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식품업체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독보적인 1위는 CJ제일제당이다. 2019년 1분기 즉석조리식품 전체 판매액 중 CJ제일제당이 차지한 비중은 52%에 달한다. 업계 2위인 오뚜기는 1위와의 격차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 사이 냉동 HMR 시장에서는 풀무원이 약진하고 있다.

 

 

 

HMR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식품업체 간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식품업계가 고급화 전략으로 HMR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음식료품 시장은 1인당 GDP에 따라 태동기·성장기·성숙기·완숙기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1인당 GDP가 3만달러에 도달하면 음식료품은 더 이상 외형 성장이 나타나지 않는 완숙기 시장에 진입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서며 완숙기 시장에 진입했다. 완숙기 시장에서는 음식료품의 소비량이 정체하는 반면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식품 업계 HMR 제품의 고급화가 빨라지는 이유다.

 

최근 국내 식품업체는 시장 선점을 위해 HMR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HMR 전용 공장/설비 투자, R&D 투자 등을 통해 HMR 관련 첨단 과학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HMR은 성장성이 높지만 투자·광고·마케팅 비용이 많이 집행되고 있어 향후 2~3년간은 이익은 나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는 “투자가 완료되고 품목별 과점(Oligopoly)을 형성해야만 이익을 낼 수 있는데, 현재 HMR 시장은 과점 시장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HMR도 상위 3~4개 기업만 이익을 내는 과점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드시너지팀 강화로 소비자 기준 충족

CJ제일제당은 HMR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5년부터 출시한 CJ제일제당의 햇반, 비비고, 고메의 제품은 2020년 2월 기 준 100여개 정도다. 2015년 당시 매출은 크지 않은 330억원이었지만 2018년에는 HMR매출이 35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에는 트렌드 기반 신 제품 출시, 밀키트인 ‘쿡깃(Cookit)’, fsesh HMR, 케어푸드 등 HMR 카테고리의 질적 진화로 2018년 대비 35% 성장했다. CJ제일 제당의 2020년 목표는 국내외 포함 HMR 매출 3조6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최근 다양화되고 높아진 소비자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셰프들의 레시피 노하우를 가공식품에 접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푸드시너지팀을 신설해 기존에 브랜드마케팅 조직에서 전담했던 상품 기획·개발 등을 셰프들이 함께 협업할 수 있도록 했다.

 

푸드시너지팀은 연구소와 협업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조직으로, 처음에는 셰프 2명을 채용했지만 지금은 특급호텔 경력을 가진 셰프 12명으로 구성원을 늘렸다. 푸드시너지팀 셰프들은 과거 주로 CJ푸드빌 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만드는 샐러드 드레싱 등의 맛 평가만을 담당했지만, HMR 상 품 다양화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지금은 상품 기획부터 레시피 개발까지 제품 생산 과정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밀키트로 HMR시장 선도

 

 

CJ제일제당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대표 HMR 브랜드인 햇반, 비비고, 고메를 키우는 데 집중하면서, 프리미엄 라인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햇반은 건강을 위해 잡곡밥을 지어먹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잡곡밥 카테고리를 키운다. 2019년 햇반의 총 누적 매출은 3조원, 누적 판매량은 30억개를 돌파했다.

 

2019년 급성장한 죽시장은 2020년에도 어김없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다양한 ‘비비고 죽’ 신제품을 출시하며 상품죽 시장 성장을 주도적으로 견인한 다는 방침이다.

 

고메는 전문점 수준의 맛 품질을 갖춘 ‘냉동 프라잉류’ 제품을 지속 개발해 스낵 제품도 외식의 내식화를 이끌 계획 이다. 2019년 세계 만두 시장에서 8680억원 매출을 달성한 ‘비비고 만두’를 명실상부한 대표 K푸드 제품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더불어 2020년에도 지속적인 R&D 투자와 대륙별 생산거점간 사업 시너지, 철저한 현지화 전 략을 통해 글로벌 만두 사업 확대에 힘쓸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2020년에 특히 전문 쉐프의 요리키트라는 콘셉트로 개발된 밀키트 브랜 드 ‘쿡킷’을 대표 HMR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2019년 4월 출시 당시 15종의 메뉴가 출시됐고, 2020년에는 200여종의 메뉴를 계획하고 있다.

