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경쟁력 있는 품종이 뜬다!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신품종이란, 맛있는 품종이다. 가격도 싸다면 금상첨화다. 반면 유통업계에서는 ‘적은 로스율’을 따진다. 손실이 적다는 건 유통 과정에서 폐기율이 낮다는 뜻이다. 수확 후 차량에 실려 전국 각지의 점포에 배달되기까지는 물론, 매장에 진열된 이후에도 잘 ‘버텨’줘야 한다. 
 
특히 신선도 유지가 관건인 과일은 일정 수준 이상의 경 도와 저장성이 필수다. 요즘 제철인 딸기를 예로 들면, 무조건 달기만 하다고 귀한 대접을 받는 건 아니다. 달고, 크고, 단단해야 한다. 쉽게 무르는 품종은 손실액 보전을 위해 높은 가격을 매기게 되고, 그러면 소비자들에게 ‘비싸다’며 외면당한다. 모양이나 크기가 신기해서 ‘반짝 스타’가 될 순 있어도, 이내 잊혀지기 십상이다. 
 
버섯과 감자 등 다른 품목들도 마찬가지다. 농식품부 주도의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에 따라 개발된 감자 신 품종 ‘탐나’는 한입 크기의 미니 감자로 시장성이 커 제주도 일대에서 대량 재배되고 있다. 이 품종의 종자는 중앙아시아로도 수출되고 있다. 
 
이런 소비 트렌드는 정부기관과 지자체의 농업 연구사 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과거에는 양이 많고 키우기 쉬운 품종을 개발하는 게 1차 목적였다면, 요즘은 달라졌다. 결국에는 유통의 성공이 신품종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신품종 묘목(모종)을 보급하기 전 미리 중도매인과 MD들을 불러 시장성을 테스트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생산자와 유통업계의 협업 덕분에, 최근 국내 대형마트 와 백화점에는 우수한 신품종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대표적인 히트 아이템으로 ‘샤인머스켓’ 포도와 ‘죽향’ 딸기가 있다. 특히 겨울철 대형마트 업계의 매출 1위 과일 로 등극한 딸기는 1년이 멀다 하고 신품종이 등장하고 있다. 
 
업체 간 신품종 소싱 경쟁도 치열하다. 이마트는 초대형 딸기인 ‘킹스베리’를 대대적으로 판매하 고 있다. 충남 논산이 주산지인 이 딸기는 크기가 달걀 만 해서 기존 ‘설향’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롯데마트는 비 타민C 함량이 많은 신품종 ‘비타베리’를 마트 3사 중 유 일하게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논산13호’라 불리던 이 품종을 눈여겨보다가, 국립종자원에 품종보 호출원이 되자마자 출하 계약의 쾌거를 이뤘다. 
 
달라진 소비 트렌드에 맞춰 진화한 농산물 신품종 R&D 동향과 유통 현장, 신품종 재배 농가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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