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마케팅의 결정판, 하나 뿐인 ‘당신’을 위하여

 

퍼스널 마케팅의 최신 버전으로 사물 인터넷 마케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대 여성’이 아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마케팅, 사물 인터넷 주목하기 시작’ 보고서의 주요 내용.

 

 

 





개별 고객의 행동․맥락 파악에 최적

사물 인터넷은 개별 고객에 대한 정보 확보, 맞춤 제안이 가능하다. 사물에 부착된 센서가 오프라인 상의 고객 행동, 위치, 맥락 등을 파악하고 인터넷을 통해 기업 또는 고객의 스마트폰과 같은 다른 사물에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이런 정보는 그간 기존 고객 접점에서는 획득하기 어려웠다. 확보된 정보는 고객에게 맞춤화된 광고․판촉, 가격 등을 설계하고 제안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사물 인터넷의 핵심 요소인 센서는 더 많은 영역을, 더 정확하고 더 적은 에너지로 센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 중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센서 가격은 10년 전 개당 평균 1.3달러에서 현재 0.6달러로 저렴해졌다. 이에 발맞춰 와이파이 영역도 넓어지고 1기가비트(Gbps) 단위의 인터넷 비용은 10년 전보다 1/40 정도로 줄었다.

 



주요 마케팅 활용 사례

1> 행동 파악, 맞춤형 보험 설계

보험업계에서는 운전습관연계보험(UBI, Usage Based Insurance) 도입이 활발하다. 전 세계 80개 이상의 보험사가 UBI 자동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미국의 프로그레시브 보험사는 2011년부터 UBI를 본격 도입했다. 스냅샷(Snapshot)이라는 소형기기를 이용해 피보험자의 운전 습관을 측정․전송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혐료를 최대 30%까지 할인해준다. 스냅샷이 자동차의 속도, 운전거리, 운전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센싱해서 전송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계처럼 착용할 수 있는 운동량 측정기 핏빗.

 

․ 미국의 건강보험사 휴마나(Humana)와 시그나(Cigna)는 핏빗(Fitbit)과 같은 운동량 측정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가입자가 기기를 착용하고 운동 목표량을 달성할 경우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다. 건강보험사는 가입자에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도해 보험금 지급 규모를 줄일 수 있고 가입자는 보험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혜택으로 호텔 숙박권, 카메라 구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보험료를 직접 할인해주지는 않지만 향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 영국의 에너지 기업 비피(BP, British Petroleum)는 2014년 ‘비피 밀리언 스텝 챌린지(BP Million Step Challenge)’라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핏빗을 착용하고 100만 걸음을 걸을 때마다 250포인트를 받고 최대 1000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직원들은 이 포인트를 자기 부담 건강보험료를 낮추는데 사용할 수 있다.

 

2> 쇼핑 시간 최소화… 쿠폰 제시에서 결제까지 척척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사물 인터넷의 유망 영역으로 제조, 공공 다음으로 유통을 꼽았다. 공급망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물류를 효율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통 관련 고객 경험을 대폭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사물인터넷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 아마존프레시는 대쉬를 이용해 물건 바코드를 스캔하면 쇼핑리스트가 작성되는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대쉬(Dash)라는 사물 인터넷 기기를 활용해 쇼핑 리스트를 기억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다.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 가입자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가입자는 막대 모양의 작은 기기에 대고 필요한 물건 이름을 말하거나 바코드를 스캔할 수 있다. 해당 정보는 와이파이를 통해 사용자의 아마존 계정으로 연계돼 가입자는 노트북․태블릿으로 쇼핑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구매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다음 날 아침 신선한 식료품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 애플은 아이비콘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실내 위치를 인식하고 위치에 맞는 정보를 푸시 알림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아이비콘과 스마트폰이 블루투스로 사용자 위치 정보를 공유해 사용자가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근처 매장의 할인 쿠폰, 해당 매장으로 가는 길 등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 중국 인타이 백화점은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와 손잡고 매장 경험을 개선하려 노력 중이다. 항저우 시 한 쇼핑몰에 실내 측위 장비를 400개 이상 설치했다. 이를 통해 매장에 들어온 고객을 감지하고 고객의 스마트폰에 세일 정보를 보내준다. 또 고객이 특정 정보를 선택하면 해당 매장으로 가는 길도 안내해준다.

