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백화점’. ‘백화점 옆 백화점’. 특이한 이력으로 개장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던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이 1월 4일 문을 열었다. 신세계에서 롯데로 운영주체가 바뀐 데다 반경 1㎞내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영업 중이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화점은 죽지 않았다’.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위기설이 무색할 만큼, 개장 첫날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특히 점심시간 6층 식당가는 빈 테이블을 찾기 힘들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하 푸드코트가 5월 오픈 예정으로 리뉴얼 중이어서 손님들이 몰린 탓도 있었다.

석달여 후 개장하는 푸드코트엔 어떤 업체가 입점할까.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가(假)계약 상태라 명단을 공표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매장에는 ‘준비중’이란 안내문구와 함께 입점예정 매장이 공개된 상태다.

인천점엔 없는 연어·파스타 식당 유치
구월동 로데오거리 상권 흡수할까?

인천점과 600여m 떨어진 인천터미널점 상권의 특징은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구월동 로데오거리의 바로 맞은편에 위치했다는 사실이다.

인천터미널점에는 양식당이 전무한 인천점과 달리 이탈리안 요리 브랜드가 2개 입점할 예정이다. 인천 송도의 양식당 '일피노' 등이 그 예다. 젊은층을 겨냥한 연어 전문식당, 대만 철판요리 등도 역시 인천점엔 없는 매장으로, 현재 개장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이처럼 다양한 장르 음식을 선보인 데에는 해
외여행으로 외국 음식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식문화를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가 표방하는 푸드코트 슬로건도 ‘buy local, eat global’이다.

그런가하면 한국 최초 짜장면 식당 ‘공화춘’과 의정부 부대찌개 맛집 등 특정 연령층에 편중되지 않으면서 지역 명물을 콘셉트로 한 외식 브랜드들도 입점할 예정이다. 터미널 상권 특성상 남녀노소 다양한 미식 수요에 맞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패션 부문에서는 롯데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롯데온니’ 브랜드를 선보였다. 각각 여성·남성 수입 의류 자체브랜드(PB)인 ‘엘리든 플레이’와 ‘엘리든 맨’이 입점했다. 스포츠 편집 매장인 ‘피트니스 스퀘어’도 선보였다. 그 외 기존 영업중이던 의류 등 브랜드들은 고객 편의를 위해 대부분 승계 결정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개장 후 첫 주말동안 30만명이 방문했다. 구월동 인천터미널 인근은 국내에서도 손꼽힐 만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특히 로데오거리는 인천의 핫플레이스”라고 말했다.

‘제2의 롯데타운’ 조성되나?

신세계는 인천시와 장기임대계약을 맺고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매장을 운영했다. 그러다 인천시가 재정난에 처하자 백화점 부지 등을 2012년 롯데에 90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가 인천시와 롯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롯데가 승소했다.

현재 롯데는 인천터미널 부지와 인근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부지를 합친 총 13만5500㎡ 면적에 백화점, 복합쇼핑몰, 시네마, 주거단지 등을 합친 ‘롯데타운’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제2의 잠실’로의 도약을 예상할 수 있다. 서울 잠실역 일대가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 롯데마트 본사, 롯데백화점 등이 위치한 ‘원조 롯데타운’이라면, 구월동 일대는 수도권 서부의 노른자 상권에 위치한 ‘인천판 롯데타운’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한편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추후 매각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 독점을 우려해 ‘5월까지 매각 조치’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롯데는 2017년부터 여러 차례 인천점 매각 공고를 냈으나 유찰됨에 따라 매각 일정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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