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류유통 거상 Lee's Discount Liquor

 이해언 리스디스카운트리쿼(Lee's Discount Liquor) 회장은 말한다.

“나는 멋지게 살고 싶었다. 앞으로도 멋지게 살 것이다.”

멋지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회장은 “Try”라고 답한다.

“나는 끝없이 도전한다. 할 일은 너무 많다. 성공했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영어 한 마디 못하며 미국에 첫발을 디뎠을 때도, 막막한 환경에서 쓰리잡(3 job)을 뛸 때도 그랬다.”

리스디스카운트리쿼는 네바다 주에 17개의 주류전용매장(SSM 규모)을 운영하는 라스베가스 1위 업체이다. ‘Lee’는 현지 스타기업인이자 통큰 자선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좁다”는 친구의 말 듣고 가족동반 보따리 싸다

1942년생, 우리 나이 72세, 머리가 깨끗하게 벗겨진 할아버지의 둥근 얼굴에 ‘젊은 날 고생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소년처럼 해맑은 미소와 청년 같은 몸, 누구에게나 반가운 눈빛을 건네는 모습에 미국의 남녀노소가 반한다. 미국의 주류사회인 백인들은 물론이고 흑인, 히스패닉, 동양인들 모두 그와 악수하고 포옹하고 나란히 서서 사진 찍는 걸 행복해 한다. 어떤 미국인들은 그를 “라스베가스의 아이콘”이라 하고, 어떤 이들은 “라스베가스의 오바마”라고도 한다. 그는 스타다. 유통업자나 기업인이 아니라 엔터테이너로 비친다.

그는 1980년 39세의 나이에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왜? 브라질에서 온 친구 하나가 “한국은 좁다, 더 넓은 세상을 보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그때까지 그는 중앙부처(보건사회부) 공무원이었다. 다만 사고가 자유분방하고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공직 생활이 갑갑하긴 했을 것이다.

목적지는 뉴욕이었다. 중간에 라스베가스에 들렀다. 궁금한 도시였고 가까운 친척도 있어 잠시 신세만 지고 떠나려 했던 것이다. 1980년 8월 11일 라스베가스 공항에 내렸을 때 숨이 턱 막혔다. 40℃를 웃도는 날씨가 온몸을 휩싸며 호흡을 가로막았다. 오래 머물 곳은 아니라는 생각에 식구들을 잠시 맡기고 서둘러 뉴욕으로 향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직업 세탁소, 친구에게 기술을 배웠다. 아이고, 신음을 하며 1주 만에 포기했다. 다시 가족을 남겨둔 라스베가스로 돌아왔다. 호텔, 카지노, 바(Bar)… 관광과 향락사업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소비도시. 영어도 제대로 안 되는 탓에 취직할 곳도 없었다. 흑인들이 주로 하는 잔디깎이 보조로 일하며 눈치를 보다 30평 규모의 임대 매장을 얻어 술 판매업을 시작했다.

그것이 ‘리스디스카운터리쿼’의 출발이었다. 첫달 매출 2400달러, 임대료도 나오지 않아 호텔 식당 청소를 하는 등 매일 쓰리잡을 뛰었다.

33년이 지난 지금, 그는 라스베가스 주류유통의 20%를 점유하는 네바다의 거상이자 현지 아이콘이 되었다. 매년 불우이웃에 기부하는 금액이 1억 달러, 지역의 유력 정치인은 물론 기업인들이 그와 교유하길 원한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는 어떻게 영어도 제대로 안 되는 가운데 백인들의 주무대에서 차곡차곡 성공신화를 만들었을까.

 

성공은 어렵지 않다, 배짱있게 도전하라

이해언 회장의 성공은 한 스텝 한 스텝 단계적으로 밝은 노력의 과정물이다. 한국인 특유의 관찰력, 과감한 실행력이 일단의 성공으로 이끌었고, 미국식 경영철학과 의미 있는 사회환원이 ‘큰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장이 밝힌 기업경영 원칙 몇 가지를 그대로 옮긴다.

