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태별 경계가 사라진다… 고객별 니즈 맞춰 변화해야

‘2017 농식품 유통전망 세미나’가 11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1회 식품외식산업전망대회’의 Ⅳ섹션으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선 유통시장의 동향, 트렌드, 해외 진출전략을 비롯한 농식품 유통의 각종 전망이 망라됐다.

유통산업 업태별 전망과 시사점
옴니채널 시대, 라이프스타일별 상품기획 필요
















“2010년 이후 유통매장사업은 매년 -4.7%대의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 향후 유통업이 생존하기 위해선 ‘기가 막히는 상품’을 ‘엄청나게 싸게 팔아야’만 한다.”

최영 투미코리아 대표는 업태별 전망을 제시하며 종래 3세대 방식의 영업조직으로는 시장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종 업종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업태는 더욱 세분화·융복합되고 있다는 것. 고객들은 온라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소비를 결정한다. 옴니채널(Omnichannel) 시대에서 더 이상의 채널 구분은 무의미하다. 결국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어떠한 상품을 생산할 것인지가 중요하며, 이후엔 그에 맞는 시장으로 내보내면 된다는 의미다.

최 대표의 채널별 추세분석에 의하면 백화점은 침체시장이지만 여전히 전략적 가치가 남아 있다. 다만 생산업체가 백화점을 공략하기 위해선 독보적 입지가 선행돼야 한다. 할인점·하이퍼마켓 역시 규모 면에서 공략할만한 시장이다. 그러나 항시 반값 혹은 1+1 형태를 유지하고도 이윤을 남길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이다. 절반대의 가격을 유지할 수 없을 경우 할인점·하이퍼마켓엔 진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형 수퍼마켓(SSM) 역시 가격 경쟁력이 담보돼야 한다.

편의점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도시락·커피까지 판매하며 외식업계를 넘나들고 있다. 다만 편의점에 진입하기 위해선 무엇을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여타 마트와는 상품기획개발이 근본적으로 달라야만 한다.

상당수 식품업계에서 외식시장을 간과하고 있다. 식당 주인이 자주 바뀌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가격, 패키징, 현장에서 직접 조리가 가능한 상품 등을 통해 외식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급식 및 테마파크, 터미널 시장 역시 간과되고 있으나 브랜드 등을 통해 뚫고 들어가기 좋은 틈새시장이다. 관광지 시장 또한 성장 중인 시장으로 간편식, 즉석식품 등을 통해 공략해 볼 가치가 있다. 방문 판매도 다시 커지고 있는 흥미로운 시장이다. 사양 산업이라 여겨졌던 방문 판매시장이 인구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다시 성장하고 있다.

각 업계가 주목해야 할 라이프스타일 변화요인으론 크게 여성의 구매주도권 상승, 고령화·저출산, 맞벌이 부부의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가구의 소득 감소 등이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40~50대 중년여성의 60% 이상이 일터로 나오는 추세다. 급변해가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발맞춰 고객별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의 기획·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모바일 시대의 유통시장 전망과 대응전략
모바일 시장 성장 명확… 트렌드 맞춰 고객과 소통하라

신상엽 S&GNP 대표는 모바일과 빅데이터에 주목해 향후 유통시장이 모바일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의 전체인구 중 43%가 모바일 커머스를 경험해 전 세계 1위 수준을 기록한 데다, 젊은 세대는 물론 40~60대 고객까지 모바일로 잡화·식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고객 니즈 및 라이프스타일 분석, 빅데이터에 기반한 큐레이션 등을 통해 고객과의 연결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는 명확하다. 우선 결제가 간편하다. 모바일 시장이 초기부터 오프라인 시장과 비교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다. 여기에 쿠폰, 마일리지, 정보 공유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가능하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프로모션 활동을 타깃팅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셜커머스는 팝업창으로 정보를 제시하거나 쿠폰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이때 소셜커머스가 모른 척 제공하는 ‘운빨 쿠폰’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치밀한 분석이 내재돼 있다. 고객의 성별·나이 등은 물론 언제, 어느 장소에서 어떠한 내용을 검색했는지도 반영해 정보를 제공한다. 다각도로 정보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뒤 개인별 맞춤 마케팅을 펼치는 셈이다.

