 차이나와 인디아를 합쳐, 찬디아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올해 초부터의 각종 언론들을 죽 훑어보면 이 용어가 상당히 자주 등장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 나라 경제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많이 쓰인다는 얘기는 그만큼 주목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다.
우리도 70, 80년대에는 한강의 기적으로, 90년대에는 호랑이 경제의 대표국으로 외국 언론들의 주목을 많이 받았었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글쓴이 김방희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시사저널 경제부 기자와 경제팀장, 한신경제연구소 연구원, MBC 를 진행했다. 공저 를 비롯 과 등의 경제서를 번역했다. 현재 KBS 1라디오 에서 ‘한눈에 보이는 경제’를, TBS 에서 ‘김방희의 3분 경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글은 교통방송(FM 95.1MHz) ‘김방희의 3분 경제’ 코너에서 방송되는 내용 가운데 저자와 방송국의 양해를 얻어 전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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