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식품가공사업의 미래 17 오천농협 액젓가공공장

충남 보령시 오천농협 액젓가공공장.

충남 보령시 오천농협은 천수만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농어민들의 소득 보전을 위해 1994년 액젓가공공장을 설립했다. 오천농협의 액젓과 젓갈은 국산 수산물로 정직하게 맛을 내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천농협 조합원 총 1400명 중 절반은 도서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 조합원들은 과거부터 농업과 어업을 병행했는데, 특히 젓갈 원재료인 멸치와 까나리를 많이 어획했다. 그러나 이렇게 잡은 수산물은 주로 가두리양식장의 물고기 사료로 사용하거나 소량씩 관광객들에게 판매했을 뿐, 뚜렷한 판로가 없는 실정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오천농협은 농어가 소득보전을 위한 가공 사업에 팔을 걷어
붙였다.


인기 TOP3 제품은 까나리·조개·새우젓

오천농협은 서해안 천일염으로 액젓을 담근다. 오천면 원산도의 원산염전과 인근 고창군 해리농협 조합원들이 생산한 소금을 사용한다. 원산염전은 여느 염전들과 달리 바닥에 장판 대신 타일을 깔아 전통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이다.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고 입자가 곱지만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해 타지역 소금도 섞어 써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오천농협이 생산 중인 제품인 액젓류와 젓갈류 총 70가지다. 그중에서 제일 인기있는 제품은 까나리액젓, 조개젓, 새우젓이다. 

까나리액젓은 서해안에서 어획한 까나리를 천일염과 버무린 뒤 3년 동안 숙성해 만든다. 소금, 까나리 외에 다른 것은 넣지 않는데, 겨울이 지날 때마다 내용물이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한여름이 되면 숙성된 까나리 건더기가 위로 떠오르고, 잘 숙성된 액젓만이 남는다. 이렇게 만든 추출액을 침전실로 가져가 30일동안 시 침전한다. 이 과정은 까나리 가루를 바닥에 가라앉게 하는 과정이다. 침전 후 정제 과정을 거쳐 용기에 포장하면 비로소 생산이 완료된다.

조개젓, 새우젓도 모두 국산 원재료로 만든 숙성 제품이다. 새우젓은 원재료로 사용한 새우의 어획 시기에 따라 오젓(음력 5월), 육젓(음력 6월), 추젓(가을철)으로 나눈다. 오젓용 새우는 껍질이 얇으며 살이 많고, 7월에 어획한 육젓 새우는 무더위를 감안해 염장을 세게 한다. 추젓은 단백하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오천농협 새우젓은 2년 이상 숙성한 천일염으로 염장한 뒤 영상 10도에서 보름간 숙성 후 2차로 저온 숙성한다. 보령에서는 육젓을 으뜸으로 친다.

원재료 수매가격은 새우가 높고 까나리는 낮은 편이다. 2018년 기준 까나리를 kg당 450원, 새우(육젓) kg당 5만원, 오징어 kg당 1만5900원, 조개 kg당 1만5000원에 수매했다.


믿고먹는 HACCP 인증 액젓

오천농협 젓갈류의 구매 패턴은 단체구매와 개별 구매로 나뉜다. 단체 구매는 주로 농협 부녀회, 여성 산악회, 농가주부모임, 고향주부모임을 통해 이뤄진다. 이러한 농협 여성모임 회원들은 김장 시즌에 맞춰 젓갈류를 공동구매하는 ‘큰손’이다. 그 외 개별 구매는 전국 농협하나로마트를 통한다. 그외 일부 김치공장에도 소량 납품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소매 판매율이 훨씬 높다. 

HACCP 인증시설에서 서해안 수산물과 천일염으로 액젓 제품을 생산한다.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비결 중 하나는 HACCP인증이다. HACCP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 원재료와 위생을 철저히 관리한다. 시설 운영에 자신이 있는 만큼 외부인 견학도 마다하지 않는다. 전국 농협조직을 통해 연간 3000명이 단체 견학을 다녀간다.

물론 애로사항도 있다. 젓갈 특성상 장기간 숙성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회전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 따라서 도시농협과 자매결연을 맺어 자금 일부를 지원받고, 그렇게 생산한 제품을 해당 농협에 할인 공급하는 방식으로 도농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 기간이 액젓류 성수기인 만큼 올 가을도 기대가 높다. 오천농협 액젓가공공장의 연매출은 2018년 기준 97억원이다. 앞으로는 전국의 농협 김치가공공장에 오천농협 액젓류를 대량 납품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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