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고추 주산지 밀양에 ‘미인고추’ 재배 농가 늘어

풋고추 주산지인 경남 밀양에서 기능성 신품종 ‘미인고추’ 재배 농가가 늘고 있다. 아시아종묘가 개발한 이 품종은 맵지 않고 아삭한 식감과 풍부한 혈당 강하성분이 특징이다. 이 품종은 경남 지방에서 여름, 겨울 각 2작기 동안 재배할 수 있어, 연중 고른 수익 창출의 동력원이 되고 있다.


경남 밀양시 무안면에서 ‘미인고추’를 재배하는 농업인 이학순 씨. 


경남 밀양시 무안면에서 20년째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이학순 씨는 3년 전 아시아종묘의 ‘미인고추’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재배 하던 청양고추는 가격 등락 폭이 큰 데 비해, 이 품종은 시세가 연중 안정되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 재구매율 높아

이학순 씨의 ‘미인고추’ 재배면적은 비닐하우스 총 2000㎡(600평)이다. 이곳에서 연간 15톤의 ‘미인고추’를 생산한다. 여름 작기 수확 이 끝나는 7월부터 8월까지는 비닐하우스를 밀폐하고 토양을 소독한다. 땅 속에 기생하는 선충을 박멸하고 바이러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9월부터는 다시 ‘미인고추’ 모종을 심고 재배하기 시작한다. 고추 농사의 최대 적인 총채벌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온·습도 관리를 철저히 한다. ‘미인고추’는 일반 청양계 풋고추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맛이 있다보니 해충이 잘공격하는 편이다. 따라서 방제약을 자주 뿌리는데, 청양계 고추가 10일마다 1회씩 방제하는 반면 이 품종은 5~7일마다 1회씩 방제한다. 방제재에는 총채벌레 뿐 아니라 응애·진딧물 예방제와 탄저병 살균제 등이 포함된다. 


이학순 씨는 “케이블 채널의 건강정보프로그 램에 ‘미인고추’가 소개됐는데, 방송 직후에는 하루 종일 전화가 와서 물량이 부족할 정도였다. 지금도 ‘당뇨에 효과를 봤다’며 계속 찾는 손님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고추는 혈당 강하기능을 하는 AGI 성분이 다른 품종보다 많고 비타민C 함량 또한 일반 풋고추의 2.4배다. 1월 현재 수확이 한창인 ‘미인고추’의 시세는 10kg당 5만원선이다. 이학순 씨를 비롯한 밀양시내 ‘미인고추’ 재배농가는 기존에 2곳이었는데,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20개 농가로 늘었다.

 

MINI INTERVIEW

 

무안농협 APC

GAP 인증 받은 미인고추, 10kg당 5만원선


 

최해순 무안농협 판매유통사업소장


“무안농협 APC의 연간 풋 고추 취급량은 약 600톤 입니다. 주요 품종은 ‘청양’, ‘미인’, ‘모닝’ 고추입니다. 미인고추는 납품 단가의 변동이 거의 없어서 여름 에도 10kg당 4만5000~5 만원 선(특품 기준)을 유지합니다. 낮은 등급의 고추는 폐기하든지, ‘하품’ 단가로 정산해서 수매해 유통합니다. 무안면 농가들의 ‘미인고추’ 재배 면적은 호당 평균 1300㎡(400평)입니다. 방송에도 이 품종이 많이 홍보됐는데, ‘혈당 강하조절’ 기능만 강조하기보다는 맛과 식감 위주로 더 많이 알려져야 합니다. ‘당뇨에 좋다’고 하면 자칫 당뇨 환자들만 먹는 고추로 생각할 수 있잖아요. ‘미인고추’는 맛있습니다. 그냥 ‘아삭아삭하고 맛있다’고 홍보해도 충분 합니다.”

 

홈플러스·탑마트에 미인고추 연중 공급

석동곤 무안농협 과장

“밀양의 풋고추 재배농가는 약 500호입니다. 과거에는 1000㎡(300평)씩 비교적 소량 재배하는 농가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귀농해서 평균 2500여㎡(700평)씩 규모화 해 재배하는 농가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들 귀농인들은 대부분 고향에 돌아온, 고령농의 자녀들입니다. 풋고추 시세가 2~3년 전에 폭락했는데 요즘은 회복 했습니다. 밀양에서 생산된 풋고추의 주요 판로는 롯데마트, 홈플러스, 서원유통(탑마트)입니다. 관내 소진률이 50%이고 나머지는 수도권과 경남 지역 대형마트에 납품합니다. 공선회 소속 농가가 180호인데, GAP 인증을 받았거나 인증 예정인 농가만 공선회에 가입 할 수 있어 그만큼 품질을 신뢰할 수 있죠. 밀양 풋고추 작황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시세는 전년보다 다소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풋고추 평균 단가가 kg당 4580원인데 1월 현재 시세는 kg당 5400원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생산된 겨울작기 고추에 해당되는 시세입니다. 기존 청양계 풋고추가 조미 채소의 기능을 했다면, ‘미인고추’를 포함한 신품종은 맵지도 않고 기능성도 있어서 생식용으로 시장성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남지방에서 인기있는 또 다른 품종으로는 ‘모닝고추’가 있습니다. 이 품종은 대구, 부산, 창원, 마산 일대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했는데, 특이한 점은 수도권보다는 영남 소비자들이 선호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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