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한 지 6개월 된 영국발 프리미엄 드러그스토어 ‘홀랜드앤바렛’ 강남 삼성타운점을 찾았다. ‘홀랜드앤바렛’은 대다수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150년 전 창립해 현재 전세계 16개국에 17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리테일 브랜드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모여있는 서울 강남역 삼성타운. 평일 점심시간이 되면 이 일대는 ‘삼성맨’들을 비롯한 직장인들로 활기를 띤다. 그런데 이들이 식사 후 커피 한잔씩을 사들고 삼삼오오 들르는 매장이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오픈한 ‘홀랜드앤바렛’ 매장이다.

 

영양제 낱알 가격 표기 눈길 홀랜드앤바렛 삼성타운점의 매장 규모는 125 ㎡(38평)이다. 천장이 높아 실제로는 더 넓게 느껴진다. 매장 내부는 신제품을 모아놓 은 ‘WHAT'S HOT’ 코너와 영유아 식품, 기프트, 스낵&드링크 등 코너로 나뉘어 있다. 코너 사이사이에는 프로모션 제품 전용 아일랜드 매대를 뒀다.

이 매장이 구비한 헬스·웰니스 제품은 총 845가지다. 비타민 종류만 380가지에 달한 다. 홀랜드앤바렛 PB 제품 외에 국내 소비자 들이 익숙한 솔가 비타민, 내추럴라이프, 블랙모어스, 센트룸 비타민 등을 판매한다. 요즘 가장 핫한 건강기능식품 3종인 루테인· 밀크씨슬·프로바이오틱스도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소싱해 판매한다. 특히 사무직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눈 건강제품(루테인)과 간 건강제품(밀크씨슬)은 제일 잘 보이는 골든존에 진열했다. 

그중에는 홀랜드앤바렛 PB제품 도 있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영양제 1알당 ○○○원’ 하는 식으로 낱알 가격을 POP에 표기 한 점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드러그스토어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단순히 제품 1통의 가격 비교가 아닌, 낱개당 비교가 가능해 편리하다. 

 

그동안 국내 헬스앤뷰티(H&B) 업계에서는 ‘한국에는 진정한 드러그스토어가 없다’는 평 이 주를 이뤘다. 매장 포맷은 서구식 드러그 스토어를 표방했지만, 코스메틱 상품에 치중 한 채 건강기능식품은 구색 갖추기에 불과한 업태가 많았기 때문이다. 홀랜드앤바렛은 그런 의미에서 유럽형 H&B 매장의 정석을 보여준다.

기존의 뷰티 중심 국내 드러그스토어와 달리 홀랜드앤바렛은 ‘헬스’에 특장점을 보인다. PB제품은 물론 소싱한 영양제들도 깐깐한 기준을 충족해야 비로소 판매할 수 있다. 예컨대 동물성 젤라틴을 사용한 영양제는 입점할 수 없다. 동물 권리보호를 중시하는 유럽의 정서를 반영한 영국 본사 지침이다. 

또 이곳에서 판매하는 뷰티 상품들은 계면활성 제와 파라벤을 함유하지 않았다. 기존 국내 드러그스토어와 또다른 점은 시식 공간과 코너가 있다는 점이다. 스낵&드링크 코너에서 신선 편이 샐러드를 판매하는데, 바로 옆에 취식 공간이 있어 먹고갈 수 있다. 카페테리아처럼 꾸며놔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 도 ‘품위’를 지키며 먹을 수 있다. 매장 입구 쪽에 위치한 견과류 및 간식 코너에는 시식 존도 마련돼 있다.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를 소량씩 접시에 담아놔 손님들이 부 담없이 집어먹을 수 있다. 

그 옆 티(TEA) 코너 에서도 다양한 차를 시식할 수 있다. 반려동물 간식과 케어 제품도 눈길을 끈다. 연근칩 등 강아지 전용 원물간식과 개·고양이 덴탈 케어 상품들을 판매 중이다. 반려동 물 제품들은 합정역 인근 주상복합 메세나폴 리스에 입점한 홀랜드앤바렛 2호점에서 매출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명환 홀랜드앤바렛 상품마케팅팀 부장은 “영국에서는 고객들이 ‘마그네슘이 많이 든 영양제를 추천해달라’ ‘아연을 보충하고 싶다’ 등 특정 성분을 콕 집어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각 기능에 특화된 영양제 섭 취 문화가 발달했다. 반면 한국 소비자들은 한번에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는 종합비타민제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이런 고객 들의 성향과 니즈를 반영해 상품을 소싱하고 있으며, 곧 다가올 수능과 추석 명절 기프트 프로모션도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2개 매장을 운영 중인 홀랜드앤바렛 코리아는 오는 8월 영풍문고 종로점, 삼성동 파르나스몰점와 9월 롯데몰 수지점, 10월 롯데몰 김포공항점 등 연말까지 신규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