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냉장 특별기고> 윤홍선 (주)대성마리프 냉열IT융합연구소장

냉동(Refrigeration)은 공간, 제품 또는 공정의 온도를 기계적으로 낮춰주는 과정이다. 당연히 식품 등 냉동비용의 비율이 높은 산업에서는 냉동 에너지를 조금만 낮춰도 상당한 비용절감과 이익의 증대가 가능하다. 이에 냉동시스템의 특성과 에너지 절감 실천방안에 대해 기술한다.

 

 

향후 전기료의 지속적인 인상이 예상된다. 정부는 “과도한 전기 소비증가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전기와 다른 에너지 간의 가격구조를 합리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며 전기료를 평균 5.4% 인상했다.

굳이 전기료 인상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앞으로의 기업 활동에 있어서 이윤의 창출과 이미지 제고 및 소비자 선호도 증대의 핵심요인이 될 것임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다. 식품, 음료, 화학 관련 산업은 에너지 비용 중 냉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대단히 높다.

 

* 산업별 에너지 비용 중 냉동비용이 차지하는 비율

구분

에너지 비용 중 냉동비 비율(%)

육류, 수산물 가공

50%

아이스크림 제조

70%

저온저장

90%

슈퍼마켓

50%

소형마켓

70%

음식점

30%

 

1. 냉동시스템의 관리 철저

① 정기적 검사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조기 경보신호는 어떤 문제가 더욱 악화되기 전에 조치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또 증발기에 형성되는 얼음, 컨덴서의 먼지, 고장난 팬, 저장실 내의 얼음 등을 관찰해야 한다. 사이트 그라스(sight glass)에 보이는 공기방울은 냉매가 누출되고 있다는 신호다. 압력게이지에 여름철과 겨울철 압력을 표시해 둔다면 압축기에 무리가 올 때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상한 소음이 들리는지도 주의 깊게 들어봐야 한다. 소음은 팬의 손상, 모터의 고장, 베어링의 손모 또는 압축기의 짧은 사이클링 등을 알려준다. 당신의 냉동시스템과 친숙할수록 그것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아니면 주의가 필요한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② 적절한 정비

냉동시스템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효율적이고 확실하게 작동되도록 하기 위해 정기적인 정비를 필요로 한다. 냉동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서비스 업체와 정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으로 고장과 응급수리로 발생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③ 제어시스템 이해

자신의 냉동시스템이 어떻게 제어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냉동시스템은 자동화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자동온도조절기(thermostat)를 작동시키지만, 좀 더 진보된 자동화에서는 냉각부하, 얼음의 형성, 외기조건 등과 같은 요인들을 모니터링한다. 냉동실이나 냉동 캐비넷에는 핸드레일(hand rail)의 표면이 너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하거나 유리 위에 수분응축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히터가 사용된다. 이들 히터는 주로 주기적으로 온오프(on/off)되거나 스위치로 off된다.

④ 냉각부하 줄이기

대부분의 생산공장에서는 일정한 시간대에만 냉동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냉동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이든 가동되는 동안에는 에너지가 계속 소비되므로 냉동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시스템을 중지시켜야 한다. 냉동이 필요한 시간에는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냉각부하를 줄이고 에너지 비용을 줄인다.

⑤ 손실 줄이기

냉동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동실은 문을 잘 닫고, 기밀을 항상 새 것처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립 커튼(strip curtain)이나 에어록(air lock)을 사용한다. 단열처리를 잘 못하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냉각능력의 손실과 압축기 효율의 저하를 초래해 비용이 증가한다. 또 냉동 캐비넷에는 물품을 과적하지 않는다. 에어그릴(air grile)에는 먼지가 끼지 않게 관리한다. 야간에 폐점 후에는 보냉 덮개를 덮는다. 문을 잘 닫고 기밀을 잘 유지한다.

⑥ 효율 높은 제품의 선택

만약 새로운 냉동시스템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효율이 낮아서 높은 에너지 비용이 소요되면서 구입가격은 저렴한 시스템 보다는 추가비용을 주더라도 에너지 절감에 의해 운전비용이 적게 드는 고효율 시스템을 선정한다.

