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지난 세월 꾸준히 성장한 산업을 찾아보세요. 그런 산업군을 대표하는 회사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식품산업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한국이나, 중국, 베트남 등에서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식품회사에 투자한다면 적잖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월급쟁이로 전문투자자 뺨치는 재테크 실력을 갖춘 지인의 주장이다. 조금이라도 주식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식품관련 주식의 매력에 대해 들었을 법하다. 그럴 때마다 회자되는 이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다. 

워런 버핏은 음료회사인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그 영향으로 국내 투자자들 중 워런 버핏의 투자법을 따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 눈에 지금 한국 식품기업들의 투자 매력도는 얼마나 될까? 투자자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력적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지는 않은 듯하다. 그런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 성장성이 담보되는 식음료기업은 많지 않지만, 지금 이 투자 적기”라고 잘라 말한다. 한국 식음료업계는 인구 정체와 급속히 진행되는 노령화로 인해 판매량의 증가가 쉽지 않다. 그나마 1~2인 가구, 건강 등에 초점을 맞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 정도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신제품에 집중하는 전략도 예전에 비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소비자들의 오리지널 회귀 성향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이에 따라 식음료 사업자들은 완전히 다른 신제품보다는 익스텐션(extension)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강한 브랜드를 몇 개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투자 의 척도가 되고 있다. 

한편으론 성장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졌다. 가격 인상은 짧은 기간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된다. 2019년 하이트진로의 주가 질주는 소주 가격 인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홍 애널리스트는 “식음료는 지금 어렵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전제한 후,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가 아닌 어닝 쇼크 종목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수익성 악화는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주가는 끊임없이 등락을 거듭한다. 투자한 기업들의 주식도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한때는 높은 수익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주가 하락의 뼈아픈 경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지 말지 여부다. 지금 한국 식품기업들의 주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미래 식품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업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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