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 왜 위험한지 알아?” 얼마 전 술자리에서 선배가 던진, 돌발 질문입니다. 음주운전 쓰리아웃의 전력을 가진 그는 술자리에 서 자주 음주운전 무용담(?)을 늘어놓습니다. 취기와 함께 밀려오는 그의 음주운전 무용담은 가끔 은 긴장감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단 한 번의 음주운전 경험도 없는 필자는 순진하게 눈알만 굴리며 그의 답을 기다렸습니다. 

“그건 말야, 긴장 때문이야. 술 마시고 운전을 하면 사고 안 내려고 오히려 더 긴장을 하게 돼. 그러다 보면 팔에 힘이 들어가고, 핸들을 더 꽉 잡게 돼. 원래 핸들은 가만두면 저절로 똑바로 가게 설계돼 있어. 그런데 억지로 핸들을 움켜쥐고 이리 틀고 저리 틀면 어떻게 되겠어? 그렇게 우왕좌왕하다 사 고가 나는 거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대부분은 긴장으로 인한 무리한 핸들조작이 원인이라는 거죠. 일견 일리 가 있었습니다. 적잖은 비용을 지불하고 얻은 지혜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동차 담당 기자로 있을 때 다양한 차를 시승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시승에 앞서 차에 대한 소개 자 료를 받게 됩니다. 자료에는 디자인 콘셉트부터 다양한 기능까지 상세한 안내가 있습니다. 제로백도 그중 하나입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제로백이라고 합니다. 속도를 즐기는 이들이 제로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데 자동차 마니아들이 제로백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게 있습니 다. 바로 브레이크입니다. 가속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브레이크 성능입니다. 브레이크에 대 한 믿음이 없으면 엑셀을 마음 놓고 밟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스포츠용으로 나온 유명 자동차를 시승하다 보면 일반 차량보다 월등한 브레이크 성능을 확 인하게 됩니다. 언제든, 안전하게 멈출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에도 위험 부담이 덜한 것이죠.   

우리네 삶도 자동차 운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지나친 긴장은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정신 건강을 해 칩니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삶의 균형을 잃게 됩니다. 가끔은 긴장을 풀고, 쉬어갈 필요가 있습니 다. 삶에도 쉼이 필요한 거죠.   

지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휴가철입니다. 알찬 계획으로 의미있는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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