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50억원의 고양 로컬푸드

2020년은 일산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을 시작한 지 7년이 되는 해다. 일산농협은 농산물 300가지 품목으로 연매출 151억원을 올리며, 로컬푸드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일산농협이 운영하는 직매장 3곳의 상품 구색을 살피고 성공 비결을 들었다.



일산농협은 현재 고양시내에 로컬푸드 직매 장 3곳을 운영 중이다. 1호점은 2014년 개장한 풍산점이다. 이듬해 일산농협 본점에 2호점(일산점)을 오픈했고, 2018년 3호점(장항점)을 열었다. 일산농협은 이러한 독립형 직매장 외에도 무인매장, 서울시내 하나로마트 숍인숍 매장 등 로컬푸드 매장(코너) 총 12곳을 운영 중이다. 이렇듯 여러 매장에 다양하고 신선한 로컬푸드를 운영해,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 분야에서 전국 1위 실적을 냈다. 

고양시내 농가 650호 참여 조합원 아니어도 출하 가능 

1호점인 풍산점은 일산동구 풍산동에 소재하고 있으며, 매장 면적은 525㎡(160평)이다. 일산점과 장항점 면적은 각 350㎡(106평), 751㎡(230평)이다. 장항점은 자유로와 인접한 외곽 지역에 조성해, 앞서 지은 2개 매장보다 규모가 크다. 반면 도심 접근성은 아파트 상권 을 낀 1, 2호점이 더 좋은 편이다. 3개 직매장에 로컬푸드를 출하하는 농가는 총 650호다. 

일산농협은 조합원이 아니어도 로컬푸드를 출하할 수 있게 했다. 상품 구색이 다양해야 집객 효과도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고양시내에서 농사짓는 농업인이어야 하고, 조합원에게는 우대 혜택을 준다. 로컬푸드 직매장 판매 수수료가 12%인데, 조합원에게는 3%를 환원해 준다.  


출하 품목은 대부분 신선 채소류다. 가장 많은 손님들이 방문하는 풍산점의 경우, 엽채 류·과채류가 총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주요 품목은 얼갈이, 열무, 토마토, 쌈채류다. 배추와 고추, 달래, 밀싹도 판매한다. 소포장 구매 트렌드를 반영해 1000원 미만의 절단 세척 무를 출하하는 농가도 있다. 겨울에는 딸기도 인기다. 진열 기간은 엽채류와 고추가 1일, 과채류가 2일, 고구마·감자·양파 등은 3일로 정해져 있다. 

쌀과 잡곡도 연중 판매한다. 고양시내 농가가 생산한 현미, 백미, 흑미, 찹쌀, 찰기장 등이 주요 품목이다. 일반 대형마트가 ‘철원오대쌀’, ‘여주임금님표쌀’ 등 주산지 브랜드 쌀 판매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이 매장들은 고양시 브 랜드인 ‘가와지쌀’을 집중 운영한다. ‘가와지’는 한반도 최초의 볍씨가 발견된 곳으로서, 고양 시 대화동 일대의 옛 지명이다. 

물론 브랜드쌀 외에 최신 품종 쌀도 판매하는데, 밥맛이 좋기로 소문난 ‘밀키퀸’ 쌀이 대표적이다. 정종모 일산점장은 “직매장 방문 손님들은 대부분 40대 이상 주부들”이라며 “매출은 연중 고른 편이며, 인근 일산시장 5일장이 서는 날에는 직매장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로컬푸드 반찬 인기
무인 매장 단골손님도 증가 

일부 출하 농가들은 연 1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일산점 등에 토마토와 대파, 상 추, 시금치, 달걀을 출하하는 복합농 전영안 씨가 그 예다. 정종모 점장은 “다양한 품목을 소량씩 재배하는 농업인과 귀농인, 후계 농업 인에게 로컬푸드 매장이 유용한 판로가 되고 있다”며 “로컬푸드 출하 신청부터 사전 검사, 현장 심사, 입점까지 약 일주일이 소요된다. 

고양시농업기술센터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협업해 잔류농약검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산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인기 품목 중 하나는 로컬푸드 반찬이다. 행정안전부 지정 마을기업인 ‘행복찬방’이 직접 고양시내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로 반찬을 만들어 판매한다. 밑 반찬부터 김치류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손두부가 인기다. 국산 콩 100%로 만든 즉석 두부인데, 연매출 3억원에 달한다. 풍산점에서만 매일 150개를 판매한다. 

축산물 코너도 인기다. 주변 상권이 1인 가구보다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2~4인 가구 중심이기 때문이다. 인근 파주연천축협의 소고기·돼지고기를 판매한다. 가장 인기있는 부위는 국거리 소고기와 삼겹살인데, 특수부위 수요도 꾸준하다. 정육점이나 대형마트처럼 돈육 갈매기살, 한우 살치살 등 다양한 부위를 판매하는 게 단골 유치 비결이다. 직매장 뿐 아니라 무인 매장도 단골손님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일산농협이 운영 중인 무인 매장은 고양시지부점, 국립암센터점, 일산 병원점, 서울 성동금융센터점이다. 2019년 2월 NH농협은행 성동금융센터에 무인매장 1호점을 낸 이후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병원 내 무인 매장의 재방문률이 높다. 이정주 일산농협 대외협력담당관은 “3교대로 근무해서 장 볼 시간이 부족한 간호사들,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 많은 환자들이 로컬푸드 무인 매장을 꾸준히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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