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HMR 매출의 최다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마트업계는 각각 차별화된 PB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백화점은 HMR 팝업 매장과 맛집 콜라보 제품으로 집객을 유도하고 있다. 냉동 HMR 매출 신장세에 힘입은 편의점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고단가 HMR 판매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HMR 시장 선점을 위해 유통업계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HMR 시장 선점을 위해 유통업계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탕·찌개류 등 HMR이 가장 많이 팔리는 유통채널은 대형마트다. 2018년 즉석조리 식품 매출의 유통 채널별 비중은 대형마트 (35%), 편의점(21%), 체인슈퍼(18%), 일반 식품점(7%) 순이다. 반면 백화점의 비중은 1%로 미미하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접근성이 좋고 HMR 제품 종류가 다양한 반면, 백화 점은 장을 보는 목적보다 선물용 소비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가하는 HMR 수요에 발맞춰 대형마트 3사는 경쟁력 있는 PB를 개발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마트가 2013년 론칭한 ‘PEACOCK’는 국·탕·찌개류로 시작해 제 수용 떡과 전으로 라인업을 강화했다. 롯데마트는 2019년 ‘요리하다’의 하위 브랜드로 즉석반찬 브랜드 ‘요리찬’을 론칭했다. ‘홈플러스 시그니처’는 냉동 볶음밥류와 양념 육 류가 히트를 쳤다. HMR시장에서 편의점 업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3년 연속 성장했다. HMR의 편 의점 매출 비중은 2016년 19%에서 2018년 21%로 소폭 증가했다.
 
 

대 형 마 트

PEACOCK
연매출 500억원 목표 이마트의 ‘피코크’는 지난해 6월 밀키트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의 국·탕·찌개류 제품과 차별화한 손님 접대용 콘셉트의 HMR 제품 6종을 출시했다.
 
제품명은 ‘레드와인소스 스테이크’, ‘감바스 알 아히요’ 등이며 제품 가격은 1만원대 초중반이다.
 
메인 타깃은 외식 경험이 풍부한 30~40대 맞벌이 부부다. 이마트는 피코크 밀키트 기획에 10개월을 들였다.
 
‘레드와인소스 스테이크’는 초이스 등급의 냉장 채끝살에 아스파라거스,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등 9가지 가니시를 곁들였다. ‘피코크 쉬림프 로제 파스타’ 역시 기성 로제소스를 동봉하는 대신, 토마토 소스와 크림 소스를 따로 동봉해 맛을 고급화했다. 피코크 제수음식도 매출이 신장세다.
 
 
출시 5년만에 매출이 13배 신장한 PEACOCK 제수식품.
출시 5년만에 매출이 13배 신장한 PEACOCK 제수식품.

이마트는 2014년 피코크 브랜드로 동태전, 고기완자전 등 총 6종의 명절 타깃 제품을 출시했다. 초기 이 제품들의 총 매출은 1억원에 그쳤으나, 2019년에는 제품 수도 50종으로 늘었고, 총 매출도 13억원으로 증가했다.  

 
곽정우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피코크는 2013년 출시 이후 2018년까지 누적 매출 9100억원을 달성했다”며 “2024년까지 ‘피코크’ 제품의 목표 연매출은 500억원”이라고 말했다.
 
 
요리찬  반찬 패키지 다양화
롯데마트는 PB ‘요리하다’의 하위 브랜드로 즉석반찬 전문 PB ‘요리찬’을 지난해 6월 론칭했다. 당시 출시한 제품은 메추리알 장조림, 진미채볶음, 검은콩조림 등 밑반찬 총 8종으로, 모두 소포장(70~170g) 제품이며 가격도 전제품 2980원으로 동일했다.
 
반응이 좋자 롯데마트는 명이나물, 반숙계란장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일부 제품은 중량도 350g으로 늘렸다. 기존 소포장 제품들은 파우치 패키지인 반면, 300g 이상의 제품들은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반찬통으로 바꿨다.
 
권현희 롯데마트 반찬·소스팀 MD는 “반찬류는 여전히 위생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많아 HACCP 업체를 엄선해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시그니처    
냉동 볶음밥 강세 홈플러스는 지난해 ‘홈플러스 시그니처’ 브랜드를 론칭하며 HMR 고급화의 닻을 올렸다.
 
시그니처 HMR 카테고리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은 냉동 볶음밥이다. 새우볶음밥, 낙지볶음밥, 소불고기볶음밥 등 기본 3종과 불곱창깍두기볶음밥을 출시했다. 시그니처 볶음밥 제품은 출시 한달 만에 홈플러스 냉동밥 카테고리 총 매출의 4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인기를 보였다.
 
특히 중저가 냉동볶음밥류에 비해 2배 큰 새우 원물을 사용한 ‘새우볶음밥’은 홈플러스 냉동밥류 중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시그니처 볶음밥이 히트를 치자 홈플러스는 곤드레버섯나물밥, 날치알밥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백 화 점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2017년 프리미엄 HMR 콘셉트로 ‘원테이블’을 론칭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다른 유통채널의 HMR PB에 비해 식재료, 레시피, 맛을 고급화한 게 이 제품의 콘셉트다. 현재 ‘원테이블’로 판매중인 제품은 볶음밥류, 반찬류, 찌개류, 간식류 등을 통틀어 총 34가 지다. 
 