 

․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는 제품에 무선인식(RFID) 칩을 부착하기 시작했다. 비싼 비용 때문에 수용 속도가 낮았던 RFID에 대해 최근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 영국 패션 브랜드 막스앤스펜서 등도 수용 계획을 밝혔다. 현재 RFID는 재고 관리를 효율화하는데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다량 구매 물픔을 빠르게 인식해 결제를 간소화하는 데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 지갑을 꺼내지 않고도 결제할 수 있는 페이팔 비콘(Paypal Beacon)과 같은 사물 인터넷 기술 등도 카페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페이팔 앱을 설치한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면 페이팔 비콘은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해당 매장의 메뉴와 할인 쿠폰을 보내준다. 고객은 앱 상에서 메뉴 선택, 주문,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3> 고객에 최적화된 콘텐츠 제공

사물 인터넷으로 소비자의 맥락만 간단하게 감지해 맞춤화된 컨텐츠를 제공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 시스코는 2014년 5월 사물 인터넷을 홍보할 시스코 라이브행사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한 근처에 ‘연결된 빌보드’를 설치했다. 빌보드는 차량 속도에 맞춰 차가 느리게 달릴 때는 긴 메시지, 빠르게 달릴 때는 짧은 메시지를 보여줬다. 타깃 소비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맥락에 따라 메시지 길이를 조절한 것이다. 실시간 교통량, 지도 등 다양한 통신을 활용해 서비스 구현이 가능했다.

 

․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는 캐나다의 450개 주유소 슈퍼마켓에 ‘스마트 광고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광고판은 방문 고객의 눈을 스캔해 나이, 성별을 인식하고 시간, 구매 아이템까지 고려해 맞춤 광고 컨텐츠를 내보낸다고 한다. 예를 들어 30대 여성이 들어올 경우 여성 용품과 잡지에 대한 추천 광고가 나간다.

 

․ 중국 인타이 백화점도 바이두와 협업해 온라인과 같이 고객별 맞춤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2015년 초에 일부 매장 직원에게 구글 글래스와 유사한 바이두 아이(Baidu Eye)를 착용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면 인식을 통해 소비자 위치 파악, 추적을 하고 이미지 인식을 통해 소비자가 관심보인 제품․브랜드를 파악하고 빅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더 적합하고 편리한 ‘가치’ 제공

사물 인터넷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가 확연해야 한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야 기업들도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레시브의 UBI는 보험료 할인이라는 확실한 가치로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아마존 대쉬는 일부 고객으로부터 ‘쓸모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폰으로도 쇼핑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고 반복 구매가 많은 생활용품은 기존 구매 이력을 보고 재구매 여부만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 부담도 크지 않아야 한다. 금전적 비용뿐만 아니라 소요 시간, 노력, 심리적 비용도 적어야 한다. 특히 소비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자세히 수집하는 사물인터넷에 대해 사생활 침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테스코가 스마트 광고판 설치 계획을 공개했을 때 여론은 스마트 광고판이 빅 브라더(Gig Brother)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사생활 침해 이슈에 대해서도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사물 인터넷 도입 비용도 크지 않아야 사물 인터넷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RFID 확산이 느렸던 데는 RFID의 높은 비용이 크게 작용했다. 기업의 도입 비용은 사물 인터넷을 통해 고객 정보를 얻는 비용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최적화된 제품․콘텐츠를 구현하는 비용까지 포함된다.

 

*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들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주고받는 지능형 기술․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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