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난제는 판로 확대, “업체 스스로 해결해야”

“자기 지역에서 생산한 가공식품을 과연 얼마나 살까?” 지난 8월 22일 순천대에서 열린 농촌융복합산업 활성화 심포지엄에서 고태훈 전국6차산업인증자협회 회장(금산흑삼 대표)이 던진 화두다. 농촌융복합 산업체들이 겪는 유통-판매의 어려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대책, 지원 정책의 효율화 방안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사)한국농식품정책학회에서 주최한 ‘농촌융복합산업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치열한 논의를 전개했다.



시장 활성화, 국가가 해결 못한다

(사)한국농식품정책학회 하계 학술대회가 8월 22~23일 이틀간 순천대학교 70주년 기념관과 생명산업과학대학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기후변화와 스마트 농업 시대의 지역 농식품 발전 방향’과 ‘농촌융복합산업 활성화 방안’ 등 2개의 심포지엄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전남권 6차산업(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들과 스마트 농업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22일 오전 진행된 첫 심포지엄 발표자들은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의 최고 난제를 ‘판로 개척’으로 꼽았고 이에 대한 성공-실패 사례들을 열거했다.

고태훈 금산흑삼 대표는 “정부의 지원으로 다양한 판로 기회를 얻었지만 실제 성과를 이루기에는 한계가 많았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공영홈쇼핑에서 두 번의 방송 기회를 얻었지만 방송 시간대가 가장 시청률이 낮을 때였다”며 “준비한 물량의 절반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고 고백했다. 또한 충남 부여의 롯데아울렛 안테나숍 상황을 설명하면서 “지역민들이 지역 생산자들의 가공식품을 얼마나 사겠느냐”고 물었다. 지역 중심에서 수도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타깃으로 한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용 학사농장 대표도 자신이 직접 겪은 각종 실패사례를 통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강 대표는 “먹고 살기 위해 별짓을 다했다”며 ‘유기농 뷔페 식당의 실패’와 위례 신도시에 개설한 ‘유기농 분식점’의 실패 사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가공-유통의 융복합 사업은 포기할 수 없는 미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실패가 사업의 실패는 아니며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하며 “판로 개척은 국가가 해결할 수 없고 우리 스스로의 몫”이라고 호소했다.


정책 지원사업, 적극적인 홍보 필요

온라인과 SNS 마케팅 방안을 발표한 심국보 원광대 교수는 “농촌융복합산업 정책사업 가운데 효과적인 것들이 많다”면서도 “의외로 사업내용을 모르는 업체들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책 홍보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와 함께 온라인-SNS 마케팅의 현황과 기법들을 설명했다.

‘기후변화와 스마트 농업 시대의 지역 농식품 발전 방향’ 심포지엄에서는 이개호 농식품부장관의 기조강연으로 막을 열어 남재철 서울대 교수의 ‘기후변화 영향과 미래 농업 전망’, 박상호 농식품부 생명정책과장의 ‘기후변화에 따른 스마트 농업의 미래’, 김성일 전남농업기술원장의 ‘기후변화 대응 전남 농업기술 개발 및 보급 전략’, 양승룡 고려대 교수의 ‘농업환경변화와 농식품 대응과제’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송경환 한국농식품정책학회장(순천대 농업경제학과 교수)은 “2019 하계 학술대회에서 발표, 토론한 다양한 주제의 연구들은 우리나라 농식품 정책 분야의 학문적 발전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농업정책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