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양극화 현상 뚜렷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 한해 식품·유통업계의 분투는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반면 불황 속에서도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해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대형마트 업계는 초저가 전략의 공세에도 고전했으나, 백화점 업계는 대체로 호실적을 거뒀다. 편의점과 SSM은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긴장한 모양새다. 2019년 식품·유통업 결산을 위해 업태별 MD들을 취재했다. 

Part 1_대형마트  
Part 2_백화점 
Part 3_편의점   
Part 4 _SSM


Part 1_대형마트
킬러 아이템과 ‘골라담기’로 매출 극대화


온라인 쇼핑문화가 확산되면서 올 한해 대형마트 업계는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이마트는 2분기에 사상 최초로 적자를 냈다가 3분기에 가까스로 흑자 전환했고, 롯데마트도 일본산 불매 운동의 여파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강화전략에 방점을 찍고 온라인 배송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 3대 대형마트 MD들이 선정한 키워드를 토대로 2019년 유통 트렌드를 진단했다.


Key word 3 
#가심비 #소포장 #숙성 한우
노병석 롯데마트 한우 바이어

한우 매출은 지난해 대비 12.5% 신장했다. 프로모션 행사를 월 2~3회 실시한 효과가 컸다. 롯데마트가 취급하는 브랜드 한우인 ‘지리산 순우한 한우’, ‘강원한우’, ‘제주 보들결 한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였다. 덕분에 대형 마트 축산물 평가에서 롯데마트가 우수상을 받았다. 질좋은 한우를 판매하기 위해 전체 한우 물량의 80%를 직접 부천·음성공판장에 가서 눈으로 보고 구매한다.  

소비 트렌드 측면에서는 한우 전체 매출의 70%를 국거리·불고기·등심이 차지한다는 사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1인분씩 소포장한 제품들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는 편이다. 에이징 한우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돈육 농가들이 매출 타격을 받았는데, 값싼 수
입 쇠고기들과 경합한 영향도 있다. 한우는 고정 수요층이 있다. ‘어차피 한우는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 반면 국산 돼지고기는 수입 쇠고기와 단가가 비슷해서 수요층이 유사하다. 특히 11월에 실시한 한우데이 프로모션 매출이 좋았다. 친환경 한우도 반응이 좋았다. 




Key word 3 
#레트로 차 #콜라보레이션 #캡슐커피
강재준 홈플러스 차·주류 바이어

차·주류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믹스커피 시장이 계속해서 침체돼 있다.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생긴 결과다. 메인 플레이어인 ‘동서식품’이 수년째 카카오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며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성공적이었던 반면 올해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콜라보 제품 구매자들이 증정품만 챙기고 정작 커피는 온라인 중고몰에서 거래하며 유통질서를 교란하고 있다. 캡슐 커피 시장은 분명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 커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에 그치고 있다. 

캡슐커피 시장이 성장하려면 해당 제조업체들이 머신 영업을 같이 해야 효과가 나는데, 아직까지는 마니아들 중심의 작은 시장에서 독보적 우위를 점하는 데 만족하는 수준이다. 분말우유 등 레트로 차 제품도 반응이 좋았다. 특히 ‘담터’의 ‘메로나 차’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Key word 3 
#골라담기 #두유 침체 #생수
조진희 홈플러스 제과·음료 바이어

제과류 매출을 늘리기 위해 골라담기 마케팅을 실시했는데 효과가 좋았다. 독립매대에 소용량 과자들을 진열하고 앞에 장바구니를 비치해 손님들이 원하는 만큼 집어가게 했다. 일반 스낵류와 파이류 모두 매출이 호조였다. 음료는 묶음형 대용량 제품이 잘 팔렸다. 탄산수는 30대 여성들이 주요 구매층이고 매출이 꾸준히 신장해 전체 음료 매출의 15%를 차지한다. 

다만 탄산수도 신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앞으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탄 산음료 중에서는 과일을 혼합한 사이다 제품이 뉴트로 콘셉트로 대거 출시됐는데 올해는 열풍이 많이 꺼졌다. 생수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 점유율 1위인 ‘삼다수’도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두유 시장은 침체됐다. 업체간 과다 경쟁이 원인이다. 프로모션 행사가 잦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너무 잦은 ‘1+1 행사’에 대해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쌓인 것으로 분석한다.


Key word 3 
#프리미엄 과일 #골라담기 #포도
홍소담 이마트 과일 바이어

과일시장에서 한해 동안 매출이 컸던 품목을 순서대로 꼽으면 포도, 딸기, 토마토다. 특히 포도는 과일 중에서 최초로 1위에 올랐다. 껍질째 먹는 국산 씨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의 인기 덕분이다. 

국산 포도 ‘샤인머스캣’의 후광 효과로 포도는 지난해 하반기 매출 40위 품 목에서 올해 24위로 무려 16단계 올랐고, 사과를 제치고 과일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샤인머스캣이 속한 청포도 품목군은 동기간 80.9% 고공 신장하며 붉은 포도인 캠벨과 거 봉을 모두 제치고 포도 카테고리 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캠밸과 거봉의 매출구성비는 지난해 하반기 66%에서 올해 52%로 감소했다. 

또 고당도 샤인머스캣에 길든 소비자들이 수입 청포도로 구매 폭을 넓힌 영향도 컸다. 다만 경기 불황의 여파로 과일 시장에서도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샤인머스캣을 필두로 프리미엄 과일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반면, 한 봉지에 원하는 만큼 담아가는 ‘골라담기’ 마케팅도 효과가 좋았다. 



Key word 3 
#미니 케이크 #맛 다양화 #재출시
유경록 이마트 제과 바이어

제과류 매출을 견인한 품목은 케이크 타입 과자와 초콜릿 과자, 감자스낵이다. 1인가구 증가에 힘입어 식사 대용 빵·과자, 안주 대 용 감자 과자가 인기를 끌었다. 제과 품목 키 워드 3가지를 꼽자면 ‘재출시’, ‘다양화’, ‘소형 화’다. 과거에 매출이 부진해 단종된 제품들 이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대거 재출시됐다. 예 컨대 ‘치킨팝’, ‘썬칩’, ‘아기과자 베베’가 있다. 이 3개 제품은 모두 오리온 제품으로, 과거 이 제품을 즐겨먹던 마니아들 사이에 선풍적 인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특징은 맛의 다양 화다. 기존 케이크 타입 과자들이 초코맛이나 딸기맛, 바나나맛 위주로 단조로웠던 반면 올 해는 ‘한정판’ 콘셉트로 새로운 맛들을 다양 하게 시도했다. ‘오예스 미숫가루’, ‘후레쉬베리 복숭아’ 등 새로운 맛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구매로 이어졌다. ‘쁘띠’, ‘미니’ 콘셉트 의 소형 케이크 타입 과자들도 잇달아 출시됐 다. 여성들을 타깃으로 출시된 ‘오예스 미니’, ‘몽쉘 미니’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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