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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방파텍은 1989년 설립된 후, 30년간 한국 식품산업과 함께 성장해온 종합 식품포장재 제조회사다. 한식 본연의 맛을 잘 구현하며 HMR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찜팩이 태방파텍 제품이다. 포장산업 외길 30년,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정희국 태방파텍 사장을 양주시 본사에서 만났다.


해외 출장 통해 글로벌 포장 트렌드 확인

정희국 사장은 해외 출장이 잦다. 글로벌 식품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3월엔 일본에서 열린 식품포장 전문 전시회인 FPCO전시를 다녀왔고, 4월에는 싱가폴 식품전시회에 참가했다.

싱가폴 식품전시회 참가 이후인 4월 말에 러시아 수산진흥원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해외 출장으로 감기에 걸렸다는 그를 양주시 태방파텍 본사에서 만났다.


러시아는 무슨 일로 방문하신 건가요?

러시아가 참치제품을 많이 생산합니다. 현재는 캔 형태로 판매하는데, 이걸 파우치 형태로 바꾸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그걸 위해 레토르트 설비업체인 경한과 포장업체인 동원 시스템즈, 태방파텍을 초청한 겁니다.


파우치 포장으로 바뀌면 적잖은 수출 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캔을 레토르트 파우치로 바꾸면 장점이 많습니다. 일단 포장비용이 60% 이상 절약되고, 멸균 시간도 60분에서 25분으로 절반 이상 절약됩니다. 보관과 운반에 드는 물류비도 40% 가까이 절감할 수 있습니다. 파우치를 쓰면 식품 안정성도 더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많은 장점에도 파우치로 못 바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포장기술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이죠. 회사 입장에서 오랜 관행으로 해오던 포장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닐 것입니다. 순차적으로 바뀔 것으로 봅니다. 러시아 극동지역 수산식품연구소에서 태방파텍의 원단으로 실험을 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습니다. 빠르면 올 가을부터 교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연간 300만달러 수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 공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 해외 수출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겠습니다.

그렇죠. 태방파텍은 현재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에 포장재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도 조금씩 나가고 있고, 싱가폴도
수출을 위해 현지 밴딩업체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건 해외업체들이 우리 제품에 꾸준히 호감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싱가폴 식품전문 밴딩업체와의 제품 개발은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올초 싱가폴 식품전시회에 참가했다 K라는싱가폴 밴딩전문업체를 만났습니다. 밴딩기를 통해 HMR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인데, 밴딩기 내에서 조리까지 해야 하니까 찜팩이 최적이었던 거죠. 현재 신제품과 함께 그에 맞는 용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공장이 수출 교두보가 되겠군요. 베트남 공장 건립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습니까.

6월초면 가동을 시작합니다. 첫 제품은 베트남 대표음식인 쌀국수를 담는 찜팩(zzimpak) 용기가 될 겁니다. 수프와 누들, 간장이
함께 들어가는 용기인데, 이미 개발을 끝낸 상태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이후엔 베트남공장이 글로벌 시장을 향한 교두보가 될 겁니다.


소프트웨어는 한국서, 하드웨어는 동남아서


찜팩이 수출에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찜팩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죠?

찜팩에 주력한 이후 HMR 트렌드에 힘입어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HMR시장에서 영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보다 적극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 최근에는 분당에 HMR포장기술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HMR포장기술연구소의 지향점은 어디입니까.

태방파텍은 찜팩을 통해 궁 극적으로 K-Food 세계화에 일익을 담당하려고 합니다. 분당 HMR포장기술연구소는 K-Food를 데이터베이스화해, one stop packaging service를 제공하는 R&D의 중추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 돼 K-Food 인지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HMR 시장 확대에 직접 나서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우리가 개발한 레시피를 한국과 동남아기업에 서비스하고, 찜팩용기를 수출하는 거죠. 소프트웨어는 한국서, 하드웨어는 동남아에서 해결하는 형식이 되겠습니다. 

찜팩과 함께 한식의 세계화 추진 

찜팩 기술로 세계인의 입맛을 바꾸고, K푸드의 세계화도 동시에 이루자는 거군요. 


어떤 음식도 찜팩에 담으면 마이크로웨이브에서 냉동식품이라도 2~5분 이내에 조리가 가능합니다. 일본에서 6분 이상 조리하는 음식도 찜팩을 이용하면 시간을 약 30% 절약할 수 있습니다. 식감과 풍미도 가장 최적으로 구현합니다. 한국 음식(K-Food)에 가장 최적화된 포장재가 찜팩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찜팩이라면 세계화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 식품포장산업에 있어 선진국입니다. 지난해부터 그런 일본에 수출을 시작했습니다. 소회가 남달랐을 듯합니다.

일본은 제품을 개발할 때 내용물과 포장을 함께 개발합니다. 일본의 포장산업이 발달한 이유입니다. 한국은 여전히 내용물을 먼저 개발하고 포장은 나중에 합니다. 예전부터 그런 일본의 개발 모델을 부러웠습니다. 그러니 일본 수출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죠.


찜팩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듯합니다.

포장산업이라는 게 그렇게 만만히 볼 분야가 아닙니다. 굉장한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게 포장산업입니다. 찜팩은 태방파텍이 가진 많은 경험과 인간의 감성이 어우러진 결과물입니다. 포장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꾸준한 연구 개발이 필수입니다.

포장산업, 30년은 해야 보인다!

태방파텍을 창립하신 게 1989년이니, 만 30년이 됐습니다. 지난 30년, 포장산업을 어떻게 정리하실 수 있을까요.

되돌아보면 포장산업은 10년 단위로 트렌드 변화가 있었습니다. 10년 단위로 보면 최초 10년은 상품 보호의 역할이 컸습니다. 중간 10년은 상품 보호에 산소 차단, 장기 보관, 멸균 등의 기능성이 가미됐고요. 최근에는 여기에 감성이 추가됐습니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그래서 커진 거죠. 우리는 3명의 전문 디자이너가 분야별 영업파트와 긴밀하게 협의해 고객 맞춤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가심비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입니다.

전문 디자이너가 있지만 여전히 최종 결정은 사장께서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디자인은 절대 소홀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을 개발할 때는 고객의 눈높이가 가장 중요합니다. 일단 보기에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그런데 ‘자연스럽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오랜 경륜과 노하우가 필요한 거죠.


포장산업은 최소 30년 이상은 해야 제대로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제가 포장업을 시작한 지 금년이 30년이 됩니다. 그러나 포장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초보자의 마음과 같습니다. 포장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겁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10~20년 경력 가지고 되겠어요?(웃음) 다양한 경우의 수를 알아야 포장산업을 이해할수 있습니다. 다양한 시행착오만큼 좋은 공부도 없습니다. ‘30년은 해야 포장 전문가’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정 사장은 5월초, 다시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다고 했다. 엔지니어 출신이라 가동 전, 신축 공장의 최종 점검은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기때문이다. 정 사장은 “베트남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내년 이맘때면 태방파텍이 지금과는 다른 회사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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