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마스크 열풍은 처음 겪는다. 처음 겪는 일이 하나둘은 아니지만 마스크야말로 뜻밖이다. 지난 주 집안 어르신이 작고해 벽제에 다녀왔다. 갈 때마다 낯설고 서늘했는데 이번은 특히 더했다. 마스크.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과 희고 검은 마스크들의 행진이 유난히 생경했다.

 

그러고 보니 마스크는 왜 하얗고 까말까, 궁금했다. 온갖 것을 다 알려준다는 네이버도 답이 없다. 대신 마스크, MASK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눈에 띄었다. 알다시피 마스크는 영어식 외래어다. 우리말에서 가장 가까운 용어는 탈과 가면이다.

 

마스크의 세 가지 뜻. 1. [같은 말] 탈(1. 얼굴을 감추거나 달리 꾸미기 위하여 나무, 종이, 흙 따위로 만들어 얼굴 에 쓰는 물건). 2. 병균이나 먼지 따위를 막기 위하여 입과 코를 가리는 물건. 3. 얼굴 생김새.

Mask의 영단어 뜻. 1. (얼굴을 가리는 것) (face) mask; (펜싱·야구 등에서 쓰는) face guard 2. (용모) looks, features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은데 어원을 찾아가 보니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속속 나타났다. 마스크와 같은 발음의 Masque는 가면을 쓴 사람들이 모여 춤추고 연기하는 유희를 뜻한다. 사람(person)의 어원은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인데 페르소나의 어원이 배우가 쓰는 가면이라고 한다. 그래서 페르소나와 마스크는 같은 의미로 쓰인다.

 

 

가면이나 탈, 복면은 자신을 가리거나 숨기기 위해 쓰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인가를 과감히 표현하고 나타내기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숨기는 것이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마스크를 소재로 하거나 주제로 한 영화나 예술작품이 유독 많았던 것도 그 때문이리라.

 

아, 그리운 타이거마스크… 타이거마스크가 나타나 신천지와 코로나와 그 밖의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든 바이러스를 싹 물리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이러스가 알려주는 인간의 나약함을 목격하면서 그런 동심을 갖지 않는 어른이 몇이나 될까. ‘듣보잡’ 2월을 보내며 동심의 기도를 한다.

 

마스크는 왜 검고 희기만 할까, 궁금했는데 파란색, 오렌지색은 물론이고 각종 기능성을 갖춘 마스크 브랜드들이 많이 나와 있다고 후배가 알려주었다. 세상에… 그들은 다 계획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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