모바일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고객 경험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있어 검색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선 평점, 후기 등의 검색 결과를 통해 다른 소비자가 또 다시 구매 절차로 들어오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초기 고객이 바로 영향 고객이자 고객 여정관리의 핵심이다. 그렇기에 배송단계부터 중요시 해 첫 이미지를 조성하고 고객의 감성을 관리해야 한다. 구매자 패턴을 분석해보면 60%는 반복해서 구매하는 사람들이다.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온라인 시장은 고객에게 노출되지 않으면 곧바로 사라지는 시장이다. 성공할수록 꾸준히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고 고객과의 연결 포인트를 찾는 등 마케팅 관점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사이트, 파워링크, 연관검색어, 블로그,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어떤 고객이든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연결될 수 있도록 구비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PC 기반 온라인 커머스시장의 경우 웹 브라우저만으로 쇼핑몰 접속이 가능하다. 별도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에 특화상품, 전문상품 판매 등 다양한 쇼핑몰 회사가 탄생 및 운영·유지된다.

반면 모바일 기반 O2O 커머스 시장의 경우 각 커머스 회사별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사용 특성상 개별 모바일 단말기에서 생존하는 어플리케이션은 100개 내외로 한정된다. 즉 모바일 환경에서는 고객이 선택한 100개 이내의 어플리케이션이 되어야 생존할 수 있다. 결국 지역형 TB(Trendy Brand)나 케이블 드라마상의 트렌드를 브랜드화 하는 등 발빠른 기획·제조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개인 단말기 내에서 생존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의 서비스 포탈화가 이뤄져야 한다.


미국 식품유통 시장의 이해와 농식품 수출
수출 미미한만큼 성장성도 크다













손대홍 미국 티보플레이 동부지역 대표는 미국인들을 타깃으로 한 농식품 수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시장은 2015년 기준 3조3200달러의 소매시장 규모,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매판매 비중 역시 20%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안정된 시장이라는 것이다. 손대홍 대표는 세계 소비시장에서 미국이 전체 시장의 30%대를 차지하는 데다 미국인들은 실용성을 중시해 브랜드 또한 크게 따지지 않는다며, “규모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시장 공략의 필요성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가능성에 비해 아직 한국의 농식품 수출 규모는 미미하다. 2014년 기준 농식품 수출 총액은 약 62억달러로 전체 수출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대에 불과하다. 또한 한국의 농식품 수출은 중국, 일본, 중동아시아 등에 방향이 집중돼 있다.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9%대에 불과하다. 미국의 전체 농식품 수입량을 기준으로 할 시 한국산은 0.4% 정도의 비중에 불과하다.

손대홍 대표는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이는 그 만큼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로, 시장접근 방법에 따라 기대 이상의 거대한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망 또한 밝은 편이다. 아시안 이민자의 증가로 미국 내에서 아시안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으며, 아시안이 아니더라도 히스패닉 등 국내기업이 공략할 만한 민족들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미국의 식품 소매업이 지속 성장세인 점도 고무적이다. 모든 채널에서 자연건강식품과 유기농식품이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전통 채널이 아닌 판매업태에서도 완만한 성장이 기대된다. 온라인 시장의 증가, 가정배달의 편리성 증가 등으로 전자상거래 역시 10% 이상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비만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제기됨에 따라, 글루텐 프리 등 건강 기능성을 찾는 미국 소비자 역시 증가했다. 감자 위주의 스낵 시장에서도 ‘쌀’이 함유되기 시작했다. 타깃화된 상품분석·기획·개발이 이루어진다면,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로의 수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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