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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12월 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19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가구·개인의 식품 소비 및 외식행태와 식생활 파악을 목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식품소비행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3337가구), 성인(6176명), 청소년 가구원(61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식품 선택기준, 가격·맛 

식품 주 구입 장소로 2017년도 대비 2018년 비중이 감소한 대형 할인점이 다시 37.6% 증가했다. 대기업 운영 중소형 슈퍼마켓의 비중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2018년에는 16.5%에서 2019년 19.4%로 증가했다. 한편 재래시장과 동네 중소형 슈퍼마켓의 비중은 감소했다. 주 구입 장소 선택 이유로 각각 ‘가격’, ‘품질’의 비중이 증가했다. 반면 거리·교통의 편리성 비중은 감소했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는 전체적으로 가격을 중요시하는 지표들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2019 식품소비행태조사는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통신판매비율(온라인)은 올해 0.8%를 차지했다. 식품 주 구입 장소로 2017년부터 꾸준히 0.3% 정도만 차지했는데 올해 갑자기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 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주 작은 숫자지만 앞으로 가공식품부터 신선식품에 이르는 모든 식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날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1회 평균 식품 구입 빈도는 2018년 대비 감소했지만 1회 평균 식품 구입액은 3800원 증가 했다. 식품 구입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으로 채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맛’을 1순위로 꼽았다.

 

채소의 경우 신선도를 포함하는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전년 대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항목으로는 쌀·과일에선 ‘가격’, 육류·유제품·수산물에선 ‘구입의 편리성’, 채소에선 ‘맛’, 가공식품에선 ‘안정성’이 꼽혔다. 쌀만큼은 국내산을 고수했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수입쌀에 대한 취식 의향이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 취식 경험도 꾸준히 증가했다.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취식 의향은 5.4% 감소했지만 호주산 쇠고기 취식 의향은 1% 증가했다.

 

수입 돼지고기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고, 수입 닭고기는 1.6% 크게 증가했다. 식품 구입 주기는 주 1회와 주 2~3회 식품을 구입한다는 응답이 42.1%, 41.4%로 유사했다.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가공식품, 계란, 견과류, 즉석 밥 식품구입의 경우 주기가 전년 대비 짧아졌으며 쌀, 채소류, 과일류, 축산, 우유 등은 전 년 대비 구입 주기가 길어졌다.

 

식품 구입 단위도 변했다. 쌀을 10kg 미만으로 구입한다고 응답한 비중과 계란을 10개 이하로 구입한다는 응답 비중이 증가 추세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모두 포장육으로 구입한다는 응답 비중도 최근 3년간 빠르게 증가 중이다. 김치의 경우는 오히려 5kg 이상 대용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이제 김치를 당연히 사먹는 제품으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1조원대로 커진 온라인시장 

온라인 시장에 대해 발표중인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온라인 식품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식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44.6%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PC보다는 모바일을 통해 식품을 산다는 응답이 3배 이상 높았다.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가구들은 전체 식품비의 약 20.4%를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인 가구, 30대 이하,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소비자의 온라인 식품 구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가구 들은 가공식품(HMR 제외), 물, HMR, 건강 기능식품을 위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의 경우 신선식품 비중이 작았고 물, 가공식품, HMR 비중이 높았다.

 

온라인 구매에 이용하는 플랫폼으로는 오픈 마켓 비중이 2018년 58.3%에서 51.1%로 줄어들었다. 그에 반해 올해 온라인 식품 전문몰이 12.1%로 등장해 주목된다. 대형 할인점 온라인 매장의 이용은 소폭 감소했다. 온라인 구매를 하는 이유로 올해 ‘저렴한 가격’ 비중이 5.3%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여전히 ‘배달의 편리성’ 때문에 온라인 구매를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품질이나 상품의 다양성을 이유로 응답한 비중도 증가했다.

 

최근 이슈인 ‘새벽배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가공식품 중심의 온라인 식품시장이 신선식 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 경험 이 있는 소비자 중 한 달에 1회 이상 새벽배 송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9.2% 수준 이다. 소비자들은 새벽배송을 이용한 이유로 ‘신선함’을 57%로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은 33.7%가 ‘아침 일찍 받을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5 년 100억원에서 2018년 4000억원으로 증가, 2019년엔 1조원을 육박한 것으로 추정했다.

 

확대되는 외식의 일상화

외식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 중인 홍연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전체 3968개 가구의 외식소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의 외식 이유로 예전에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서’가 주로 꼽혔지만 최근엔 ‘부족한 시간’ 때문이라는 이유가 급증했다. 같은 맥락으로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외식한다는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이런 결과로 미루어보아 외식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 가구당 월평균 외식비는 10만8000원으로 전년대비 증가했다. 2인 이상 가구 외식비가 1인 가구보다 2만9000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맞벌이 가구 외식비는 외벌이 가구보다 6300원 더 많아 미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예전에 있었던 ‘맞벌이 가구는 외식비용이 높다’는 인식을 깨는 결과로 이제 모든 가구의 외식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가구원 수가 증가할수록 전체 외식비용 과 외식비중의 절대적인 수치가 컸다. 이에 대해 홍연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인 가구 외식 비중 연령대별로 외식여부에 큰 차이가 있어 1인 가구에 접근할 때는 연령대별로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는 연령대별로 30대 이하의 외식여부는 90%에 육박하는 반면, 60대 이상 1인 가구는 59.4%로 낮아 전체 1인 가구의 평균을 낮추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1인 가구의 외식 트렌드는 젊은 층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과 성인 소비자의 외식 소비 행태에 차이가 나타났다. 모바일 주문은 성인(21.0%), 청소년(16.9%) 모두 증가하는 추세로 보이나, 청소년의 외식 비중은 ‘맛에 비해 비싼 가격’을 이유로 점차 감소 추세를 보여 음식점(30.4%), 매점(6.1%) 등 이용보다 편의점(43.7%) 이용이 더 많았다.


친환경 식품, 확실한 차별화 필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친환경식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시장은 2025년에 2억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친환경 식품에 대한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식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는 비중은 20%, 친환경 식품에 관심이 있지만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는 17.3%였다.

 

또한 친환경 식품에 관심이 있지만 실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로 ‘일반제품과 차이를 못 느껴서’인 이유가 가장 높았다. 친환경 식품에 관심이 많지 않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유로는 ‘친환경 식품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또는 ‘친환경 식품이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로 답변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친환경 식품 충성고객 대부분은 도시에 거주하는 30·40대로 SNS를 이용하는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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