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 안 넣은 비건 김치, 맛 보실래요?’

식품을 구매할 때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하지만 식품 라벨은 과연 100% 믿을 수 있을까? 동물성 재료가 들어있는지, 미표기 된 첨가물은 없는지 의심이 갈 때가 많다. 앞으로 비건(Vegan) 인증 마크가 부착되었다면 믿을 수 있다. 한국 최초 비건 인증 기관인 한국비건인증원의 황영희 대표를 종로구 사직동의 공유주방 플랫폼 위쿡에서 만나 국내 비건 문화의 비전을 들었다.


한국 최초 비건 인증 기관입니다.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비건을 인증하는 업무를 주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우리 인증원 운영 기준으로 비건은 제조·가공·조리 단계에 동물 유래 원재료가 포함·이용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어떤 계기로 창업을 했는지 궁급합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조직 핵심 구성원 모두 식품을 전공했고 민관학계에 종사하며 비건(Vegan)을 추구하는 것이 지속가능성, 환경·동물권 보호 등 미래지향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수입식품을 많이 접하며 국내 비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인증원을 설립했다.
개인적으로도 비건을 지향한다. 외식을 할 때 애로사항이 많지만 채식 하는 분들이 어떤 음식점에서도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비건 문화를 정착시켜야겠다 생각한다.

주요 사업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합니다.

비건 인증 심사 및 평가가 주요 업무로 현재 식품과 화장품 인증을 실시하고 올해 중 생활용품으로 인증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인증 적용업소에 국한하지 않고 인증하기 전에 교육 및 컨설팅을 포함해 소비자에 대한 교육 및 라이프스타일 공유도 포함한 다양한 비건 교육을 진행 중이다. 또 국내외의 원료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원료 뿐 아니라 해외 법률 및 국제적 추세를 분석하고 제시한다.

비건도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로는 비건(모든 동물성제품 거부), 오보베지테리언(비건+알류 및 난(卵)가공품 허용), 락토베지테리언(비건+유(乳) 및 유가공품 허용), 오보락토베지테리언(비건+알류, 난가공품, 유 및 유가공품 허용), 프루테리언(과일식), 폴로베지테리언(붉은 육류는 거부하는 베지테리언), 플렉시테리언(주로 베지테리언 식이)으로 나뉜다. 우리 인증원은 현재 비건에 대한 인증만 실시하는데 추후 베지테리언 인증도 실시할 계획이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비건인증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비건 인증ㆍ보증기관으로 인정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뢰성을 인정하는 표시·광고의 종류에는 국외HACCP, ISO22000, 할랄(Halal), 코셔(Kosher), 우수제조기준(GMP), 비건(Vegan)이 있다. 비건 관련 기관 중에는 국내 최초 인증기관 신청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이 예상보다 까다롭고 길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수차례 보완 절차가 있었고 청문회도 실시해 인증 관련 질의응답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증을 기반으로 한 식품, 화장품 등 비건 산업 뿐만 아니라 비건 문화의 발전을 통하여 생명 존중에 공헌할 시금석이 되리라 믿는다.

지난달 공식후원사로 참여해 비건 페스타가 열렸습니다.

비건을 지향하는 분들이 더욱 쉽게 비건 식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고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비건 축제였다. 또한 산업으로서의 발전과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기존에는 비건이 온라인 구매나 음식점, 카페의 메뉴 위주로 존재 했다면 이같은 박람회를 통해 앞으로는 가공식품으로 다양하게 개발되어 대형마트, 편의점, 급식 등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비건 김치도 있던데 어떻게 가능한가요?

자세한 제조공정 및 조건은 업체비밀이지만, 제품의 표시 사항에 기재된 성분을 보면 간장을 이용해서 발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젓갈을 넣지 못하니 젓갈에 다량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감칠맛을 콩의 발효로 얻는 간장에 있는 아미노산으로 대체한 것이다. 그 밖에도 비유(乳)제품으로 발효한 유산균 음료, 유제품이 없는 빵, 떡, 초콜릿에 대하여 인증 완료했고, 그래놀라와 같은 곡류가공품을 비롯하여 다양한 식품에서의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비건이 식품 뿐 아니라 화장품이나 의류까지 포괄적으로 포함된다고 들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비건의 정의 그대로를 적용한 화장품이나 의류를 일컫는다. 간단하게는 동물성 콜라겐이 없는 크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성분 하나하나를 다 파악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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