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은 국내1호 마이스터 채소소믈리에

국내 1호 마이스터 채소소믈리에로 불리는 김영은 씨는 아직 국내에 마이스터 과정이 도입되지 않은 자격증 취득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열성파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마이스터 채소소믈리에는 일명, 채소와 과일의 맛을 전달하는 스페셜리스트로 최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김 소믈리에의 다음 목표는 바로 ‘음식해설가’이다. 리포터로 활동하던 방송경력을 활용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올바른 먹을거리를 전달하고 싶어서이다.

 

 

방송인 혹은 쇼핑 호스트

2003년부터 2008년 일본 유학길에 오르기 전까지 그녀의 직업은 방송인이었다. 주로 지역을 탐방하며 산지의 정보를 알리는 리포터 역할을 많이 수행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의 마지막은 꼭 해보고 싶던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싶어 결국 하던 일을 모두 정리하고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지쳐있던 상태였어요. 모든 것을 훌훌 털고 30대를 맞이하고 싶은 기분이 컸던 듯싶어요. 언어를 배우자는 마음에 1년간 머무를 수 있는 여행용 비자를 받아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갔지요.”

1년의 시간이 끝나갈 무렵, 쉬고 싶던 방송일을 다시 하고 싶게 만든 계기는 우연히 보게 된 TV프로그램에서 ‘채소소믈리에’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채소소믈리에로 한 발 내딛다

“방송을 통해 채소소믈리에가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식용법을 설명하는데 정보가 실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밌었어요. 마치 야구해설가처럼 정확하게 핵심을 짚어 설명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죠. 방송을 하던 경력을 더 의미있게 실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생겼고요.”

채소소믈리에로의 꿈은 비자만료로 인해 귀국길에 오르며 잠시 잊혀졌다. 하지만 귀국하고 얼마 후 버스 안에서 우연히 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의 간을 발견하고 다시금 배움의 열정이 커져만 갔다.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늘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 한국에서도 같은 교육을 수행하는 협회를 발견하고 바로 등록했죠. 약 2달 정도 소요되는 주니어 과정을 통해 먹을거리가 몸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 지를 배웠고 이를 통해 스스로의 식생활도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소믈리에의 사명을 찾다

배움의 욕심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약 85%의 합격률을 보이는 주니어 과정과는 달리 마이스터 단계의 합격률은 20~30%로 낮은 편. 협회가 설립된지 10주년을 맞은 일본에서도 주니어는 4만명 규모지만 마이스터는 고작 700명에 불과하고, 시니어는 단 70여명뿐이다.

“마이스터는 주니어 과정에서 배운 지식에 대한 정보를 보다 구체적으로 익혀, 대중에게 전달하는 능력을 키우고 조리법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밭에서부터 생산, 제조, 유통, 소비의 전과정에서 가교역할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배우죠. 이러한 장면들을 생산자와 소비자 양쪽에게 흥미를 줄 수 있도록 전달하고 음식을 통한 감동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 소믈리에의 사명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음식을 통한 감동의 선순환은 이렇다. 생산, 유통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부여’하고, 소비자에게는 ‘스스로 채소, 과일에 관한 즐거움을 발견하여 감동을 찾아갈 수 있도록 가치를 전달’하는 것.

좋은 상품을 사는 이들이 많아지면 그것을 만들고, 찾는 사람 또한 증가한다는 이치다.

 

익혀진 맛은 몸이 기억한다

김 소믈리에는 무엇보다 “알고 먹을 것”을 강조한다. 일본 급식문화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일본에서는 급식재료로 그 지역 산지의 가장 좋은 농산물을 제공합니다. 어려서부터 올바르게 자라난 농산물을 맛을 통해 몸이 기억하게 하는 거죠.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은 훗날 본인의 아이들에게도 이를 가르치고 소중함을 전달하게 됩니다.”

알고 먹게 되면 몸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온다고 김 소믈리에는 주장한다.

“흠집 난 사과는 더 달아요. 유통업체 구매자나 소비자들도 알고 있겠지만, 마트에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찾기 힘들죠. 안팔리면 사장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특히 채소나 과일편식이 심합니다. 상품별 특징과 영양에 대한 올바를 정보를 전달해 다양한 맛을 찾아주고 싶어요. 상품가치에 대한 기준도 바뀌어야 합니다.”

과일 수입이 많은 일본의 한 유통업체에는 진열되어 있는 사과종류만 10가지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다양한 맛을 제공하고 있다.

김 소믈리에는 채소와 과일을 비롯해 모든 음식에의 올바른 식용법을 전달하고 싶어 식육자격증도 땄다. 곧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할 계획이다.

“1차로 정보를 주고, 느끼게 한 다음에는, 2차로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 지를 보여주면서 맛에 대한 감각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전달해갈 계획입니다. 왜 좋은지에 대한 이해를 마치면 스스로 좋은 것을 찾게 되거든요.”

1980년생. 현재 KBS의 ‘쾌지나 충청’ 프로그램의 MC와 인포머셜(Informercial) 홈쇼핑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채소소믈리에가 뭐에요?

일종의 채소와 과일의 맛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전문가를 뜻한다. 일본에서는 채소소믈리에를 베지터블&후르츠마이스터(Vegetable&Fruit meister)로 명명하고 지난 2001년도부터 정식교육을 시작했다. ‘일상적으로 식(食)을 즐기는 사회’, ‘농업을 다음사회에 계승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설립된 이 교육과정은 총 3가지 코스로 올바른 정보습득은 물론 채소와 과일에 흥미를 가지고 매일매일 생활화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소믈리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3단계로 이루어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채소, 과일의 가치를 스스로 알고 즐기는 것이 가능한 주니어마이스터(junior meister)코스가 1단계. 김은경 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장, 배우 윤손하, 서영희 등이 이 단계를 수료했다. 2단계는 주변에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하는 마이스터(meister)코스다. 김 소믈리에는 이 코스 수료를 위해 일본에서 자격증을 취득했다. 마이스터 채소소믈리에로는 국내1호인 셈. 마지막 3단계는 시니어마이스터(senior meister)코스로 주로 교직, 기업 활동 등 사회에서 활약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1단계 과정 수료만이 가능한 상태. 국내환경에 걸맞도록 시스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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