매출 상위 5위 제품은 ‘화식한우 사골곰국’, ‘명인명촌 화식한우 소불고기’, ‘한우 쇠고기 미역국’, ‘봉우리 떡갈비’, ‘제주흑돼지 갈비만두’다.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잘 팔 리는 제품은 국·탕·찌개류와 볶음밥류다. 재 작년 에어프라이어의 유행을 계기로 존쿡 델리미트 핫도그, 피자 등을 출시했는데 역시 인 기다. ‘디아볼라 피자’와 ‘마르게리타 피자’도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현대백화점 ‘원테이블’ HMR 제품들.
현대백화점 ‘원테이블’ HMR 제품들.

‘원테이블’의 구매층은 40~50대 여성이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의 온라인 식품전문몰인 ‘현대e-supermarket’를 통해 30~40대 여성들의 유입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신제품 출시 주기는 평균 6개월이다. 상품 기획 및 검증 단계에서 여러 차례 시제품을 테스트한다. 협력업체는 HACCP 인증 업체 중에서 선택하며, 현대백화점 자체 기준에 따라 추가로 위생 점검을 실시한다. 제품 가격은 대형마트 PB에 비해 높은 편이다. ‘화식한우 불고기(300g)’가 1만7000원, ‘봉우리 떡갈비(240g)’가 8200원이다. 

 
김상동 현대백화점 식품팀 MD는 “백화점 메인 고객들을 상대로, 저렴한 가격보다는 ‘업셀링(up-selling) 포인트’를 가져가는 게 목표”라며 “현대백화점 식품관에 판매하는 식재료로 생산한다는 점에서 일반 HMR과는 차별화된다. 가장 많이 팔리는 매장은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2월 초 맛집과 HMR을 혼합한 ‘그로서란트(grocerant)’ 팝업매장을 잠실점에서 시범 운영했다. 서울 압구정동의 한우식당 ‘우가’와 협업해 운영한 이 매장에서는 안성한우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직접 원하는 부위를 고르면 즉석에서 도시락으로만 들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매장에서는 한우 외에도 숙성 삼겹살, 이베리코 목살, 삼겹살 초밥 등 다양한 육류 HMR 도시락 메뉴를 선보였다. 
 
 

편 의 점

GS25 
 
 
GS25가 출시한 냉동 HMR.
GS25가 출시한 냉동 HMR.

GS25는 신장세가 가파른 냉동 HMR 제품 개 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GS25의 HMR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6% 신장했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8시부터 오전 2시까지의 매출 비중이 56%에 달했다. 주로 직장인들이 야근 후 간단히 때울 끼니류나 안주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냉동 HMR 소비가 늘자 GS25는 지난해 ‘찹쌀 탕수육’, ‘칠리새우’, ‘크림새우’ 총 3종을 출시했 다. 또 신세계푸드와 협업해 ‘올반 한잔할래 동파육’ 제품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신세계푸드와 GS리테일이 공동 개발하고, 전국 GS25 편의점 매장에서 판매했다. 황민 GS리테일 냉동간편식품 MD는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부합하는 냉동 HMR 신제품들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CU 
CU는 맛집과 콜라보한 HMR로 차별화하고 있다. 업력 45년의 식당 ‘양평서울해장국’과 협 업해 ‘양평서울 해장국’ 시리즈를 개발, 1월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해장국’, ‘장터국밥’, ‘닭개장’ 총 3종이다. 가격은 각 6000원으로, 편 의점 HMR 제품 중에서는 비싼 편이다. 그러나 국산 선지와 재래 된장, 시래기로 만들어 품질에는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이 제품 출시를 위해 CU는 80가지 버전의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했다. CU가 국밥류 신제품을 출시한 배경에는 역시 지속적인 매출 신장이 작용했다. 2019년 CU의 덮밥·국밥류 매출은 전년대비 29% 신장했 다. 김은경 BGF리테일 가정식품팀 MD는 “HMR 의 종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전국의 다양한 맛집과 연계한 HMR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MINI INTERVIEW

 

세븐일레븐 HMR 브랜드 ‘소반’, 베스트셀러는 스팸김치덮밥
임이선 세븐일레븐 신선식품팀 CMD 
 

“세븐일레븐은 2012년 브랜드 ‘소반’을 론 했습니다. 처음에는 식사류로 시작했지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반찬, 안주류 제품도 속속 출시 했습니다. 현재 총 31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5가지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스팸김치덮밥’, ‘버터장조림덮밥’, ‘육개장국밥’, ‘크림치킨커리덮밥’, ‘송탄영빈루짬뽕’입니다. ‘소반’의 신제품 출시 주기는 2~3개월이고, 평균 가격은 4000원 내외입니다. 주요 구매층은 30~40대 소비자입니다. 특히 오피스 상권의 매출 비중이 높습니다. 편의점 구매자 전체를 놓고 보면 남성의 비중이 더 높지만, ‘소반’ 등 프리미엄 HMR 제품을 통해 여성 집객 수를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버터장조림덮밥’과 샐러드 제품이 대표적인 여성 타깃 제품입니다. 우수 업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그중 한가지는 ‘매콤곤드레덮밥’을 개발할 때의 일인데, 업체 미팅을 위해 눈 오는 날 강원도 인제의 산골짜기까지 차를 타고 가다 눈길에서 미끄러져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제대로 된’ 곤드레덮밥을 만들려고 욕심을 내다가 겪은 에피소 드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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