 

‘쿡킷’은 3년 내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천동 우, 신태섭 셰프가 참여해 다양한 메뉴 등을 선보인다. 쿵팟퐁커리, 감바스알아히요, 밀푀 유나베 등 이국 메뉴들로,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쿡킷’의 재료 선별은 CJ프레시웨이가 책임지고 있다. 25명의 CJ프레시웨이 MD가 직접 발로 뛰며 소싱한 산지의 제철재료로 만들어진다. 밀키트는 가공과정이 없어 원물이 다치기 쉽고, 유통기한 역시 짧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원료부터 제품 출고까지 전 단계를 6개의 깐깐한 체크리스트로 평가한다. 모든 채소를 3번 세척하고 저온으로 유지하며, 재료별 특성에 맞는 포장재를 적용 해 신선함을 높였다. 재료 선별 외 쿡킷의 레시피 개발은 CJ제일제당, 새벽 배송은 CJ대한통운이 맡고 있다.

 

 

 

R&D 혁신으로 이룬 ‘냉동 HMR 강자’

‘얄피만두 (얇은피 꽉찬속 만두)’ 성공으로 풀무원이 냉동 HMR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풀무원은 0.7mm 초슬림 만두피가 특징인 ‘얄피만두’ 출시 이후 냉동밥과 냉동피자 시장에도 잇따라 진출했다. 계란코팅 ‘황금밥알 볶음밥’, ‘노엣지·크러스트 피자’ 같은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모두 냉동식품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카테고리다.

 

마침내 풀무원은 국내 냉동HMR 시장점유율 5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2019년 10월 누적 매출이 2018년 대비 35.6% 성장했으며, 2019 년 매출액은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풀무원의 국내 냉동HMR 시장점유율은 수년간 6~7%대 에 머물러 있었으나 2019년 3월 말 ‘얄피만두’를 출시하면서 4월 냉동HMR 시장점유율이 9.1%로 올랐고 황금밥알 볶음밥 출시 후 2019년 9월에는 11.2%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0%에 불과하던 풀무원의 만두시장 점유율은 2019년 9월 월간 기준 20.8%까지 증가했다.

 

 

 

 

2020년 전망도 밝다. 2019년 12월에 판매를 개시한 프리미엄 냉동피자 ‘노엣지·크러스트 피자 5종’은 생산 즉시 전 물량이 판매되면서 일부 대형마트에선 오후 4시면 풀무원 ‘노엣 지·크러스트 피자’가 모두 품절될 정도로 인기다.

 

신선식품 리더인 풀무원이 올해 냉동HMR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경에는 R&D 혁신이 있다. 얇은피 꽉찬속 만두, 황금밥알 볶음밥, 노엣지·크러스트 피자 모두 연구개발 기간이 약 2년씩 걸렸다. 제품 콘셉트 기획 단계부터 해외시장 조사, 설비 도입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경쟁사와 확실한 차별 포인트를 만들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노엣지· 크러스트 피자’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과 이탈 리아 등지에서 설비를 수입해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아직까지는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이 1%대 미만이지만 출시 한 달도 안 돼 물량 공급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히트 제품인 ‘얇은피만두’보다 초반 판매 수량이 많다는 것이 풀무원 측의 설명이다.

 

 

 

적극적인 메뉴 개발과 투자 단행

오뚜기는 1981년 ‘3분카레’를 출시했다. 끓는 물에 3분이면 요리가 완성되는 이 제품은 1세 대 HMR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1세대 HMR로 불리는 카레·짜장류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오뚜기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즉석밥·피자·볶음밥 등 HMR 메뉴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9년 5월엔 HMR계의 블루오션이라 불리는 수산물 HMR 제품인 ‘렌지에 돌려먹는 생선구이’ 3종을 선보였다. 수산물 HMR은 초기 단계로 아직까지 뚜렷한 강자가 없어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제품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수산물 HMR 시장은 2018년 339억원 정도로, 2016년 대비 54% 성장했다.

 

CJ제일제당, 풀무원과 더불어 오뚜기 역시 수 요가 급증한 HMR 시장을 잡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9년 오뚜기는 HMR 분야 제 품군 생산 시설 확장을 위해 약 610억원 규모 의 투자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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