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회사법인 한국포도수출연합(주) 출범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포도는 맛있다’는 인식을 공고히 하기 위해, 수출 포도의 품질 기준을 정하면 어떨까? 포도 수출 창구를 일원화할 순 없을까? 이런 고민들 끝에 탄생한 조직이 한국포도수출연합(주)이다. 5월 출범한 이 법인의 운영 계획과 비전을 들었다.



포도는 지난해 국산 과일을 통틀어 수출 금액이 전년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품목이다. 2018년 포도 수출 금액은 1430만달러로, 전년대비 61%나 급증했다. 그 요인으로 포도 생산·유통업계는 ‘샤인머스캣 포도의 폭발적 수요’를 꼽는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국가에서 국산 샤인머스캣 포도의 인기가 높다.


생산자단체·수출업체 공동 출자

한국포도수출연합(주)(이하 포도연합)은 고품질 포도의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 출범한 수출 통합 조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수출 통합조직 설립 방침에 따라 설립되었다. 대표이사는 생산자단체인 (사)한국포도회의 황의창 회장이 역임하고 있다.

수출통합 조직의 설립 목적은 수출업체 간 과당 경쟁을 방지하고 해외 마케팅·수출 물류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9월 현재 포도연합 참여 단체·조직은 88곳이다. 유형별로는 생산자단체 49개, 수출업체 29개가 참여하고 있으며, 출자한 단체(업체)는 45개사다. 출자금은 생산자단체 기준 500만원, 수출업체는 최대 200만원이다. 입장농협, 서상주농협, 김천농협 등 포도 주산지 단체들과 수출업체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포도연합은 여느 주식회사처럼 이익을 배당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출 실적에 따라 농식품부로부터 인센티브를 지원받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예컨대 업체의 수출실적에 따라 물류비 지원금이 달라진다. 

현재 버섯·파프리카·딸기 수출 통합 조직이 포도연합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도·무게·착색도 기준 제시

포도연합에 대한 농식품부의 지원은 품질 관리, 공동 마케팅, R&D 분야를 포함한다. 포도에 씌우는 봉지 구입, 선별장 개선사업, 전문가 컨설팅, 재배·유통 담당자 교육 등을 아우른다. 해외 대형마트, 백화점 판로 개척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수출용 포도의 품질 기준을 제시해 소위 ‘B급 포도’들이 수출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 한번 저품질 포도가 수출되면 자칫 ‘한국산은 맛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자충수를 두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포도연합이 제시한 품질 기준은 당도, 색택, 무게 등으로 구분되는데, 당도 최저 기준은 샤인머스캣은 17브릭스, 캠벨얼리 15브릭스, 거봉 16브릭스 이상이다. 또 안전성 보장을 위해 농산물안전관리인증(GAP) 또는 무농약, 유기농 인증 취득을 권장한다.

신생 조직인 만큼 회원사들에 사업 취지를 이해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다. 현재 수입업체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사업 내용을 공유해달라”는 것이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출하계획서, 선별계획서 등 절차별 문서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정보 공유를 요청하는 것이다.

포도연합 회원사들은 설립 첫해인 올해 ‘K-GRAPE’ 라는 공동 브랜드로 중국, 동남아, 베트남, 싱가폴, 뉴질랜드에 포도를 수출했다. 지난해 국산 포도 총 수출 물량(1420톤) 중 올해 회원사로 가입한 업체들이 수출한 물량은 1100톤에 달한다. 

안광현 농식품부 수출진흥과 사무관은 “통합 수출조직의 첫번째 목표는 시장 교란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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