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 ‘니치’ 시장 공략해야

국내 식품시장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분야는 HMR이다. HMR 시장은 1인가구·맞벌이 가구 증가에 힘입어 연 평균 19%씩 성장하며 식품산업의 동력이 되고 있다. 세부 품목별로는 김치, 생수 시장의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국내 식품업계를 모니터링하는 김민동 닐슨코리아 부장을 만나 2020년 품목별 동향을 들었다. 
 
 
 
HMR
‘니치’ 시장 공략해야
 
최근 국내 식품시장의 발전을 추동하는 HMR은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인다. 여전히 큰 폭으로 성장하며 식품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과거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HMR 제품군 중 ‘주류’라고 할 수 있는 국·탕·찌개 제품이 이미 일정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해당 제품군에는 대기업부터 중소 기업까지 폭넓게 진출해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HMR 시장 성장세 둔화의 또다른 원인은 높은 단가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HMR제품을,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단 싸지만, 그래도 비싸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 시장에서도 ‘니치(nitch·틈새) 시장’ 은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김치찌 개나 된장찌개 등 일반적인 찌개류 HMR이 아니라, 추어탕·순대국 등 테마가 신선하고 마니아가 확실히 있는 HMR이라면 지금보다 더 성장 가능성이 있다. 
 
HMR 시장은 향후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점점 ‘밥을 사먹는 문화’로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처럼 ‘레토르트 식품은 몸에 안 좋다’는 인식도 희미해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인식하는 소비자들도 여전히 있지만, HMR 시장에 갑자기 타격을 줄 만큼 ‘트리거(trigger·방아쇠) 포인트’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석밥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의 ‘햇반컵반’ 을 필두로 한 ‘프리미엄 컵밥’ 제품류가 다양하게 출시됐으나, 즉석 맨밥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다. 소비자들은 ‘햇반’을 일상식으로 인식하는 반면, 컵밥류는 아직 대체식으로 인식하 고 있다. 
 
 
주류·생수
‘삼다수’, 1위 수성
 
 
최근 주류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하이트진로의 ‘테라’다. 수입·국산 맥주시장을 통틀어 ‘테라’의 점유율이 두자릿수를 돌파했다.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역시, 최근 출시된 뉴트로 제품 중에서 가장 히트한 제품이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의 여파로 당분간 국내에서 일본산 주류의 전망은 어둡다. 한·일 관계가 회복되더라도, 일본산 맥주에 대한 소비자 들의 부정적 인식이 전환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일본이 유화적 제스추어를 취하고 있지만, 일본산 주류의 소비 회복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생수 시장에서 점유율 TOP 3제품은 ‘삼다수’ 와 ‘백산수’, ‘아이시스’다. 광동제약의 ‘삼다수’는 최근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3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 8.0’ 외에도 ‘아이시스 지리산 산청수’를 판매하며 생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치
‘비비고’, ‘종가집’ 잡을까?
 
2019년은 ‘김치 전쟁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치 시장에서 늘 점유율 1위였던 대상(종가집)을, CJ제일제당(비비고 김치)이 ‘턱 밑’까지 추격했다. 특히 김장철 전인 8~9월 양사가 치열한 프로모션 경쟁을 펼쳤다. 막 판까지 겨룬 결과 대상이 40% 후반을 수성했고, CJ제일제당은 40% 초반까지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3위인 풀무원의 점유율은 2%대다.
 
 김치 시장의 경쟁이 이토록 치열해진 이유는, 제품력의 차이보다는 각 회사의 ‘푸시’ 영향이 크다. 시식, 가격 할인 등 인스토어(in-store) 행사가 잦았다. 올해 배추 작황이 안 좋았지만, 다행히 이로 인한 영향은 미미했다. 
 
국내 제조김치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2570 억원으로, 2년 전(2100억원)보다 20% 성장했다. 앞으로도 제조김치 시장은 맞벌이 가구 증가 추세에 따라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라면
관심 끄는 비유탕면, 점유율은 미미
 
2019년 농심의 ‘신라면 건면’이 출시되면서 비유탕면 시장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농심보다 앞서 건면을 출시한 풀무원(‘생면식감’)도 농심의 건면 출시를 크게 반겼다. 건면류 제품들은 ‘기름에 튀기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초기 시장 반응은 좋았지만, 추후 건면류 시장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후속 제품 들이 출시돼야 할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유탕 면과 비유탕면의 점유율은 93대7로, 아직까지는 유탕면 선호도가 압도적이다. 
 
2019년에도 전년도에 이어 다양한 시즌제품 이 출시됐다. 오뚜기는 2018년 ‘쇠고기 미역 라 면’ 출시에 이어 2019년 채소라면 ‘채황’을 출시했다. 
 
한편 국물(용기)라면과 컵라면의 점유율 은 61대 39이다. 10·20대 소비자들의 이용률 이 높은 편의점에서 컵라면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물 라면시장이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라면이 HMR 제품들과 경합한다고 보기도 힘들다. HMR 시장은 연 4조원 규모인 반면, 라면은 단일 품목으로 연간 2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라면은 식품시장을 투트랙으로 이끄는 전략 품 목으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과·빙과
대용량 아이스크림 선호도 증가
 
 
최근 다양한 초콜릿·제과류를 출시한 롯데제과의 성과가 좋아지고 있다. 롯데제과는 단종 된 ‘갸또’를 2019년 재출시하는 등 구색을 강 화하고 있다. 수입 초콜릿류 점유율 1위는 ‘페레로로쉐’로, 약 17%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2위는 ‘마 즈’, 3위는 ‘허쉬’다. 스낵류는 2019년 ‘마라탕’ 의 열풍으로 마라맛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아이스크림 시장은 2019년 고전했다. 여름 기온이 전년보다 낮았고 대체재인 음료류의 신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됐기 때문이다. 
 
커피·음료 외
숙취 해소제 소비 트렌드, 음료에서 ‘환’으로…
 
 
RTD 커피 시장이 성장하면서 믹스커피 시장은 계속 위축되고 있다. 고추장, 된장, 참기름, 올리브오일 등 장류와 오일류 제품의 수요도 전보다 줄고 있다. 그러나 장류를 포함한 소스류는 달라진 소비 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제품 구색을 다양화하 고 있다. 기존의 클래식 한 장류·오일류와 달 리 ‘계란간장밥용 간장’, ‘찌개용 된장’ 등 변형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숙취 해소제 시장에선 CJ헬스케어의 ‘컨디션’이 여전히 1위지만, 삼양사의 ‘상쾌환’이 ‘여명 808’을 제치고 2위로 등극했다. 환 타입의 ‘상 쾌환’이 젊은 애주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컨디션도 환 타입 제품을 출시했다. 브랜드 점 유율은 ‘컨디션’, ‘상쾌환’, ‘여명808’, ‘모닝케어’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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