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와인과 함께 한 10년, HMR로 새로운 도약 노린다!

티위트레이드(이하 티위)는 명선영 대표가 2009년 설립한 식음료 전문 수입·유통사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헌터스와 라파우라 스프링스 등이 주 거래처다. 와인으로 시작해 식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티위는 최근 HMR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명선영 대표를 만나 그 배경을 들었다. 


명선영 티위 대표의 첫 직장은 코트라 월드트레이드센터였다. 영국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후 한국에 돌아와 입사한 곳이 코트라였다. 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럭비를 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친구가 뉴질랜드 출신이었다. 그와 어울리며 의외로 뉴질랜드 와인이 흔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지의 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티위의 시작이었다.     

당시는 뉴질랜드 와인에 대한 인식도 희박했 고, 정보도 부족했다. 명 대표는 그 시기를 영 국과 뉴질랜드에서 자료를 구해 공부하며 사 업을 꾸려나갔다. 그렇게 처음 들여온 와인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 인 헌터스(Hunter’s)였다. 

헌터스, 라파우라 스프링스로 성장

헌터스는 여성이 대표로 있으며, 가족경영으로 운영되는 와이너리다. 당시에도 재외 공관에서 근무하던 이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와인이었다. 좋은 브랜드를 막 창업한 회사에 주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다행히 티위에 독점권을 줬다. “영국에서 즐겨 마시던 와인이었어요. 이걸 한국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첫 거래처가 하얏트호텔이었어요. 하얏트는 호텔 중에 서도 새로운 와인에 열려있었어요.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는데, 당연히 합격이었죠.(웃음) 가격도 착했고요.” 총지배인이 뉴질랜드인이라는 점도 거래를 트는 데 도움이 됐다. 하얏트호텔을 시작으로 호텔과 레스토랑 등지로 본격적인 영업을 펼 쳤다. 주 타깃은 이태원과 한남동 등지 레스 토랑. 다행히 웨스턴 식음료가 많이 들어와 있던 곳이라 판매가 수월했다. 

뉴질랜드 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뉴질랜드 와인 페스티벌’도 홍보에 도움이 됐다. 뉴질랜드 상공회의소 이사를 겸하고 있는 그녀는 초기부터 페스티벌에 관여해왔다. 올해로 11번째를 맞는 뉴질랜드 와인 페스티벌은 뉴질랜드 쇼비뇽블랑과 피노누아를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뉴질랜드 와인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특히 헌터스에 이어 수입한 라파우라 스프링스가 효자 노릇을 했다. 라파우라 스프링스는 매년 와인 품 질이 좋아지며 ‘가성비 최고의 와인’으로 꼽힌다.   

“처음엔 좋은 와인을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와인을 수입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몇몇 와이너리에 집중하려 해요. 지금 수입하는 건 헌터스, 라파우라 스프링스, 우잉 트리, 빈필즈 등 20여종 정도예요.”

와인과 함께 식품도 수입한다. 대부분이 뉴질랜드와 호주 브랜드다. 초기에는 뉴질랜드 아이콘 음료들과 쿠키, 과자, 육포 등 다양한 제품을 들여왔다. 하지만 지금은 회사 모토인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수입하자’에 부합하는 브랜드만 다루고 있다.  

커피와 천연 과일로 만든 시럽 등이 대표적인 뉴질랜드 상품이다. 주로 커피 프랜차이즈와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유통된다. 호주제품도 있는데, 씨리얼 브랜드 ‘새니테리엄’이 대표적이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새니테 리엄은 코스트코와 이트레이더스 등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교포 셰프들과 만든 프리미엄 HMR 

티위는 최근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수입·유통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HMR 식품제조업에 뛰어든 것이다. 식품회사는 파차마마라는 별도법인에서 관리한다. 명 대표가 파차마마의 대표를 겸한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파트너와 신 뢰가 무너졌을 때였어요. 안 팔리면 수입사 탓 이지만, 잘 됐을 때 그 공로를 인정해주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독점권을 갖고 있더라도 파트너쉽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아요. 잘 하면 보상이 따라야 하는데, 잘 했을 때 오히려 더 불안한 게 수입사의 현실이에요. 그럴 바엔 내 제품, 내 브랜드를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된 거죠.” 

새로운 프로젝트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올 6월 하남에 제조공장을 오픈했다. 이미 교포 셰프들과 협업해 레시피는 개발을 완료했다. 이곳에서는 품질 좋고 가격도 적당한 파이, 베이글, 스콘 등의 빵들을 만들 계획이다.  

차별화된 샐러드도 메인 아이템이다. 샐러드 에 들어가는 유기농 특수채소는 하남 인근 농 장에서 직접 재배한 것으로, 재배 후 4시간 안에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10월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와인도 자체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헌터스, 라파우라 스프링스 등과 협의 중이다. “외국에서 먹던 그 맛있는 HMR을 한국에서 재현하려고 해요. 그것도 합리적인 가격에요. 티위 10주년을 맞아 일부 수입 브랜드는 계약 을 종료하고, 당분간은 새로운 사업에 매진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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