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체-바이어 네트워크 통해 전남 6차산업 활로를 찾았다

전남농업 6차산업 우수제품 품평회가 11월 8일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전남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품평회에 참가한 바이어들은 참가업체들의 브랜드 스토리와 제품 품질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 대한 이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 가격 경쟁력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전남농업 6차산업 우수제품 품평회는 국내 다양한 유통 분야의 전문가에게 전남농업 6차산업체의 우수제품을 소개하고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품평회에는 광주전남연구원 전남농업6차산업지원센터의 자문을 받은 6차산업 인증 경영체, 예비경영체 등 42개 업체가 참여해 차류, 장류, 김치류, 스낵류 등 다양한 제품의 평가를 받았다.

이번 행사에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농협하나로유통, GS홈쇼핑, NS홈쇼핑, 이베이코리아 등 대형 유통업체 바이어를 비롯한 유통전문가 18명이 참여해 상품 품평을 했다. 제품의 특성·사업성·시장성·개선점 등을 중심으로 평가했으며, 평가 결과 우수성이 검증된 제품은 6차산업 공동 판매장인 안테나숍과 유통업체에 입점된다.


제품에 스토리를 담다

품평회에 참가한 바이어들은 대부분의 참여업체 제품에 대해 호평을 했다. 이승헌 광주 신세계백화점 식품팀 바이어는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라도 지역 특색이 잘 드러난 제품을 눈여겨보려고 한다”며 “이번 품평회는 타 품평회들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참여 업체들의 수준이 높았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은 품평 중 업체에 다양한 제품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 요소를 짚어주기도 했다. 특히 소비자 니즈에 맞춘 소용량 상품의 개발과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올해는 스토리텔링에 대해 이야기하는 바이어들이 많았다. 소규모 기업의 상품은 수제방식으로 생산하거나 오랜 시간을 들여 생산되는 전통식품이 많다. 때문에 대부분 생산원가가 높은 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도구로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라는 것이다. 또 바이어들은 제품에 스토리가 담기면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어들은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업체로 앤자임팜과 담주브로이를 꼽았다. 앤자임팜은 아빠가 딸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콘셉트의 ‘아빠랑’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아빠랑의 대표 제품은 보리 낱알의 아밀라아제 효소를 활성화시켜 물과 가열해 만든 곡물당과 곡물당을 사용해 만든 고구마라떼가 있다. 조경실 이베이코리아 신선식품팀 바이어는 “앤자임팜의 제품 스토리와 패키지, 품질 등을 높게 평가 한다”며 “고구마라떼로 이름 붙인 스프레드는 우유에 타먹거나 빵에 발라먹는 등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담주브로이는 담양 죽순과 대나무를 좋아하는 판다를 제품의 스토리 소재로 활용했다. 죽순을 넣은 소시지와 떡갈비, 대나무 잎차를 첨가해 만든 수제 크래프트 맥주에 호응이 좋았다.

하상욱 NS홈쇼핑 건강식품팀 바이어는 “기존에 판매하던 떡갈비 업체와 차별성을 둘 수 있을 것 같아 추후 상담 일정을 따로 잡을 예정”이라며 “맛도 좋고 생산능력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원재료의 재해석·이색 원물 가공 호평


이번 품평회에서는 늘 봐오던 소재를 새롭게 가공해 건강식품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은 업체들이 있었다. 반대로 시중에서 쉽게 접해보지 못한 이색 원물을 활용한 제품들도 관심을 끌었다.

자로는 인삼을 큐브형태로 만들어 과자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첨가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100% 진안 인삼만 건조해 담았다. 특수 건조기법을 활용해 바삭한 식감은 살리고, 쓴맛은 줄였다. 1g씩 소포장해 휴대성도 높였다. 인삼큐브는 씹어 먹거나 뜨거운 물에 우려 차로 마셔도 된다. 필요에 따라 음식에 토핑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손대홍 그랜드와이즈 대표는 “미국시장에 진입 가능한 제품을 위주로 살펴봤다”며 “자로의 인삼큐브는 미국에 살고 있는 히스패닉 계열이나 아시아계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또 자로 외에도 수출 가능성이 있는 몇몇 업체들은 ‘Non-GMO’, ‘글루텐프리’ 등 각종 인증을 받아 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꿀의 포장을 스틱 형태로 제작해 간편하게 짜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업체도 바이어의 호평을 받았다. 지리산과하나되기는 전남 구례에 있는 업체다. 병타입 액상꿀의 결점을 보완해 흘러내리지 않는 크림타입의 스틱 꿀을 만들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과 이물감을 제거한 부드러운 맛으로 바이어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 제품은 2016년에 신라면세점에 입점했고, 올해는 광주 롯데백화점 VIP대상 감사 선물로 제공되기도 했다.

문형구 롯데백화점 광주점 바이어는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 제품들은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리산과하나되기의 스틱 꿀 제품은 소비자 반응이 좋아 설 선물세트로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색 원재료를 활용한 차류도 있었다. 모링가는 차로 주로 마시는데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재료이다.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더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기에 일부 수입산 모링가를 사용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금속성이물이 검출돼 판매중지 및 회수 조치되기도 했다.

김남희 농업회사법인 아들래 대표는 “국내산 모링가를 사용해 안전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아들래는 무농약 인증을 받은 완도산 모링가로 분말, 환, 건조잎, 티백 등을 생산한다. 모링가 제품 중에서도 특히 소비자 반응이 좋은 상품은 티백과 건조잎이다. 건조잎은 밥을 지을 때 넣어도 되고, 물에 불려서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

김병문 GS홈쇼핑 가공식품 바이어는 “국내산 모링가는 좋은 제품으로 개발된다면 히트상품이 될 수도 있다”며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어서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유자 등 원재료 강조

최소한의 가공으로 원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린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유스브루어리는 나주 배와 블렌딩티를 혼합한 음료를 선보였다. 유스브루어리의 배음료는 배를 착즙한 후 별도의 열처리를 하지 않고, 블렌딩티를 침출시켜 음료를 만든다. 블렌딩티는 히비스커스, 로즈힙 등을 배합해 만들었다. 바이어들은 유스브루어리의 배음료를 카페 등 외식 매장에서는 테이크아웃 음료로 활용할 수 있고, 투명한 캔에 담은 제품은 리테일 매장용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의견을 보였다.

윤준웅 전남지방우정청 바이어는 “열처리를 하지 않아 음료의 색과 맛이 좋다”며 “유통을 위해 필요한 표기사항 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섬바다식품의 유자액은 외식프랜차이즈의 바이어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섬바다식품은 모든 제품에 유기농 유자와 유기농 설탕만 사용한다. 유자액은 유자차의 원액으로 건더기가 없다. 기호에 따라 탄산수에 타서 에이드로 먹거나 샐러드 소스로 사용 가능하다. 서당 SG다인힐 메뉴디자인팀 바이어는 “셰프들이 소스나 드레싱으로 활용하기 좋은 제품”이라며 “단맛을 조금 줄이면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활용 폭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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