 

󰊱Lee's Discount Liquor 함축 메시지

영어가 서툴렀던 시기, 술을 한 병 사러 한 매장엘 갔습니다. 가만 보니 술을 파는 데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더군요. 이게 해볼 만한 업종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미국에서 가장 잘 되는 소매업들 ‘월마트’, ‘샘스클럽’ ‘코스트코’ 등등이 모두 가격할인을 내세우고 있더군요. 그래서 ‘디스카운트’를 내걸고, 말하자면 박리다매에 승부를 건 것이죠.

 

󰊲Advertise 미디어 광고 마케팅 십분 활용

미디어는 중요합니다. 내 가게를 알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은 다 써 봤어요. 찌라시를 만들어 뿌리기도 하고 문고리에 거는 형태로 만들어 집집마다 걸기도 하고… 형편이 조금 나아지면서 지역신문과 벼룩시장 같은 정보지에 광고를 내기 시작했고 여건만 되는 족족 광고를 했어요. 내가 유명해지게 된 계기도 광고 때문이죠. 고속도로변 곳곳에 옥외광고가 있는데 콘셉트를 재밌게 해서 꾸준히 하고 있어요. 내 얼굴이 그렇게 알려지면서 이젠 가발을 쓰고 싶어도 못 쓴답니다.

 

󰊳Clean 고객의 반은 여자, ‘안전과 깨끗함’ 조성

술을 술로만 보면 안 됩니다. 음료, 베버리지(beverage)로 봐야 해요. 또 고객 중 절반이 여자고객입니다. 우리 매장 봐서 알겠지만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지요. 여자들은 환경에 민감합니다. 그들에게 서비스하려면 다 바꿔야 해요. 통로나 진열은 물론 등 밝기, 차에 실어주는 서비스 등등 모든 걸 여성에 맞추는 게 중요하죠.

 

󰊴Knowledge Up 지식 높이기 위한 직원 교육 꾸준히

공부하지 않는 비즈니스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우선 내 자신부터 술에 관한 책을 안 읽은 게 없고 새롭게 쏟아지는 정보를 끝없이 공부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시키지요. 한 달에 1, 2회는 필수적으로 두 시간씩 교육을 합니다. 오너가 모르면 그 교육이 먹히질 않겠지요? 우리 직원들은 술에 관한 지식이 손님을 압도합니다. 가령 어느 지역 날씨에 변수가 생겼다 하면 그 지역의 올해 와인이 얼마나 줄어들 것인가, 지난해 출고 와인이 얼마나 쏟아질 것인가를 유추하고 추가매입을 결정할 정도가 돼야 합니다.

 

󰊵After Service 무조건 바꿔준다

애프터서비스는 소매업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고객이 원하면 무조건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해요. 우리는 디스카운트를 전면에 내걸고 있으니까, 우리보다 더 싸게 파는 곳이 있다면 바로 조치합니다. 샘스클럽이나 코스트코 가격보다 1센트라도 더 싼 값으로 바꿔줍니다. 우리가 그들보다 더 많이 매입하고 더 많이 파는데 못해 줄 리 없잖아요.

 

󰊶Confidence 실패를 무서워하면 안 된다

실패를 안한 게 아니에요. 금융업에 나섰다가 실패하고 바(Bar)도 차렸다가 실패하고 그랬죠. 하지만 사업은 배짱이 있어야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해요. 전망이 좋은 사업도 자신감 없이 하면 실패하고 전망이 안 좋은 업종이라도 배짱 있게 추진하면 성공할 수 있고 그런 게 사업입니다. 사업에는 은퇴가 없어요. 일은 죽을 때까지 하는 거죠. 돈을 벌고 못 벌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평생, 내 돈이란 건 없는 거예요. 사는 동안 잘 관리하는 것뿐이죠. 주변에, 사회에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내가 잠시 관리하는 것뿐이죠. 한국인들, 웨이크업(Wake Up)하세요. 명퇴니, 은퇴니, 노후생활이니 그런 걱정 말고 지금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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