2. 효율 높은 냉동시스템 설계

① 압축기(compressor)

냉동시스템은 증발기를 통과하면서 열을 제거한다. 압축기는 증발기로부터 제거한 열을 응축기에서 대기 중으로 버리는 데 필요한 수준까지 냉매압력을 상승시킨다. 증발기와 응축기에서 냉매의 온도차는 종종 냉동시스템의 온도상승(temperature lift)이라 일컫는다. 이 온도상승은 압축기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온도상승이 클수록 압축기에서 많은 일을 필요로 하고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절감 방안은 온도상승을 줄이는 것이다. 온도상승을 1℃ 줄일 때마다 냉동영역에서는 압축기 소비에너지의 4%를, 냉장영역에서는 2%를 줄일 수 있다. 온도상승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증발기에서 배출되는 냉매의 온도는 높게 하고, 응축기에서 배출되는 냉매의 온도는 낮게 하는 것이다.

 

② 응축기(condenser)

응축온도가 1℃ 상승할 때 마다 압축기는 2~4%의 에너지를 더 소비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응축기 제어(액 압력 제어 ; head pressure control)시스템은 1년 내내 여름 조건에 적합하게 설계된 응축온도 조건에서 작동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다. 좀 더 서늘한 기후조건에서는 응축온도가 더 낮아지도록 한다면 많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온도 감응식 팽창변을 전자 팽창변으로 바꾼다면 액 압력(head pressure) 설정을 바꿀 수 있다. 전자팽창변은 보다 낮은 압력강하(적은 온도상승)에서도 확실하게 작동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응축기 팬의 소비전력이 증가하지만 압축기에서의 에너지 절감에 비하면 적은 것이다. 먼지가 쌓여서 막힌 응축기 핀을 깨끗하게 청소하면 적어도 5%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슈퍼마켓용 냉동시스템에 있어서 응축기의 용량을 30% 증가시키면 1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으며, 2년 이내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③ 증발기(evaporator)

증발기는 적절한 크기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증발기의 크기가 너무 작으면 압축기는 더욱 힘들게, 오래 작동되고 냉매의 증발온도가 낮아진다. 증발온도가 1℃ 낮아질 때 마다 압축기는 2~4%의 에너지를 더 소비하게 된다. 이것은 또 제상을 더욱 자주 행하게 만들어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킨다. 일반적으로 증발기의 제상은 타이머를 사용해서 주기적으로 실행한다. 이를 필요한 시기에만 작동되도록 할 경우에 최소 9%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증발기의 제상수 배출구를 통해 외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트랩(trap)을 설치한다.

④ 폐열회수(heat recovery)

냉동시스템에서 외기로 버려지는 열의 10%는 고품질의 열(superheat)로서 50~60℃의 온도를 얻을 수 있다. 이 폐열을 회수해 온수 제조에 사용한다면 가열 에너지의 30%를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수 제조에 필요한 시설투자비는 대부분이 약 3년이면 회수가 가능하다.





[그림]냉동기 폐열횟시스템 냉매 배관


⑤ 외기냉방(free cooling)

많은 공조설비와 공장의 제조공정에서는 온도 10~15℃ 정도의 비교적 높은 온도의 냉각수를 필요로 한다. 이 경우에 외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냉동시스템에 의한 수냉각이 필요하다. 그러나 외기온이 냉각수 온도 보다 낮은 겨울에는 외기를 수냉각에 활용할 수 있다.

자동차 라디에이터(radiator)는 외기냉방의 좋은 사례이다. 외기를 이용해 라디에이터 내의 냉각수를 냉각하고 이 냉각수로 엔진을 냉각한다. 엔진 냉각에 사용된 냉각수는 라디에이터로 되돌아간다.

 

3. 맺음말

일반적으로 냉동설비의 에너지 절감에 대한 기여도는 ‘적절한 정비’가 25%, ‘시설관리와 제어’가 25%, ‘효율이 높은 장비의 사용’이 50%를 차지한다. 따라서 냉동 설비에 있어서는 별도의 투자 없이 에너지 절감의 실천만으로도 약 2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에너지 절감의 실천은 설비의 효율을 높이고 부하를 감소시킴으로써 신뢰성을 높이고 고장의 가능성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만약에 새로운 냉동시스템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효율이 낮아서 높은 운전비용이 소요되면서 구입가격은 저렴한 시스템 보다는, 추가비용을 주더라도 에너지 절감에 의해 운전비용이 적어 수명주기비용(life cycle cos)이 낮은 시스템을 선정하는 혜안(慧眼)이 필요한 시기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동시스템의 차별화와 보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도 마련되어야 한다.

 

윤홍선 연구소장은>>

1989~2013년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한국농산물수확후관리협회 부회장과 농협중앙회 수확후관리기술 자문위원, 농림축산식품부 산지유통센터 설치 자문위원 등을 지낸 전문가다. 특히 <원예농산물 수확후관리 기술>과 <원예농산물 저온유통기술> 등의 저서를 내는 등 농산물 저장 분야의 체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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