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거나 저렴하거나 오래 쓸 수 있거나”

올해 일본에서는 ‘차갑고 저렴하며 오래 쓸 수 있는 상품’이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트렌디’는 12월호에 2010년 히트상품 30을 선정하면서 올해 히트상품을 지배한 요인으로 차가움, 오래 쓰기, 낮은 가격을 꼽았다.

일단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상품이 잘 팔렸다. 올해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먹은 아이스크림은 아카기유업의 ‘가리가리군’이다. ‘가리가리군’은 갈은 얼음을 먹는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7월 매출은 지난해보다 165% 늘어났으며 8월에는 이례적으로 품절 사죄광고가 인터넷에 올라가기도 했다. 연간 매출은 1981년 발매 이후 처음으로 3억 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맥주도 차가운 스타일의 ‘슈퍼드라이 엑스트라 콜드’로 올 한 해 재미를 봤다. ‘엑스트라 콜드’는 -2℃로 마시는 형태다. 여름철 도쿄 긴자의 ‘엑스트라콜드 바’에는 매일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히트상품의 두 번째 키워드는 오래 쓸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늘려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포인트다. 올해 제과업체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건 맛이 오래 지속되는 껌이다. 캐드바리 재팬은 신상품 ‘스토라이드’는 연간 판매목표인 1500만개를 2개월 만에 달성했으며 롯데의 ‘핏츠 링크(Fit's Link)’는 출시 6개월 만에 1600만개가 팔렸다.

올 히트상품의 마지막 키워드는 낮은 가격. 지난해부터 규동(덮밥) 업계에서 가격 전쟁이 불붙으면서 300엔 이하 상품이 쏟아졌다. 2009년 12월 마쯔야가 320엔으로 가격을 낮추자 스키야가 280엔으로 대항했다. 여기에 가격을 내리지 않던 요시노야가 280엔짜리 고기나베덮밥을 내놓았으며 최근에는 280엔짜리 김치국밥을 추가했다. 300엔짜리 상품은 규동 뿐만 아니라 이자카야 업계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이외 설명이 필요 없는 브랜드 파워도 여전했다. 불황일수록 구매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상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야마자키제빵은 규동체인인 요시노야와 공동으로 ‘요시노야 고기만두’를 개발했다. ‘요시노야 고기만두’는 더위가 가시지 않은 9월부터 선보였는데도 한 달간 521만 개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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