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물류센터 연계전략-도매시장 활용안 집중 탐구

 

대부분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가 적자구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대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11월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 토론회에서 김대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국장은 “APC가 소비지 대형물류센터와 연계해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책토론회는 신성범 국회의원실과 농협APC운영협의회 주최, 농수축산신문 주관으로 진행됐다.

 
해법1 > APC 대형물류센터 연계해 기능 강화하라

“현재 APC 운영 고정비율이 6.78%에 달하고 있어 개소당 평균 6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려면 비용발생 요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마케팅 강화를 통한 다각적인 노력을 시도해야 합니다.”

김대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사무국장의 주장이다. 김 국장은 “산지의 인력과 시설 부족, 조직의 역량 부족 등으로 산지 상품화가 어렵다면 과감하게 상품화 기능을 도매물류센터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농협중앙회가 건립 중인 대형 물류센터를 염두에 둔 활용방안이다. 농협중앙회는 안성도매물류센터 등 전국 3개소에 대형 도매물류센터를 건립 중이다. 이 물류센터의 넓은 저장고와 소포장 및 전처리 작업시설, 전문인력 등을 활용해 비용 절감과 마케팅 강화를 동시 추구하라는 것이다.

반면 박병승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은 소규모 APC의 통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조합장은 “읍면 단위 소규모 APC가 많아짐에 따라 경쟁력 약화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소규모 APC의 경우 단순수탁 사업비중이 높아 실질적인 APC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소규모 APC 사업장을 통합하고 상호 역할을 분담, APC의 기능을 확대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해동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중장기적으로 APC는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전국적인 유통에 참여하는 APC와 로컬푸드 기능을 수행하는 APC로 기능과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적인 유통에 참여하는 APC의 경우 시군 단위 이상의 광역유통주체와 연계해 APC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형 수요처에 연중 다양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 시장교섭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로컬푸드형 APC는 전처리시설 등을 보완해 지역 내 중소 소매유통과 학교급식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차별화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서 과장은 이와 함께 “공동선별·계산을 산지유통의 주류로 정착시키기 위해 공동계산에 참여하는 농가에게만 산지 정책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2011년부터 시행 중인 시군 단위 산지유통종합통합조직을 통한 통합마케팅 추진상황을 점검, 그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부여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해법 2> 도매시장 거래방법 바꾸고 농협공판장 정보화하라

국승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APC운영 활성화를 위해선 도매시장에서의 수의매매 거래 정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경매 위주 거래가 APC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도매시장 내 농협 공판장의 역할이 발전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매시장 23개 공판장이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자거래를 통합거래로 확대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전국 도매시장 정보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우수 농산물의 공동 수집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제안이다. 농협 공판장은 산지 생산자 조직-APC-소매, 가공 등 소비지 시장과의 공급 사슬을 연계하는 것이 생명이다. 따라서 특정 단계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하더라도 공급 사슬 전체적으로는 부가가치가 커지므로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국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해법 3 > 감모율 최소화하고 저장수명 늘려야

양용준 상명대 교수는 지역 농산물의 제한에 따른 가동률 저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APC는 우선 대, 중, 소로 나눠 규모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농산물의 특성을 고려한 시설의 합리화를 추진하라는 것이다. 양 교수에 따르면, APC의 표준작업 모델을 기준으로 수확 후 처리 기술을 투입하면 감모율을 기존 30~40%에서 10~15%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APC에서 통합 처리하고 정확한 매뉴얼(처리방법 등)에 따라 실행할수록 수확 후 관리기술이 효과적으로 적용된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CA저장기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양 교수는 “마케팅 강화를 위해서는 고품질 농산물 취급이 필연적”이라며 “CA저장기술을 적용하면 농산물의 저장수명이 최대 1.5~2배 증대되고 이산화탄소 잔류효과로 유통 중 신선도가 유지된다”고 제안했다. CA 저장기술을 기존 저온창고와 보완적 관계로 적용해 장단기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발언 주요내용이다.

 

권승구 동국대 교수

“APC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품목별 생산자조직 및 APC 기능의 차별화와 다양화가 필요하다. 가령 협동조합 APC 마케팅 조직의 역할 분담과 기능을 조정해 생산관리, 물류관리, 마케팅 관리 식으로 역할 분담·연계를 강화해야 하고 마케팅 조직 운영의 독립적 기능을 추진해야 한다.”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

“도매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적응하고 여러 과제를 실행해야 한다. 선진국처럼 협동조합이 생산관리를, 마케팅 주체는 판매와 출하관리에 힘쓰고, APC는 상품화-수확 후 관리-물류관리를 해야 한다.”

 

김병삼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안전성과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콜드체인 인프라 구축과 수확후 처리제 사용에 대한 발전적 검토가 필요하다.”

 

박병승 대관령원예농협 조합장

“규모화, 시설보완, 물류표준화 그리고 매취사업에 대한 손실보전이 핵심 과제다.”

 

권만회 농협중앙회 회원경제지원부 부장

“산지 APC 활성화를 위해 시설 현대화와 수확 후 관리기술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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