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을 TV 쇼처럼, ‘쇼퍼테인먼트’의 원조 최‘ 유라쇼’

홈쇼핑의 여왕, 장수 비결은?
최근 유행하는 홈쇼핑 셀럽 마케팅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방송인 최유라·왕영은 씨가 있다. 홈쇼핑업계의 ‘대모’라 불리는 이들은 각각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에서 무수한 마니아 고객층을 거느리고 있다. 연매출 수천억원 대의 막강한 셀링 파워를 뽐내는 두 셀럽의 호스팅 비결은 무엇일까.

Part 1 롯데홈쇼핑 ‘최유라쇼’ 
Part 2 현대홈쇼핑 ‘왕영은의 톡 투게더’

Part 1 롯데홈쇼핑 ‘최유라쇼’ 
롯데홈쇼핑 간판 ‘쇼퍼테이너’



2009년부터 방송된 롯데홈쇼핑의 ‘최유라쇼’는 국내 프리미엄 식품을 판매하는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청국장부터 올리브오일까지, 최유라 특유의 입담으로 주부들의 마음을 파고들며 수많은 ‘완판’ 신화를 썼다.

롯데홈쇼핑의 간판 방송 ‘최유라쇼’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장수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최유라 씨는 라디오 DJ 경력으로 다져진 입심과 주부의 내공을 쇼호스팅에 적극 활용, 수많은 중장년층 마니아들을 두고 있다.

‘최유라쇼’의 장수 비결은 다름 아닌, 보는 재미다. 최유라 특유의 소탈한 말투로 상품을 맛깔나게 설명해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일명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의 원조라 할 수 있다.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최유라쇼’ 연간 매출액은 2017년 기준 1930억원이며, 롯데홈쇼핑 전체 매출액의 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홈쇼핑은 ‘최유라쇼’를 토요일 오전과 목요일 오후로 고정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050세대가 주를 이루는 기존 단골 연령층을 젊은층으로 확대하기 위해 ‘최유라쇼’ 인스타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유라쇼’, 제품력 갖춘 프리미엄 식품 론칭

“연어를 원래 잘 안 먹는데, 저는 이것만 먹어요. 인스타그램에 (제가 연어 먹는 방법을) 올렸더니, 시청자 분들이 연어를 ‘대패 깎듯이’ 먹냐고(웃음). 대패 삼겹살도 얼마나 맛있는데! 대패 연어도 너무 맛있어!”

지난 2월 21일 방영된 ‘최유라쇼’에서는 ‘심플리 웨스트 코스트 캐나다 자연산 홍연어’를 판매했다. 이미 이전에도 두 차례 방송으로 ‘완판’ 기록을 세운 상품이다. 첫 방송에서3700세트, 두 번째 방송에서 4000세트를 판매한 이 제품은, 이번 방송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4500세트를 판매했다.

최 씨는 이날 방송에서 연어 제품을 설명하며 직접 요리를 시연했다. 포장지에서 꺼낸 연어 필레를 칼로 두툼하게 썰어 조각낸 뒤, 통후추와 올리브오일을 뿌려 마리네이드해 프라이팬에 구웠다. 최 씨는 요리하면서 ‘대박 맛있다’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표현으로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연어는 대형마트나 소셜커머스에서 흔히 판매하는 연어와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원산지가 노르웨이가 아니라 캐나다다. 캐나다 북태평양에서 조업한 ‘홍연어’는 로브스터, 킹크랩 등 갑각류를 주로 먹고 자라 살점의 붉은색이 선명하다. 지방은 적고 단백질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홍연어 필렛과 훈제 홍연어를 세트로 구성해 판매했다. 톡 쏘는 맛을 내는 서양 고추냉이 소스를 사은품으로 증정해 여심을 공략했다.

연어 방송에서 언급한 올리브오일 역시 ‘최유라쇼’에서 판매했던 제품 ‘벤타 델 바론 엑스트라 버진 오일’이다. 이 제품은 올리브 산지인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생산된 오일이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수확한 올리브를 물 첨가 없이 착즙했다.

신속한 착즙 후 저온 보관해 산도가 낮다보니 맛이 깔끔하다. 유럽연합(EU)의 원산지 보호제품 인증마크인 ‘D.O.P’를 취득해 믿고 먹을 수 있다. 이 제품 역시 ‘최유라쇼’에서 준비한 물량이 전량 판매됐다. 방송이 끝난 지금도 ‘최유라쇼’ 인스타그램에는 앵콜 방송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건강 식품도 꾸준히 론칭하고 있다. 초소형 (9mm) 캡슐로 쉽게 삼킬 수 있는 안국건강 ‘더 퍼스트 루테인’을 론칭해 역시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 제품은 인도의 농장에서 재배한 마리골드 꽃을 엄선해 가공했다. 특허 받은 정제 기술로 추출한 루테인을 식물성 원료로 만든 캡슐에 담았다. 또 원액 100%로 만든 ‘타히티 노니 주스’는 타히티에서 생산된 노니를 70℃에서 살균해 만들었으며, 미국의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롯데홈쇼핑은 최유라쇼를 필두로 글로벌 프리미엄 식품 론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캐나다산 홍연어 외에 캘리포니아산 아보카도, 베트남산 망고스틴 등 해외 유명 산지에서 공수한 프리미엄 식품의 단독 론칭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자 박람회
독일 ‘암비안떼 박람회’ 쿠킹쇼 참가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최 씨는 방송 일정으로 바쁜 와중에도 식품 산지 방문에 열정적이다. 최 씨는 세계 최대 소비자 박람회로 꼽히는 독일 ‘암비안떼 박람회’에 매년 참가해 현장쿠킹쇼를 선보이고 있다. 최유라쇼 제작진들은 출장 가는 최 씨를 자택에서부터 ‘밀착 촬영’한 뒤, 해당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해 현장감을 높였다.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공항으로 향하는 최 씨의 모습에선 인간미가 넘친다.

해외 식품 뿐 아니라 국산 농식품 판매에도 적극적인 최씨는 2014년부터 ‘생산자 동행’ 프로젝트 일환으로, 우수 국산 농산물 판매를 도맡아하고 있다. 강원도산 ‘동트는 농가’ 청국장 세트는 첫 론칭 당시 한 시간에 1만개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 씨는 명절 대목인 추석 특집 방송 때가 되면 직접 국내 산지를 찾아가 야외 촬영도 불사한다. 현장감 있는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인스타그램 ‘비하인드 스토리’로 
젊은층 소비자 공략

최유라쇼는 젊은층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유라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방송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사생활 공개’로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포인트다. 예컨대 최유라쇼에서 판매한 식기에 직접 요리한 음식을 담아 촬영한 사진을 올리는 식이다. 살림꾼의 면모를 어필해 주부들의 공감을 얻는 효과가 있다. 게시물을 보는 팔로워들은 ‘최유라도 우리와 같은 주부구나’라고 생각하며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억대 연봉을 올리는 스타 연예인의 친숙한 모습에 흥미를 느끼며, 결과적으로 ‘최유라쇼’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지게 된다.

최 씨의 ‘생얼’도 등장한다. 자신이 호스팅한 핸드블렌더로 갈아낸 주스를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마시는 최 씨의 모습에 팔로워들은 ‘열광’ 한다. 영상 속 최씨는 ‘잘 안 갈릴 것 같아’ 라는 과감한(?) 발언으로 한껏 긴장감을 높이다가, 막상 곱게 갈린 주스를 보며 하이톤의 목소리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지난 2월에는 스위스 식품기업 임원들과 식사하며 미팅하는 모습을 공개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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