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육 단단해 ‘최상품질’로 유통”

대형마트의 ‘신품종 경쟁’이 뜨겁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품종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창현 롯데마트 MD, 윤완근 광석농협 유통센터장과 함께 충남 논산의 딸기 신품종 ‘킹스베리’ 재배 농가와 유통 현장을 찾았다. 
 
 
이창현 롯데마트 과일팀 MD(좌)와 윤완근 광석농협 유통센터장.
이창현 롯데마트 과일팀 MD(좌)와 윤완근 광석농협 유통센터장.

 

 
 
“충남 논산에서 딱 1개 농가가 재배하는 ‘비타베리’를 롯데마트가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어요.” 이창현 롯데마트 과일팀 MD는 충남 논산시 광석면에서 재배되는 ‘비타베리’를 2019년부터 발주하고 있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가 개발한 ‘비타베리’가 정식 품종으로 등록될 때까지 기다린 결과다. 이 품종은 개발 후 시험 재배되다가, 2019년 10월 국립 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됐다. 
 
‘설향’보다 단단해 유통에 유리 ‘비타베리’의 명칭은 비타민C 함유량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해 붙여진 이름이 다. 비타민C 함유량이 100g당 77.1㎎ 으로, 설향(57.8㎎)보다 높다. 
 
과실 평균 무게는 16g이다. ‘설향’보다 약간 큰 편이다. ‘비타베리’의 가장 큰 장점은 경도가 높다는 점이다. 경도가 낮으면 과육이 쉽게 물러져서 유통 중 로스율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딸기 생산량의 88%를 차지하는 ‘설향’이 대표적인 예다. ‘설향’은 뛰어난 당도와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2005년 개발된 이후 딸기시장을 제패 하고 있지만, 쉽게 물러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비타베리’는 과육이 단단하다. 그래서 충분히 잘 익은 상태에서 수확할 수 있다. 이창현 MD는 “‘설향’은 80~95% 익은 상태에서 유통하지만 ‘비타베리’는 거의 끝까지 익은 걸 유통한다. 숙기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며 “‘설향’은 수확 후 1~2일 지나면 흐물흐물해지는데 ‘비타베리’는 저온저장시 일주일 동안도 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산에서 재배된 '비타베리' 딸기.
논산에서 재배된 '비타베리' 딸기.

 

 
 
‘비타베리’의 판매 단가는 ‘설향’의 1.5배다. 생산성이 ‘설향’보다 낮기 때문에 단 가를 높여 보완할 수밖에 없다. 설향 은 소위 ‘다수성’인데, ‘비타베리’의 수확량은 ‘설향’의 70~90% 수준이다. 또한 ‘설향’은 꽃 핀 뒤 20일만에 수확하지만, ‘비타베리’는 30일이 걸린다. 5년 동안 딸기를 담당하고 있는 이창현 MD가 신품종 중 가장 전망이 밝다고 보는 건 ‘금실’과 ‘비타베리’다. ‘달걀만한 딸기’로 인기몰이 중인 ‘킹 스베리’는 유행이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
 
이 MD는 “킹스베리는 흰가루병에 너무 취약하고 기형과 발생률이 높으며 식감도 흐물거린다. 무엇보다도 개체 간 맛의 편차가 너무 커서 유통하기에 상당히 위험 부담이 큰 품종”이라고 말했다. 
 
광석농협, ‘비타베리’ 생산량 증대 계획 
 
현재 논산시 광석면에서 ‘비타베리’를 본격적으로 재배하는 농가는 이규진 씨 농가가 유일하다. 이 씨는 3년 전 딸기연구소로부터 모종을 구해 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연구소가 딸기 모종을 농가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전이었다. 딸기연구소는 2022년부터 이 모종을 전국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규진 씨는 “신품종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를 맛봤는데 ‘비타베리’가 제일 나았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택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 ‘비타베리’를 공급하는 광석농협은 앞으로 ‘비타베리’ 유통량 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광석농협딸기공선회 소속 농가가 95호인데, 이 씨 외에 다른 농가 1곳도 최근 ‘비타베리’ 재배를 시작했다. 
 
윤완근 유통센터장은 “광석면 내에서 ‘비타베리’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가 현재 약 10개동인데 앞으로 100개 동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조만간 마켓 컬리에도 입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타베리’도 유통시 주의점이 있다. 표피가 너무 얇다는 점이다. 윤완근 센터장은 “‘설향’은 손으로 만져도 잘 까지지 않는데, 비타베리는 잘못 닿으면 까진다”면서도 “그러나 ‘설향’과 달리 ‘비타베리’는 5월 말까지도 단단하게 유지된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담양 ‘죽향’ 농가 다수, ‘메리퀸’으로 전환 
 
또다른 딸기 주산지인 전남 담양군에서도 농가들의 품종 전환 현상이 일어 나고 있다. 특히 ‘죽향’ 재배 농가들이 ‘메리퀸’으로 품종을 바꾸고 있다.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농가에서 황을 피우는데, 성분이 독해서 비닐이 잘 삭기 때문에 자주 갈아줘야 하는 게 단점이다. 
 
통상 딸기 비닐하우스에서는 천장 비닐은 한번 갈면 3~5년 사용하는데 ‘죽향’ 농가들은 매년 바꾸다시피 한다. 경영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사과나 배는 점점 크기를 줄인 신품종이 개발되는 것과 달리, 딸기는 현 재 수준의 크기를 유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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