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바다의 보물 소금 ‘천만금’ 천일염으로 재탄생

해리농협의 천일염 브랜드 ‘천만금’은 ‘천금보다 귀한 소금’을 의미한다. 천일염으로 시작해 함초·복분자 소금, 후추 그라인더 생산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조합원 소득 안정에 기여하는 해리농협을 방문했다.


서해안을 끼고 있는 전북 고창은 소금 생산지다. 과거엔 제법 명성을 알렸지만, 고령화로 힘에 부친 어민들이 하나둘씩 염전을 정리하며 간신히 옛 명맥만 남았다. 게다가 소금 가격은 갈수록 하락해 어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갔다. 이에 해리농협은 조합원 소득 안정화 방안을 고민한 끝에 2012년 천일염 가공사업소를 준공했다. 농협 유일의 천일염 가공사업장이 탄생한 계기다.


국산 농산물 첨가한 기능성 소금 생산


해리농협은 천일염과 다양한 가공 소금을 생산한다. 대표적인 제품이 함초소금, 복분자소금, 마늘소금이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함초소금이다. 함초가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매출이 덩달아 올랐다. 또 복분자소금은 눈 건강에 좋은 안토시아닌을 풍부하게 함유했다. 

색깔도 핑크빛이어서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마늘소금은 고기 요리할 때 잡내를 없애 준다. 함초는 순천산, 복분자와 마늘은 각각 고창산과 해남산을 사용한다.

볶은 소금과 꽃소금, 탈수 천일염도 생산한다. 볶은 소금과 꽃소금은 각각 400℃의 고열에서 볶거나 건조한 소금이다. 탈수 천일염은 천일염에서 간수를 빼고 이물질을 제거한 제품이다. 연간 소금 수매량은 지난해 기준 총 4946톤이다. 어가 총 14호로부터 약 7억 7000만원어치를 수매했다. 수매 가격은 초기에 kg당 200원으로 시작해 150원으로 마무리됐다. 유명한 신안 소금보다 수매가가 kg당 50원 더 높다.

“고창 소금은 전국 소금 생산량의 5%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품질은 어디에 내놔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높은 수매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다. 정한진 가공사업소 팀장은 “비싼 만큼, 양질의 가공 소금을 생산해 매출을 늘리면 된다”라고 말한다. 해리농협은 2018년 소금류 제품으로 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HACCP 인증 받은 가공공장

해리농협이 소금을 생산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위생이다. 각 염전에 여과기를 설치해 이물질을 1차로 걸러낸 상태로 소금이 생산되도록 했다. 그 다음엔 가공 공장에서 간수로 다시 한 번 소금을 세척한다. 포장 작업 전에는 금속 탐지기를 이용해 불순물을 걸러낸다. 이런 노력 덕분에 HACCP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생산 이력제도 시행한다. 언제 누가 생산한 소금인지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은 전국 주요 하나로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다. 11번가, G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지역 농협에서 운영하는 김치 가공공장에도 납품한다. 중앙회 수탁사업의 일환이다. 유형별 매출 비중은 천일염 61%, 가공소금 18%, 중앙회 수탁 21%다.

해리농협은 올해 신규 수익 모델로 ‘통후추 그라인더’ 제품을 출시했다. 요리 문화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조리용 소금·후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제품은 통후추, 흑후추 각 2가지다. 고창 천일염을 72.5% 함유했다.

정한진 팀장은 “최저 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은 늘고 소금 가격은 하락해 어려운 여건이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해 고창 소금을 알리고 조합원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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