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육류수출협회 2016 하반기 세미나


미국의 경우 돼지고기는 쇠고기와 달리 등급 기준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대부분 2차 가공 단계를 거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돼지고기의 품질을 브랜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포시즌호텔에서 ‘미국육류수출협회 2016 하반기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서 트레비스 아프(Dr. Travis Arp) 미국육류수출협회 본사 테크니컬 서비스 디렉터는 미국의 돼지고기 품질관리와 부가가치 브랜딩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 돼지고기 지속적 품질 향상 노력
2015년 미국의 돼지 도축두수는 약 1억1100만 마리, 생산량은 250억파운드에 달한다. 미국은 50년간 돼지고기 생산성이 혁신적으로 늘었다. 출하두수는 29% 상승한 반면 모돈두수는 39% 감소했다. 이는 번식효율성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토지사용에 있어서 59%의 절감을 가져왔다. 이러한 요인들은 생산성을 증대시키며 상대적으로 값싼 돼지고기를 판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품질의 일관성을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미국의 양돈업계 생산자들은 돼지고기의 품질향상과 일관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생산 단계에서 돼지고기 품질 향상과 일관성 유지를 위해 농장을 중심으로 유전형질을 관리한다. 작업장에서는 CO2사용 기절법을 통해 돼지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있으며, 급속냉각 시스템과 청결한 작업장 관리로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 또한 적절한 온도로 사육환경을 관리하고, 옥수수를 중심으로한 곡물 사료로 사육해 세계적인 품질의 돼지고기를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돼지고기 브랜딩 전략
미국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돼지고기의 특별한 품질 기준 등급 시스템이 없다. 따라서 수출을 위해 생산회사별로 자발적 품질 분류를 하며 대부분 등심의 육색 및 마블링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일본과 한국은 육색이 짙은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내 등급 시스템이 없는 이유는 돼지고기 자체가 등급을 매길 만큼 마블링의 차이가 크지 않으며 돼지고기의 80%가 2차 가공 단계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소비자들은 특별히 돼지고기를 요리해먹기보다 145℃ 이상의 고온에서 통으로 익혀먹는다. 따라서 조리 후 돼지고기의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품질 차별화가 필요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에서 제조업체들이 품질 차별화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우수한 품질과 제품의 일관성을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명확한 브랜딩 성공 사례가 없지만 향후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이에 트레비스 아프 박사는 “돼지고기 브랜딩은 쇠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이기는 하나 발전 가능성이 많은 분야다. 향후 품질, 라벨링, 편리성이 향상된 제품 등 차별화 브랜딩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육류수출협회 2016 하반기 세미나 현장)

품질 기준 브랜딩 품질 기준 브랜딩은 ‘Premium’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쇠고기 마케팅과 유사하다. 돼지고기는 유전적으로 우수한 헤리티지(heritage)품종이 있다. 그 중 ‘버크셔(Berkshire)’와 ‘듀록(Duroc)’은 미국 내의 많은 제조사들이 소비자들에게 품질의 우수함을 나타내기 위해 내세우는 품종이다. 버크셔는 고기의 품질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장효율성이 좋지 않고 지방이 많아 생산이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니만랜치(NIMAN RANCH)와, 살몬 크리크 팜스
(Salmon Creek FARMS)는 사육하는 돼지 중 버크셔가 일정 비율 이상 되어야 쓸 수 있다. 스미스필드(Smithfield)는 마블링, 육색, PH기준이 부합해야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이다. 또한 듀록과 같은 독자적인 유전 형질을 가진 품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는 고급 외식업체, 식당에서만 볼 수 있다.


생산 과정 브렌딩 생산과정 브랜딩은 차별화된 생산과정을 거친 제품을 내세워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미국 내에서는 최소한의 가공을 거쳤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내추럴(Natural) 라벨, 호르몬을 투입하여 만든 제품에 대한 경각심 때문에 무호르몬 인증 라벨을 사용한 차별화 전략도 있다.

미국 농무부(USDA)의 생산과정 증명 프로그램을 활용한 브랜딩은 널리 쓰이며 공신력도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돼지에게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일반 제품과 무항생제 제품을 일일이 격리하여 구분해야 하며 정기적인 감사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일반 시중 제품보다 비용이 비싸다.

한편 유기농, 무항생제의 인지도가 늘어나면서 유통업체들이 만든 심플 트러스(simple truth), 협동조합으로 구성된 오가닉 프레리(ORGANIC PRAIRIE)같은 업체 협력 브랜드가 늘어나는 추세다.


취식 경험 브렌딩 돼지고기의 품질을 특별히 증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과거 취식 경험을 통해 자사 제품의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주로 표기되는 내용은 연함의 정도, 다즙성, 조리의 용이성, 편리성 등 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조리법처럼 돼지고기를 145℃ 이상에서 통으로 익혀먹으면 육즙이나 맛에서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소금, 수용액을 투입한 제품은 60℃, 80℃로 조리해도 육즙과 맛이 남아 있으며 조리도 간편하다. 이 제품은 추가 원료가 포함됐다고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이 외에 양념과 향을 추가한 제품들이 인기인데, 트레비스 아프 박사는 이러한 요소들이 다시 돼지고기를 찾고 싶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