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선물 받은 보이차를 손끝 하나 대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 가 후배에게 선물했다. 선물을 하며 무심히 한마디 던졌다. “면역력 증강에 좋은 차야.” 농담 비슷하게 던진 말인데 후배는 반색을 했다. “와우, 최고예요. 고마워요.” 물론 그 후배도 농담 비슷하게 받은 인사말일 수 있다. 하지만 덕담은 해될 게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 나라가, 아니 온 세계가 난리다. 경제가 위축되고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소비 침체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뜨는 상품들이 있다. 면역력에 좋다고 알려진 상품들이다. 홍삼과 프로폴리스, 비타민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염성 질병이 이슈가 될 때마다 나오는 현상. 시장도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와식업체들은 더욱 움츠러들고 온라인 쇼핑업계는 탄력을 받고 있다. 외식은 줄고 배달음식 주문량은 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6일부터 온라인 마켓과 배달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에 나섰다. 온라인 배달마켓, 인터넷 반찬 제조업체, 배달앱으로 판매하는 조리식품 업체들이 대상이다. 주요 점검 내용은 유통기한 경과 제품 사용·판매, 식품의 위생적 취급 여부, 냉동·냉장 등 온도관리 준수 여부 등이다. 이 역시 방역의 범주에 속한다.

 

세계 공통 관심사 중 전염성 질병만큼 영향력이 큰 것은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가 시장을 바꾸고 경제구조를 바꾸고 문화를 바꾸고 인류의 습성을 바꾸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면역과 방역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듯하다. 둘 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어느 한 가지가 강하다고 해서 안전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방역이 잘 되면 면역력이 약해도 생존할 수 있고, 방역을 못해도 면역력이 강하면 생존 할 수 있다. 면역력을 키우면 방역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최강 방역 대책도 소용없다. 그런 점에서 면역력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인 셈이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시장도 요동치는데, 그때마다 떠오르는 어느 사회주의자의 말이 있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