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주도 도매유통 혁신, 준비완료”

전 유통채널 100% 맞춤형 상품 공급 선언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 준공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최대 농산물 전용센터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안영철 농협중앙회 농산물도매분사 사장은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기존과는 다른 신개념 도매채널”이라며 “단순한 유통단계 축소가 아니라 ‘효율’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유통개선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물류센터 + 전처리시설… 도매전담 시스템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모델을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다.
일단 분산기능이 주목적이라는 점에서 대형유통업체 물류센터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자체 매장 공급에 한정된 대형유통 물류센터와 달리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농협 계통매장은 물론 급식, 군납, 슈퍼, 식품업체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공급처로 삼고 있다.

또 소포장, 전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산지유통센터(APC)와 비슷하지만 규모와 기능 면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APC가 소량품목을 산지에서 수집, 선별, 저장, 포장한다면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APC의 다품목 농산물을 상품화하고 이를 분산시킨다.

안영철 사장은 “기존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지APC에서 곧바로 소비지 유통채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도매 전담 대표 채널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까지 전체 농산물 유통의 50%를 담당하는 게 목표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시작으로 밀양(영남권), 장성(호남권), 강원, 제주에도 거점 물류센터를 건립, 전국단위 공급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량~소포장 상품, 뭐든 가능하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상품화 기능이다. 기존 물류센터의 기본 사항인 경유센터(TC), 분배센터(DC) 기능은 물론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가공센터(PC) 기능까지 갖춰져 있다. 1만3300㎡(4000평)의 소포장 시설, 4600㎡(1400평)의 전처리 시설은 국내 최대 규모다. 연간 생산량도 소포장 1만8000팩, 전처리상품 약 6000톤에 달한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소포장 상품도 가능하다. 안 사장은 소비처에서 요구하는 전처리 상품은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수요처에서 원하는 상품을 100% 공급할 수 있습니다. 군납에서 사용하는 국거리 무, 급식에 사용되는 전처리 양파는 물론 편의점에서 요구하는 딸기 2알짜리 상품 등 소매업체가 원하는 모든 스펙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는 대형유통업체는 물론 중소형 슈퍼마켓, 외식업체에서 상품공급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덧붙인다. 현재 홈플러스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활용하기로 했으며 롯데마트는 검토 중인 상태다.

“일부에서는 산지APC와 경합할까 우려하는데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연합사업단과 같은 규모화된 조직, 스펙이 정해진 상품들을 취급합니다. 산지APC와 겹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APC가 소화하지 못하는 상품들을 다루게 됩니다.”

다수 거래처로 배송되던 물량이 안성농식품센터로 통합 입고되면 산지에서도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서로 윈윈 구도가 가능하다는 것.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 대한 산지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기 위해 4월 중 대대적인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물량 규모화 주력… 3년 내 흑자구조 달성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6월 21일 준공한 뒤 한 달간 시범 테스트를 거쳐 8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상품화설비는 6월부터 테스트에 들어간다. 안 사장은 시스템 안정 등 조기정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으면서 2015년까지 흑자구조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물량 규모화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 농협의 농산물 도매사업 특성상 매익률이 낮기 때문에 손익구조가 취약하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수수료는 농협계통 물류센터의 가장 낮은 수준인 4% 선. 때문에 사업물량을 키울 수밖에 없다. 농산물도매분사는 현재 1조원 수준의 도매사업 물량을 2020년까지 2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업인과 소비자의 직거래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거래방식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물류비, 마케팅비 등 제반비용이 발생해 유통단계를 거치는 것보다 유통비용이 많을 수 있습니다.

직거래가 반드시 효율로 연결되는 게 아니거든요. 이런 점에서 규모화된 산지조직-물류센터-소매매장의 유통구조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진정한 가치도 여기에 있습니다.”

* 안성농식품물류센터 개요

-위치 :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강덕리 57-1번지

-규모 : 부지 9만3227㎡(3만평), 건물 5만8140㎡(1만8000평) 지하 1층, 지상 3층

-사업비 : 총 1352억원

-주요시설 : 집배송장, 소포장실, 전처리장, 저장창고 등

-취급규모 : 2020년 2조원

-준공 : 2013년 6월





안영철 사장은>

1960년생. 농협 내 손꼽히는 농산물 유통 전문가다. 1986년부터 농협생활을 시작해 유통사업의 전략과 현장 경험을 두루 겪었다. 농협중앙회 사업장지원부 기획차장, 구리공판장, 농협유통 청과․양재점 부장, 축산경제기획실 경영관리팀장, 하나로마트분사 농산판매팀장, 도매사업부 기획전략팀장을 지냈다.
2008년에는 초기 도매사업단장을 맡아 농산물 도매조직 통합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립했으며 이후 가락공판장장을 지낼 때는 가락공판장의 시장점유비를 1.4%p 끌어올렸다. 현재 농협의 농산물 도매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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