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700만불 탑 수상한 고흥 유자의 재도약

유자·석류특구로 지정된 전남 고흥군에선 두원농협이 유자산업을 이끌고 있다. 1993년 설립된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는 운영 15년만에 수출 700만불 달성탑을 수상했다.

노랗고 상큼한 겨울 과일 유자는 전남 고흥산이 전국 최고 품질로 꼽힌다. 연중 기후가 온화하면서도 해풍이 불어 일교차가 큰 덕분이다.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는 그동안 혁혁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2008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수출 700만불 달성탑을 수상했고, 2015년엔 연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아직 만족할 때는 아니다.

“유자차 시장도 이제는 레드오션입니다. 유자를 가공하는 업체만 전국에 50군데나 되거든요.” 류장재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장은 유자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위해 새로운 생존 전략을 고민 중이다.

1년에 유자 1000톤 수매
차·절임·과즙으로 연매출 94억원

두원농협은 1년 동안 유자를 총 1000톤 수매한다. 수매량 중 절반은 생과로 판매하고, 나머지 절반은 가공한다. 가공용 유자는 껍질에 흠집이 난 것들이다. 소규모 가공업체들은 벌레 먹은 유자라도 그 부분만 도려내고 가공하는 경우가 있지만, 두원농협은 과감히 폐기 처분한다. 위생 관리 차원이다. 지난해 가공용 유자의 수매 단가는 1kg당 평균 2800원이었다. 총 476농가로부터 유자 총 23억여원 어치를 수매했다.

가공 품목은 유자로 만든 차, 절임 등이다. 유자차는 유자당절임에 국산 벌꿀, 설탕 등을 첨가해서 만든다. 각각 1kg, 2kg 들이 유리병에 담아 생산한다. 음료수처럼 300ml 병에 담아 생산하는 유자액은 요리 에센스로 활용도가 높다. 주재료가 모두 국산이라 생산 단가는 높은 편이지만, 품질이 좋아 꾸준히 잘 팔린다. 주요 판매처는 전국 농협하나로마트와 농협몰, 쿠팡, G마켓 등이다. B2B 판매도 활발하다. 차 전문기업인 담터, 지이스트 등 에 가공품을 납품한다. 이런 여러 성과를 합한 지난해 총 매출은 94억원이다.

유자잼 생산으로
제2의 전성기 꿈꾼다

지난해 봄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늦봄에 서리가 내려 유자 농가들이 동해 피해를 입은 것이다. 조사 결과 고흥 전역에서 유자나무 약 15만그루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과일은 채소와 달리 심은 지 3년 이상 지나야 본격적인 수확을 할 수 있거든요. 동해 피해로 묘목들이 많이 고사해 안타깝습니다.”

류 소장은 또 다른 어려움으로 중국 수출의 감소를 꼽았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촉발된 대중국
수출 감소세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이다. 설탕 가격 변동도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그래서 두원농협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겨울철 소비가 집중되는 유자차와 달리 사계절 수요가 고른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유자잼도 그중 하나다. 빵이나 토스트에 발라먹기 좋은 고흥 유자잼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그보다 앞서 빛을 발한 노력도 있었다. 2015년엔 치킨 업체인 멕시카나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유자레몬치킨’의 소스로 쓸 유자절임을 멕시카나에 공급했다. 또 같은해 할랄 인증을 받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수출을 개시했다.

이탈리아에 수출한 유자액도 호평을 얻었다. 샐러드와 생선 요리의 곁들임 소스로 고흥 유자가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됐다. 덕분에 2016년 유럽에 유자 과즙 3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수확철인 11월부터 12월까지는 유자가 하루에 50톤씩 반입된다. 이때는 하루에 인력이 150~200명씩 동원된다. 이들은 유자 수매와 껍질 깎기, 세척, 선별, 당절임, 검수 등 일련의 생산 과정에 투입된다.

농업 현장에서 가공업을 담당하는 실무자가 바이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뭘까. 류 소장은 “두원농협 유자차는 ‘농협’ 브랜드를 달고 생산한 고품질 제품이다. 시중의 다른 유자차 제품들과 비교해도 자신 있다. 가격은 조금 더 비싸더라도 품질을 보고, 믿고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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