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커 연구소가 선정한 ‘2017 미국의 기업 랭킹’의 의미

세계적인 석학 피터 드러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그는 늘 기업에게 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올바른 경영’을 주문했다. 왜냐하면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조직이긴 하지만, 크게 보면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드러커 연구소(The Drucker Institute)는 1월 5일, 피터 드러커의 정신을 바탕으로 ‘올바른 경영’을 하는 미국 기업 250개를 선정해서 2017년 랭킹을 발표했다. 평가항목은 고객 서비스, 종업원 만족도, 혁신, 사회적 책임, 재정 건전성 등 5개로 구성되어 있다. 250개 기업 중 상위 20개사는 아래 도표와 같다.


올바른 경영 기업 1위에 오른 아마존

아마존은 창고 근로자 처우와 정보 비공개 시비로 사회적 책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1위를 차지했다. 혁신과 고객서비스 부문에서 워낙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쉼 없이 신제품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 놓는 애플과 알파벳(구글)도 혁신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얻었고, 고객서비스 부문에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혁신을 지향하는 이들 세 기업에 대한 고객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이들의 혁신이 항상 고객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편, 평소 혁신이 부족하다고 경영 참여형 투자자(Activist Fund)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P&G는 오히려 혁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6위에 올랐다. 경영개선을 요구하는 이들 펀드들이 원하는 것이 기업의 체력개선인지 단기 주가 상승인지 한번 생각해 볼 대목이다. 한편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은 3M, 나이키와 콜게이트 등도 20위 안에 포진했다. 이를 보면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아니 뮐세”라는 용비어천가의 구절이 떠오른다.

























모바일 부문을 방치한 나이키의 한계

그 외 눈길을 끄는 기업은 14위와 17위에 오른 나이키와 와이어하우저이다. 타이거 우즈나 호날두처럼 정상에 오른 스포츠 선수들만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나이키는 혁신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고객서비스에서는 형편 없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 모바일 부문을 방치하고 있는 나이키가 이 부문을 개선하지 않으면 랭킹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와이어하우저는 해당 업계를 벗어나면 그 이름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그러나 이 기업은 목재, 건자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비결은 R&D 투자다. 경쟁사 대부분이 대학교나 외부연구소에 R&D를 위탁하는데 반해, 이 회사는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며 R&D 투자에 연간 수백억원씩 지출하고 있다.

드러커 연구소에서는 250개 기업의 랭킹을 발표하면서 향후 이 기업들로만 구성된 상장주가지수(ETF)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이와 관련한 ETF가 출시된다면 좋은 투자지침이 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주식투자는 결국 ‘올바른 경영’을 하는 기업을 골라내는 작업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이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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