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지향적 과일산업 발전 전략

소비자 지향적 과일 산업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3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 농업인, 공무원, 유통 실무자들이 모여 국산 과일 산업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국산 과일은 품목별로 대표 품종이 정해져 있다. 사과는 ‘후지’, 배는 ‘신고’, 포도는 ‘캠벨얼리’ 품종이 각각 과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 취향은 점점 다양해져 품종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현실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국산 과일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신품종 개발 및 보급을 시도하고 있다. 봉지 없이 재배하는 ‘황금배’, ‘후지’ 사과를 대체할 ‘아리수’ 사과 등이 그 예다.

다만 보급 전 단계에서 신품종 상품성을 평가하는 과정이 다소 미흡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맛과 향이 우수한 신품종이라도 재배가 까다롭거나 생산량이 극소수라면 원활한 유통이 어렵기에, 생산 단계부터 유통까지 모든 절차가 협업 체제로 운영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농업인과 유통인, 연구원 및 정책 실무자들이 과일 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권상준 우리한국배연구회장은 “신품종은 보급 준비 기간이 길수록 실패할 확률도 적다. 육종 직후 바로 농가에 보급하는 것은 위험하다. 유통 과정에서도 전혀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과일산업 발전 전략 토론회 TALK TALK

방지웅 한국과수농협연합회 상무 
신품종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수취 단가에 차등을 두게 되면 생산자의 기대 심리를 유발해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품질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가만 차등해 보급에 치중하면 자칫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김경상 울산시농업기술센터 과수담당 팀장
과일 주산단지의 지속적인 육성을 위한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신품종 자체가 브랜드가 되면 안된다. 사후 품질 관리를 위해 모두 신경써야 할 것이다.

강상조 한국과수협회장 
공무원이 계속해서 신품종 보급 사업을 끌고 갈 순 없다. 신품종이 도매시장에서 ‘잡과’로 분류되는 순간, 제가격을 받기는 어려워 진다.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품종 개발은 육성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이 적극 참여한 가운데 진행돼야 한다. 과일 신품종 육성 사업에 크라우드펀딩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이예령 정선홍금사업단 감사(농업인) 
사과 신품종 ‘홍금’을 재배하고 있다. 추석 겨냥용 사과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막상 농사짓고 보니 추석 사과와는 거리가 멀다. 솔직히 수확 시기를 추석에 맞출 수가 없다. 어디다 팔아야 할지 고민이다. 지역 농협에서도 수매해주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이진표 이마트 과일팀 과장 
농가를 돌아다니다보면 신품종을 잘못 심었다가 손해 본 농가들 많이 본다. 가장 확실한 마케팅 포인트는 가격이다. 제주도 천혜향의 경우 과거엔 소비자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마트에서 판촉 행사한 뒤로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늘었다. 적정 가격과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품질이 신품종 보급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기주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 
정부도 신품종 확대를 위해 많이 노력하는데, 재배 면적은 단기간에 늘지 않는다. 도매시장에서 신품종이 잡과 취급 받기 때문이다. 정책을 만들어도 일선에서 따라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과수 자조금단체가 마케팅 보드 역할까지 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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