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식품가공사업의 미래 22 서광농협 가공사업소

버섯과 나물은 건강식을 지향하는 이들이 가까이 하는 대표적 음식이다. 강원도 양양은 산지가 많아 양질의 버섯, 나물을 채취할 수 있는 적지다. 양양 서광농협가공사업소는 도시민들을 타깃으로 다양한 버섯·나물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강원 양양군 양양읍에 소재한 서광농협 가공사업소의 연혁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엔 농가 소득 제고를 위해 설악산 자락에서 채취한 나물을 말려 팔았다. 그러다 소득 다변화를 위해 2018년 4월 버섯가공공장을 신축했다.


선물·식자재용 표고버섯 생산

서광농협은 주력 제품인 버섯류와 나물류로 지난해 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흔히 ‘양양’ 하면 송이버섯을 떠올리지만, 서광농협은 송이버섯이 아닌 표고버섯을 가공한다. 송이버섯은 이전부터 산림조합이 수매·유통하던 품목인 데다,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제고’ 취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송이버섯은 버섯류 중에서도 비싼 편이지만, 공급량보다 수요가 많아 굳이 가공하지 않아도 잘 팔린다.

표고버섯은 갓, 주름, 대의 크기와 모양, 색깔, 향에 따라 화고·동고·향고·향신으로 구분한다. 그증 최고 등급이 ‘흑화고’다. ‘흑화고’는 갓의 무늬 중에서 흔히 ‘거북이 무늬’라 부르는 화문이 60% 이상인 버섯이다. 선물용 버섯으로 가장 선호하는 버섯이 흑화고다. 육질도 쫀득하고 향이 좋다. ‘동고’는 갓이 짙은 갈색을 띠면서 말려 있는 버섯이다. 육질이 부드럽고 향도 은은한 편이다. 시장에서 가장흔히 구매할 수 있는 버섯이다. ‘향고’는 채취 적기가 다소 지난 버섯으로, 갓이 절반 정도만 펴지고 역시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다. 서광농협 가공사업소의 주요 버섯류 제품은 선물용 버섯세트, 버섯 다시다팩, 버섯 분말이다. 제일 고가인 ‘버섯세트 1호’는 흑화고 260g, 표고절편 100g으로 구성된 제품이고 가격은 5만9000원이다. 흑화고 단일 세트도 있으며, 동고버섯과 절편, 분말을 혼합한 실속형 선물세트는 4만4900원이다.

서광농협은 지난해 버섯 약 10톤을 수매했다. 수매 가격은 가공용과 선물용에 따라, 또한 수매 시기에 따라 유동적이다.


나물류 ‘레드오션’… 버섯 가공품 늘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광농협 가공사업소의 주력 제품은 건나물이었다. 그러나 각 지역농업법인마다 건나물류 제품을 쏟아내면서, 나물 가공식품 시장도 ‘레드오션’이 됐다. 결국 신소득 창출원으로 버섯을 택했다.

신축한 버섯가공공장은 총 면적 2826㎡ 부지에 연면적 1108㎡(335평) 규모로 설립됐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향토산업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양양군과 농협이 합작하여 만든 시설이다. 국비 7억8700만원, 군비 1억1300만원을 지원받았으며, 총 사업비는 약 16억원을 투입했다. 이곳에 버섯 선별·세척·건조 등 1차 가공 시설과 시제품 생산 설비 등을 갖췄다. 도시의 젊은 주부층을 타깃으로 한 트렌디 제품으로 티백 타입 조미료 ‘국물생각’을 생산한다. 국물생각은 국산 표고버섯, 멸치, 다시마, 새우로 만든 티백 타입 조미료다. 버섯은 양양산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국산을 관외 수매한다. 이 제품은 각종 국수 요리의 육수로 활용하기 편리하다. 맛은 종류별로 깊은맛, 깔끔한 맛 등 총 4가지이며, 가격은 티백 6개들이 기준 5000~6000원대다.

요리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표고버섯가루도 인기다. 100% 국산표고로 만든 분말은 200g에 1만900원이다. ‘버섯 깍두기’도 생산한다. 이 제품은 말린 표고버섯을 식자재용으로 깍둑설기한 제품이다.

나물류도 여전히 생산한다. 말린 취나물, 무시래기, 곤드레, 고사리 등이 주력 제품이다. 그전에는 나물류 선물세트도 많이 팔렸는데 최근 소비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 선물용보다는 자가 소비용 제품이 많이 팔리는 추세다. 나물류는 최근 80~120g 들이 낱개 포장제품 위주로 생산한다.

손재원 서광농협 가공사업소 장장은 “양양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다보니 농산물 가격이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산자 입장에서는 맞추기 힘든 부분”이라며 “신선 농산물을 수매해 건조, 슬라이스 작업을 직접 하기 때문에 손도 많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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