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 높고 중량도 무거워

‘남과 달라야 살아남는다’는 각성은 농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신품종의 발빠른 도입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에서 국내 육성 신품종 ‘킹스베리’ 딸기를 재배하는 홍헌표 씨를 찾았다.


‘킹스베리’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논산딸기 시험장이 2016년 개발한 품종이다. 일본에서 유래한 ‘아키히메’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들이 2007년부터 약 10년에 걸쳐 연구했다. 

명칭에서 유추할 수 있듯, ‘킹스베리’는 기존 국내 딸기들보다 훨씬 더 크다. 성인이 손에 쥐면 손바닥에 가득 들어차는 크기다. 그래서 ‘달걀 만한 딸기’라고도 불린다. 무게는 30g으로, ‘설향’ 딸기의 1.5배다. 평균 당도도 9.8브릭스로 ‘설향(9.6브릭스)’보다 높다.

소비자 사로잡는 ‘왕 딸기’ 가격, ‘설향’ 시세와 맞먹어 

농업인 홍헌표 씨는 올해 농사 9년차다. 

기업체에서 전기 기술자로 근무하다, 고향인 세종시(구 연기군)에 귀농했다. 처음에는 비닐하 우스 오이 농사로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수입이 적어 딸기로 전환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 6개동에서 딸기를 재배한다. 토경 재배시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하이베드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하이베드 시설은 딸기 체험농가들이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재배 품종은 ‘설향’과 ‘킹스베리’다. 국내 딸기 농가 대다수가 재배하는 ‘설향’ 품종을 4개동에 재배하고, 1개동은 ‘킹스베리’만 심었다. 아직 ‘킹스베리’가 보급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반응에 따라 면적을 점차적으로 늘릴 계획이 다. 나머지 1개동은 자가 육묘장으로 운영한다. 

비닐하우스는 오이 키우던 시설을 개조해 딸 기 재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우스 비닐은 2겹이고, 겨울에는 지붕에 온수를 흘려 동해를 예방하는 ‘수막 재배’ 기술을 도입했다. 원활한 생육을 위해 난방을 하는데, 한겨울에도 7℃로 맞추고 있다. 수확량을 극대화하려면 12~13℃로 맞춰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난방비가 수입을 초과해 적자다. 

홍 씨는 지난해까지 ‘킹스베리’를 세종시내 로컬푸드 직매장에 출하했다. ‘설향’과 동일하게 kg당 평균 8000원에 판매했다. 매장에서 이 딸기를 본 손님들은 ‘엄청 크다’, ‘신기하다’며 앞다퉈 장바구니에 담았다. 반응은 좋았지만 로컬푸드 매장에 매일 딸기를 갖다놓는 게 번거로워 올해부턴 공선 출하한다. 

최종 납품처는 충청도 지역의 이마트 매장이다. 인근 공주시 농가들이 재배한 ‘킹스 베리’ 딸기는 SSG푸드마켓 도곡점 등에 납품되고 있다. 

‘킹스베리’의 수확기는 ‘설향’과 동일하게 11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다. 다만, 딸기에 잘 발생 하는 병인 ‘흰가루병’이 ‘설향’보다는 ‘킹스베리’ 에 잘 발병한다. 그러나 제때 방제만 잘 하면 큰 무리 없이 키울 수 있다. 

홍헌표 씨는 “아직까지 폭설이 내리지 않고 일조량도 적절해 딸기 작황이 좋다”며 “생산량이 많아서 오전 내내 수확하고 오후까지 선별 작업이 이어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경아 세종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딸기 농가들은 1화방부터 2화방까지 수확 하는 기간(11, 12월)에 가장 많은 수입을 얻는다”며 “설 명절이 지나면 시세가 하락하기 때문에 지금 수확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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