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원 막걸리 시대를 연 국순당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출시 1년만에 총 100만병이 팔린 전통주가 있다. ‘국순당 1000억 유산균 막걸리’가 바로 그것이다. 서울 삼성동 국순당 본사에서 이종민 브랜드매니저(BM)를 만나 1000억 유산균 막걸리의 탄생비화를 들었다.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어떤 제품인가?

국순당이 최초로 출시한 유산균 강화 막걸리다. 최근 장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산균 건강기능식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지 않은가. 국순당은 이미 10년 전부터 유산균 강화 막걸리 출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드디어 신제품을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막걸리 1병에는 유산균이 평균 1억마리 함유돼 있는데, 이 제품은 그보다 1000배 많다. 또 국산 쌀 100%로 만들었으며, 합성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첨가하지 않았다. 알코올 도수는 5도다. 일반 막걸리(6도)보다 1도 낮췄다.


유산균 수가 왜 100억이나 5000억이 아니고, 1000억마리인가?

막걸리 자체에 원래 유산균이 함유돼 있는데, 너무 많으면 시큼한 맛이 강해진다. 그렇다고 시판되는 유산균 음료나 영양제 기준에 맞추면 임팩트가 없다고 판단했다. 유산균 제품이 워낙 많아져서 ‘보장균 수 100억마리’로는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1000억마리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것도 최소 보장균 수다. 출고 후 유통하는 과정까지 고려해, 공장에서는 1500~3000억마리로 세팅해서 출고한다.


타깃 소비층은 누구인가?

대형마트의 주 고객층인 주부들을 타깃으로 만들었다. 주부들은 어떤 제품의 장점을 한번 이해하고 확신하면 그다음부턴 ‘과감히’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또 여성들이 남성보다 유산균 강화제품에 더 관심이 많다. 남자들도 장 건강에 관심은 있지만, 관련 제품을 스스로 챙겨먹기보단 주변 사람(아내나 부모님)이 챙겨줘야 먹는 경향이 있다.


가격이 3200원이다. 기존 막걸리들보다 2배 비싼데,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나?

마트 측에서도 처음에는 ‘비싸다’는 반응이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안 팔릴 거 같다. 왜 받아줘야 되냐”고 했다. 막걸리 1병이 보통 1500원인데, 3000원대 막걸리를 누가 먹겠느냐는 이유였다. 결국 “3개월동안 팔아보고 안 팔리면 빼겠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팔렸다. 소비자들이 맛을 알아준 것이다. 아마 1000원짜리 막걸리를 3000원에 팔려고 했다면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3000원짜리 막걸리를 3000원에 팔면 인정받는다는 걸 깨달았다. 소비자 평가를 했을 때는 ‘이렇게 맛있는 술이 3000원밖에 안 하냐’는 반응도 있었다. 


‘건강에 좋은 술’이라고 홍보하고 싶을 것 같다.

특정 술의 좋은 점을 강조하려다 보면 ‘이게 술인가, 건강기능식품인가’ 헷갈릴 때가 있다. 직원들끼리는 ‘우리가 이러다가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라는 얘기도 주고받는다. 하지만 술이기 때문에 기능성을 너무 강조하면 안 된다는 제약이 있다. 시음 테스트를 하면서 재밌는 일도 많았다. 유산균 강화 막걸리라 먹으면 화장실을 자주 갔다. 출근길에 급행 전철을 함부로 못 탈 정도였다. 급행을 타면 내리고 싶을 때 바로 못 내리기 때문이다(웃음).


앞으로 어떤 신제품을 기획하고 있나?

술의 가치를 높이고 장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술을 만드는 게 국순당의 일관된 철학이다. 무조건 비싸거나 이슈될 만한 술보다는 장점(기능성)이 많은 술을 만들 것이다. 막걸리도 좋은 술이라는 것, ‘그만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술’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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