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HMR 매출은 증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소재한 농가식자재마트는 올해 영업 4년차다. 일일 평균 방문객 수는 1500명, 평균 객단가는 3만원이다. 신생마트인데도 이토록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품질 좋은 제품 총 1만5000종을 공급하고, 단골들에게 매일 할인 안내 문자를 보내 집객을 유도한 것이다.


농가식자재마트가 자리한 식사동 일대는 아직도 도시개발 사업이 한창인 지역이다. 이 지역은 이미 아파트 대단지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안정적인 상권을 형성한 데다 인근에 총 21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2022년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향후 유입 고객 수는 증가할 전망이다.

낮은 마진 감수하고 퀄리티 집중, 
불황에도 HMR 매출은 증가 

농가식자재마트의 면적은 총 1500㎡(450평) 이다. 주차장 면적(2000㎡·600평)까지 합치면 더 넓다. 주차장 부지를 넓게 확보한 건 고객들 편의를 위해서다. 대부분 아파트 거주민인 단골 손님들이 주로 자가용을 운전해서 방문하기 때문이다. 

이지용 농가식자재마트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유통업에 몸담으면서 주차장 등 쇼핑 편의가 갖는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다. 이 대표는 해태음료 영업사원으로 식품업계에 입문했고, 동원참치 대리점을 운영했다. 식품업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32세 때 인천 서구에 ‘농가마트’를 차렸고, 이후 2개 매장을 더 열었다. 

그 중 하나가 농가식자재마트 식사점이다. 다른 한곳은 부천 신중동역 인근의 농가식자재마트 부천점이다. 이 매장은 ‘식자재’ 마트를 표방하지만 손님 상당수는 일반 소비자들이다. 자영업자와 일반 소비자 비율이 엇비슷하다. 하지만 자영업자 손님들을 다시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부천점과 다소 차이가 있다. 

준공업지역과 일반 주거 지역 상권이 혼재한 부천점은 일명 ‘함바집’이라 부르는 건설현장 식당의 단골 비중이 높은 반면, 식사점은 갈비집·순댓국집 등 일반 외식업주들 비중이 높다. 자영업자 손님들의 구매력만 놓고 보면 부천점이 더 높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 대표는 일반 가정 소비자들의 니즈를 연구했다. 식사점에서는 무엇보다 신선 농산물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 신도시 주민들은 먹거리를 고르는 기준이 대체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매장 입구에 진열된 과일·채소의 퀄리티가 나머지 전체 제품들의 퀄리티에 대한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까운 인천 도매시장 대신 가락시장 농산물을 떼어다 판다(매장까지 거리는 가락시장에서 45km, 인천 삼산도매시장에서는 25km다). 

물류비가 부담되지 않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물류비는 더 들지만 마진율을 낮추더라도 가락시장 물건을 가져와 파는 게 고객과의 신뢰 유지에 더 좋다. 아직까지는 가락시장 물건이 전국 도매시장 중에서 제일 좋기 때문”이라며 “서울청과, 동화청과, 한국청과 등 업체들과 두루 거래한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신선 농산물 중에서 가장 ‘재미’를 본 품목은 수박이었다. 물량과 가격이 모두 적절했다. 상권 특성상 1인가구보다는 가정을 이룬 30대~60대 소비자들이 주 고객이다 보니, 조각 수박(소분 수박)보다는 통 단위 수박 매출 비중이 더 높았다. 

올 여름 더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보다는 덜했지만, 맥주 매출은 오히려 전년대비 2% 신장했다. 그 요인에 대해 이 대표는 “‘6캔 에 만원’ 식으로 판매한 수입 저가 맥주 소비가 꾸준히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1~2년 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HMR 매출의 증가다. 

이 대표는 “요리용 식자재 매출은 점점 줄고 있는 반면 즉석식품은 계속해서 매출이 늘고 있다. 간장, 식용유, 참기름 같은 것들은 전보다 확연히 덜 팔린다”며 “하지만 즉석밥, 컵밥, 냉동 만두와 냉동 안주류는 계속해서 성장세”라고 말했다. 

매장 진열대 중간에 ‘NO JAPAN’ 표식과 함께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불매 운동의 여파와 관련해 이 대표는 “그전에도 일본산 식품은 아사히맥주 정도만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큰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직원 친절교육은 필수, 
매일 할인 안내문자 전송 


경기 불황일수록 마트는 ‘친절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평소 철학이다. 제품을 진열하는 방식부터 직원들의 응대 태도까지, 소비자들 이 마트 내에서 보고듣는 모든 것들이 ‘친절’ 에 부합해야 한다. 

또한 마트에서 고객 만족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소비자들이 알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손님들이 오가며 볼 수 있도록, 냉동제품 진열대 옆에 ‘출근 후 해야 할 일’이란 제목의 출력물을 커다랗게 붙였다. 이 종이에는 청소 등 직원들에 대한 지시사항 4가지와 함께 ‘친절이 최고의 영업이다. 친절합시다’란 문구가 적혀 있다. 

또 대형마트처럼 계산대 옆에 안내데스크를 별도로 만들어, 응대 전용 직원을 상주시킨다. 여타 중소마트들에서 캐셔들이 배달이나 물건 위치 안내 등 응대를 겸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전단지와 문자메시지를 통한 집객 유도도 중 요한 전략이다. 

이 대표는 “매일 오전에 ‘그 날의 할인 품목’을 상세하게 알리는 문자를 일괄 전송한다. 관리하는 단골손님 수가 약 4000명”이라고 말했다. 굳이 매일 보내는 까닭을 묻자 이 대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2km 거리에서 이마트 풍산점이 영업 중이고, 고양시내 다른 식자재마트만 4군데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수긍할 만한 이유다. 이 대표는 “20년 전에는 내수 경기가 정말 좋았다. 그때는 술도 잘 팔리고, 모든 게 잘 팔렸다”며 “그러나 요즘, 특히 최근 5년 동안은 ‘어렵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너무 어렵기 때문에 현상유지만 해도 선전한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 목표는 늘렸지만, 하반기까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식자재마트는 그밖의 영업 전략으로 포 인트 적립제도, 배송제도를 운영 중이다. 포인트 적립률은 구매액의 0.5%다. 대형마트 (0.1%)에 비하면 훨씬 높은 비율이다. 또 배송 서비스는 3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다. 대화동 등 원거리 지역에 대해서는 7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 배송한다. 농가식자재마트는 365일 연중무휴 영업하며, 영업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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