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만의 강점에 집중하라

김재영 세븐일레븐 잠원중앙점 점주는 15년 동안 세븐일레븐을 경영했다. 그는 잠원동‧청담동‧사당동에 3개 점포를 운영하며 10년 넘게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편의점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베테랑이 말하는 ‘잘 되는 편의점’의 비결.


◀ 김재영 세븐일레븐 잠원중앙점 점주. 

김재영 점주에게 편의점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묻자 그는 “청결함이나 신선도, 친절은 남들도 생각하는 당연한 것”이라며 “편의점만의 장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양한 FF, 폐기 많아도 구색 갖춰야

김재영 점주에 따르면 잠원중앙점에서 하루 5만~7만원 가량의 후레시푸드(FF) 폐기 상품이 나온다. 본사의 손해 보전금이 있지만 매출에서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김 점주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편의점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들의 구색을 다양하게 갖춰야 슈퍼나 할인점과는 다른 편의점만의 강점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10여 년 전에는 학생 등 젊은 층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편의점을 주로 찾았다면 이제는 주부들도 장바구니를 들고 편의점에 찾아와 몇 만원어치씩 장을 본다. 고객 확대에 맞춰 상품 구색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이런 생활 풍토에 대해 편의점이 대형마트와 식용유나 휴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상품 간 큰 가격 차이가 나지 않고 적은 양으로 포장된 식품들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저렴함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1, 2+1 등 행사에 맞춰 발주량 조절

김 점주는 “요즘 소비자들은 1000원어치를 사도 할인‧적립카드를 내밀 만큼 가격이나 포인트에 민감하다”고 말한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1+1상품이 2+1으로 바뀌면 매출이 확 줄어든다는 것.

그는 편의점 음료 등의 1+1, 2+1등의 증정품 행사가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점을 예로 들며 ‘행사 스케줄에 맞춰 상품 발주량 등을 조절하는 것이 노하우’라고 밝혔다. 이런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집객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매장에서는 1+1, 2+1 등 다양한 증정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고객이 고마워하게 만들어라

김재영 점주는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소자본 창업 아이템을 찾다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15년간 편의점을 운영하며 사랑받는 편의점으로 만들어낸 비결은 하나다. 소비자가 고마워하게 만드는 것.

그는 “장사라고 하는 게 누구나 내 자리에서 노력할 수밖에 없고 어떤 것을 어디에서 하던지 노력하지 않으면 뭘 하던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며 ‘소비자는 얼마짜리를 구매하든 대접받는 것을 원한다’는데 착안하라고 조언한다. 매일 담배를 사러 오는 사람에게 담배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미리 내 주고 피곤해 보이는 고객에게 건네는 증정품 같은 작은 기억이나 배려가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말이다.

 

 

Advise_ 경영주가 바라본 편의점 개선사항

도시락 맛 & 상권별 전문화

 

김재영 세븐일레븐 잠원중앙점 점주는 15년간 편의점 경영 경험을 살려 두 가지 개선사항을 제안했다.

 

10년간 변화 없는 도시락… 재료보다 메뉴 개선 시급

김 점주는 소포장‧간편가정식(HMR) 상품이 현재 편의점 시장의 ‘대세’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 출시되는 상품들이 소비자의 요구를 아직 완벽하게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그가 경영하는 잠원중앙점의 후레시푸드(FF) 매출은 10%대. 유흥가 한복판에 있지만 주변 다세대 주택이나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이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등을 많이 찾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그는 “1인 가구가 많이 소비하는 상품 중 하나인 도시락의 주변 반찬은 10년 전과 똑같다”며 “가격이 오르며 질적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반찬은 10년 전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김치나 계란말이 등 고정적으로 올라오는 반찬들의 변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백반집에서 5000원짜리 백반을 먹어도 반찬이 매일 바뀌는데 편의점 도시락은 소비자들이 보기에 항상 똑같아 보인다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재료를 더 좋은 것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메뉴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예전에 세븐일레븐에이 햇김이나 고급 품종의 쌀을 사용한 도시락을 출시해 홍보한 적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에게 별 반향이 없었다며 “재료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입맛에 맞는 품목을 더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FF 분야에서 세븐일레븐은 삼각김밥을 처음 도입해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세븐일레븐 푸드에는 자존심이 있었다”며 “시장 조사를 위해 여러 곳의 FF를 먹어봐도 지금도 세븐일레븐 맛이 괜찮다고 보고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품목은 부실하거나 밀린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메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상권별 마케팅전략․상품발주 필요

◀ 세븐일레븐 잠원중앙점.

그는 “점포도 상권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편의점도 무작정 판매하는 것이 아닌 상권별 마케팅과 운영이 필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별로 편의점을 관리하는 직원들도 지역으로 구획을 나누기보다는 상권별로 나눠 전문적으로 상권에 맞는 상품 등을 추천하고 관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또 신상품이 나오면 상품에 따라 필수발주나 선택발주를 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도 상권별 분류가 고려되지 않은 채 진행돼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야말로 주택가에는 주택가에 맞는 상품으로, 사무실이 많은 오피스 상권에는 오피스 상권에 맞는 상품 등으로 최적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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