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보농협 참기름가공공장은 1985년 설립된, 농협 최초의 가공공장이다. 이곳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질 좋은 깨를 원료로 참기름과 들기름, 두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보농협은 현재 참기름가공공장을 발판으로지역 유명 관광지와 연계한 융복합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예(禮)의 고장 경북 예천군은 사과, 곤충, 참깨 등의 주산지다. 홍수와 가뭄이 적은 낙동강 상류의 사질토양은 특히 깨의 생육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예천군 지보면에 자리잡은 지보농협 참기름가공공장은 지역 특산물인 깨를 원료로 참기름과 들기름을 생산하고 있다.

이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참기름·들기름

지보농협은 1300여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비교적 작은 농협이지만 참기름가공공장의 역사는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설립 이듬해인 1986년에는 농협 가공사업 1호로 등록됐다. 일찍부터 참기름, 들기름만큼은 전국적으로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1990년 자동화시설 가공공장 준공, 1996년 참기름 품질인증, 2005년 들기름 품질인증, 2013년 식약청 해썹지정 등 이후 행보를 보면 참기름·들기름에 관한 한 한국을 대표선수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보농협의 참기름·들기름 제품은 지역에서 자란 품질 좋은 깨에서 출발한다. 지보농협 참기름가공공장에서 사용하는 깨는 450명의 깨작목반이 86㏊의 땅에서 재배한 것이다.

보다 나은 품질의 깨를 생산하기 위해 지보농협은 2017~2018년 2년동안 GAP를 장려했다. 그덕에 GAP 인증을 받은 농가가 2017년 49농가에서 지난해 98농가로 늘었다. 올해부터는 제대로 따라오는 농민들만 선별해 육성할 방침이다. 다행히 젊은 농민들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을 넓히는 등 계획에 동참하는 추세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지보농협은 계약 재배농민에게 추가 정산 등을 통해 10% 이상 인센티브로 돌려주고 있다.

작목반에서 재배한 깨는 지보농협이 별도 수매·관리하고 있다. 수매량은 2016년 146톤, 2017년 134톤, 2018년 113톤 규모였다. 최근 수매량이 하락한 것은 날씨 영향으로 생산량이 준 탓이다. 수매한 깨는 대부분 기름으로 가공하지만, 일부는 원물로 한살림과 생협, 농협식품 등에 나간다.

설비 보완과 판로개척으로 매출 증진 기대

참기름가공공장은 지보농협 인근 1980㎡ 대지에 약 1000㎡ 규모로 자리하고 있다. 공장에는 유압식 착유기와 볶음솥, 침전탱크, 여과기, 라벨기, 캠핑기, 자동계량기 등을 갖췄다. 2018년 매출은 23억원.지보농협 제품은 65%가 학교 등 급식으로 나간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학교 영양사들이 인정할 만큼 품질은 전국 최고를 자부한다. 최근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생들기름도 학교 급식을 중심으로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나머지는 농협중앙회와 지역본부를 통한 특판과
하나로마트를 통한 소매로 유통되고 있다.


배동건 참기름가공공장 차장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참기름은 설과 추석에 선물 받아 1년 내내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때문에 명절 선물세트가 얼마나 판매되느냐에 따라 매출이 들쑥날쑥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들기름은 가정에서 요리하는 횟수가 줄면서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안타깝게 급식시장에서도 사용량이 줄고 있다. 특이한 점은 웰빙 트렌드에 맞춰 생들기름은 소비가 오히려 늘고 있다. 배 차장은 이런 추세를 반영해 생들기름의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국산 참기름과 들기름은 가격이 비싸서 학교 급식시장이 아니면 팔기도 어렵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지보농협은 이런 시장 상황을 감안해 사업장을 재정비하고 다른 식으로 시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계획은 3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융복합 산업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 구축이다.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생산자 역량을 강화하고, 체험 관광 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는 2단계로 밭작물 공동경영체 지원 등을 통해 생산 기반을 조성했다. 올해는 그 마지막 단계로 융복합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배 차장은 “기존 제품만으로는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생들기름, 볶음깨 등으로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설비 보완과 판로개척 등 매출 증진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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