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1층에 전문 식품관 도입한 배경

 

백화점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매장 1층에 명품관 대신 식품관이 들어섰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지난 1월 10일 리빙관 1층에 식품 전문관을 선보였다. 백화점 1층에 식품관을 선보인 것은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다.
 
신세계백화점 식품관은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위해 '벌크 포장'을 활용했다.
신세계백화점 식품관은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위해 '벌크 포장'을 활용했다.

 

개점 10년만에 전매장을 리뉴얼 중인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총 2개 층으로 구성된 4628㎡(약 1400평) 규모의 식품 전문관을 오픈했다. 패션잡화를 판매하던 리빙관 1층 매장을 푸드마켓(식품관)으로 꾸몄으며 기존 식품관이던 지하 1층은 고메스트리트(푸드코트)로 전환했다. 
 
생활·식품 장르 시너지 UP
 
백화점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1층에 식품관을 선보이는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신세계가 이처럼 과감한 전략을 택한 이유는 생활 전문관이라는 영등포점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그동안 영등포점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생활 장르와 식품 장르를 함께 구매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다. 
 
신세계는 점포 내 매출 시너지와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고려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을 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식품’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최근 가구당 소비지출이 가장 많은 분야가 ‘외식비’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19년 11월에 발행한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39세 이하(세대주 기준)의 경우 외식비를 포함한 음식·숙박비(월평균 39만6583원)의 비중이 전체의 16.4%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0년 (30만1217원) 12.9%보다 3.5% 높아진 수치다. 
 
실제로 영등포점은 식품관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리뉴얼 전 대비 매출이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1층을 식품관으로 새로 단장한 후 영등포점 식품 매출(10~16일, 주말 포함)이 전년 동기대비 11.1%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선식품부터 간편식까지 총망라 
 
이번에 오픈한 리빙관 1층 ‘푸드마켓’은 과일, 채소, 수산, 정육, 그로서리는 물론 기존에 없던 베이커리와 카페까지 총망라했다. 1층은 고객이 처음 들어섰을 때 눈이 즐겁고 화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풍성한 진열에 신경을 썼다. 
 
기존 식품 매장의 패킹 상품 진열이 아닌 알록달록한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쌓아두는 ‘벌크 진열’을 통해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해외 유명 시장 같은 역동성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입점 브랜드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매장을 고급화하며 다양한 취향을 가진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수산 코너에서는 제주의 대표 해산물로 회·초밥을 만들어 판매하고 제주, 부산, 대천, 주문진항에서 새벽 경매를 마친 중매인이 직접 보내는 신선한 수산물을 판매한다. 
 
정육 코너에서는 지정 목장 한우, 무항생제 돈육 등 친환경 축산물 비중을 높였고 당일 들어온 과일로 만든 조각과일·과일주스·과일 아이스크림를 만들어주는 프리미엄 과일 코너도 처음 마련했다. 
 
양곡 코너에서는 쌀 전문가가 마치 소믈리에처럼 상담을 통해 고객의 입맛에 맞는 특별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신설된 가정간편식 코너에서는 에어프라이기에 최적화된 냉동 간편식과 TV 프로그램에 나온 유명 상품 등을 다양하게 판매한다. 
 
이외에도 지역 인기 빵집인 나블리베이커리와, 겐츠베이커리를 영등포점 오픈과 함께 처음 유치했으며, 다양한 종류의 국산·수입 차 편집숍, 수제 치즈 숍, 복고 컨셉트의 욕실용품으로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코너 등 알차면서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는 매장으로 가득하다.
 
맛집 골목 ‘고메 스트리트’ 
 
지하 1층으로 발길을 옮기면 3636m²(약 1100평) 규모의 맛집거리 ‘고메스트리트’가 펼쳐진다. 고메스트리트에는 2019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오장동함흥냉면’, 제주 흑돼지로 만든 프리미엄 돈가스 ‘제라진’, 유명호텔 출신 조승희 쉐프가 선보이는 ‘맛이차이나’ 등 대중적이면서도 검증된 맛집을 한곳에 모았다. 
 
달콤한 디저트로 채운 스위트 장르는 콩크림빵으로 유명한 광주 대표 빵집 ‘소맥베이커리’, 경리단길 티라미슈 맛집 ‘비스테카’, 강릉 중앙시장 명물 ‘육쪽마늘빵’ 등 전국의 유명 베이커리와 차별화된 브랜드가 다수 입점했다.
 
고객들의 간식 입맛을 돋울 델리 코너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재료를 반죽하고 빚어 쪄내는 ‘행복한 만두’, 즉석에서 바로 찐 각종 떡과 전통 다과를 선보이는 ‘진연 떡방’ 등이 있다. 일부 델리 브랜드와 건강식품, 와인숍은 1월 27일부터 준비해 오는 3월에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새로운 지역 고객유치 강화 
 
신세계백화점 측은 1층의 식품관 오픈이 최근 영등포점의 광역화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 10 월 영등포점 B관 전체를 리빙관으로 리뉴얼했다. 
 
그 후 리빙 전문관은 영등포점의 광역화를 이끌었다. 목동 중심의 양천구의 경우 리뉴얼 전 영등포점 전체 매출의 4위를 차지 했었지만, 리뉴얼 후에는 2위까지 올라섰다. 또 리뉴얼 전까지는 상권별 매출 순위 5위 안에 들지 못하던 경기도 광명시가 전년 대비 160% 매출 신장을 보이며 4위로 올라섰다. 
 
영등포점에서 20㎞ 이상 떨어진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매출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주력 상권이 아니었던 경기도 부천시도 가세해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장은 “앞으로 진행되는 리뉴얼에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상품을 통해 서남부상권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메스트리트에 입점한 '오 스시'.
고메스트리트에 입점한 '오 스시'.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