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식품가공사업의 미래 23 함양농협 가공사업소

경남 함양군은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지리산과 덕유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전체 면적 중 산지가 80%에 달해 물과 공기가 맑다. 이런 자연적 이점을 활용해 함양 농가들은 오랫동안 농업에 종사했다. 조합원 4500명을 둔 함양농협은 농산업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1997년 가공사업의 첫발을 뗐다.


함양농협 조합원의 주 수입원은 미곡과 잡곡이다. 함양농협은 이들 조합원의 안정적인 소 득 창출을 위한 잡곡 가공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반을 마련했다. 잡곡 소분으로 시 작한 가공사업은 오미자, 청매실, 산양삼 품 목으로 확대됐다. 점점 다양해진 식생활 소비 패턴을 반영한 결과다.

잡곡부터 산양삼까지 가공품목 확대 주력사업인 함양농협의 잡곡 사업은 미곡· 두류·조류·기타로 세분돼 있다. 쌀·보리쌀· 백태·흑태·기장·차조를 그대로 소분하거나 볶아서 판매한다. 잡곡류만 따로 모아 선물 세트도 판매한다. 12가지 잡곡과 찹쌀, 현미, 찰흑미를 혼합한 소포장 제품이다. 콩가루· 토종 밀가루 등 분말 제품도 다수 생산하고 있다. 액상차 제품으로는 청매실·오미자 엑기스와 산양산삼 추출액 등을 생산한다. 특히 산양 삼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열리는 함양산삼엑스포에 대비 해 그동안 다양한 산양삼 가공식품을 개발했 다. 대표 제품인 ‘산양산삼추출액’은 산양삼의 뿌리와 열매를 추출한 액상 제품이다. 또 스 틱타입 ‘산양삼 데일리’는 휴대하면서 한 포씩 짜먹기 좋게 만든 제품이다. 타사의 산양삼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산양 삼과 꾸지뽕, 아로니아를 혼합한 액상차 제품 도 생산하고 있다. 

2018년 함양농협 조합원으로부터 수매한 물 량은 986톤이다. 금액으로는 52억6000만원 에 달한다. 2018년 가공사업 매출은 221억 4100만원을 달성했다.  함양농협은 최근 신제품 ‘쌀눈쌀’을 개발했다. 수확한 벼를 건조해 탈곡한 뒤 왕겨를 벗긴 상태가 현미다. 현미를 다시 도정하면 백미가 된다. 그런데 도정 방식에 따라 쌀눈 함유량이 달라진다. 쌀눈은 다량의 영양소를 함유하 고 있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수요가 폭발 적으로 늘고 있다. 백미보다는 현미가 쌀눈 함유량이 많지만, 현미는 쌀알 겉면을 코팅하듯 둘러싼 과피층이 외부로부터 수분이 투습되는 것을 억제해 밥 짓기가 어렵다. 

또한 백미보다 체내 소화율도 떨어지는 편이다. 따라서 건강에 좋다는 말만 듣고 백미에서 현미로 주식을 바꿨다가 오 히려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 불량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식이섬유 풍부한 쌀눈쌀 개발 함양농협은 이 점에 착안해 먹기 좋고 영양소 도 풍부한 ‘쌀눈쌀’을 개발했다. 쌀눈쌀은 도 정 과정에서 쌀눈이 벗겨지지 않아 고유의 비 타민과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다. 함양농협은 이외에 양파와 홍화를 가공한 신제품 액상차 개발을 계획 중이다. 2019년 함양농협이 수매한 양파는 85만망(20kg 기 준), 금액으로 48억원에 달해 가공여건이 충 분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양파를 식자재로 활 용하거나 즙으로 짜서 먹는데, 한 포씩 짜서 먹는 액상스틱 타입으로 개발하려 한다. 


이로써 양파 소비를 늘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윈윈하도록 하려는 전략이다. 가공사업을 하면서 항상 하는 고민은 가격이다. 모두 국산 원물로 만들다보니 유사한 형 태의 수입 제품에 비해 비쌀 수 밖에 없다. 

농가 소득 제고가 목적이기 때문에 원물을 시 장 가격보다 높게 수매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 고품질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은 약해, 아직까지도 ‘신토불이’ 정서에 호소한 판매 전 략이 불가피하다.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해 생산단가를 낮추는 대기업과 비교하더라도 불리한 여건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함양농 협은 다품종 소량 생산, 틈새시장 개척이라는 2가지 전략을 돌파구 삼아 가공사업을 지속 하고 있다. 함양농협 가공제품은 자체 쇼핑몰 과 전국 주요 농협 하나로마트, 농협몰을 통 해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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