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상품, 산지에서 결정된다”

김용재 초록마을 MD는 ‘제주은갈치’, ‘우리아이입안애 손질수산’ 5종 등을 기획한 수산물 담당 MD다. 2018년 다양한 시도를 한 그는 2019년을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제철 수산물이라는 뼈에 기획으로 살을 붙이는 김 MD의 이야기를 들었다.

▲ 김용재 초록마을 MD.

잔가시를 발라내거나 내장 손질 등으로 생선 요리를 꺼려하는 주부들이 많다. 김 MD가 기획한 ‘우리아이입안애 손질수산’ 5종은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기획이었다.

“다진 생선은 아기가 잘 씹지 못하는 6개월에서 돌일 때 주로 섭취하죠. 하지만 뼈가 있는 생선은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도 바르기 어려워해요. 이 제품의 수요가 적어도 8년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장 조사 단계에서 김 MD는 산지, 사이즈 등 차별화 포인트를 여럿 발견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발달한 손질 수산을 오프라인으로, 수입산은 국내산으로, 원물은 중간 크기 이상으로 변경했다. 산지, 크기, 손질 방식, 소포장, 방사능·중금속 검사 등으로 올라가는 단가를 조율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상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만 바꿔도 조율이 훨씬 쉬워지죠. 하지만 그 하나에 상품 콘셉트가 달라집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기획한 상품이 그대로 나와야 이후 과정을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어요. 제 생각이 담긴 기획으로 나온 결과물이니 책임감을 가지고 판매해야죠. 어렵게 탄생한 손질수산 5종은 다행히판매량, 매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초록마을의 '우리아이입안애손질수산' , 갈치가 가장 인기 있다.

소포장 상품, 품질에서 빛난다

하나의 상품이 소비자를 만나기까지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친다. 이과정에서 서류 한 장이 상품의 통과를 좌우한다.

“자료의 중요성은 많은 MD들이 느끼고 있을 거예요. 꼼꼼하게 수집한 자료는 유관부서, 협력사 등을 설득하는 근거가 됩니다. 제가 기획한 상품이 경쟁사보다 유리하고 협력사와 가맹점주에게도 이득으로 남아야하죠. 상품에서 나오는 고민을 해결할 근거를 자료로 담습니다.”

예를 들어, 상품의 포장 단위를 고민할 때 협력사, 환경오염, 취식편의성, 보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적정선을 찾는다. 초록마을에서 소포장 수산물을 확대해야하는 이유를 근거 자료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다. 김 MD는 상품의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해 소포장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냉동상품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건조해지면서 식감이 나빠져요. 냉동실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도 소비자들에 게 부담이죠. 대용량 상품은 필렛 별로 개별포장을 하는 등 저장 가능기한보다 소비자들이 빠르게 소진할 수 있도록 상품의 편의성과 보관성을 강화한 상품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초록마을은 3040세대의 주부 소비자가 주 타깃이다. 이 타깃층은 50대 이상의 소비자보다 생선 원물을 직접 손질해본 경험이 적다.
자녀의 연령대가 낮고 손이 많이 가는데다 요리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기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편의성을 강조한 상품이 더욱 환영 받는다.

“50대가 주 소비자인 유통채널은 원물의 수요가 높아요. 같은 갈치도 초록마을에서는 손질된 갈치가 인기 있습니다. 원물의 내장, 뼈를 제거하는 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육아에 바쁜 소비자들에게는 쉽지 않죠. 소비자들의 이러한 상황과 그에 따른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늘릴 계획이에요.”


독특한 국산 상품으로 차별화

김 MD는 2019년 기획 콘셉트를 크게 4가지로 잡았다. 소포장, 신선도, 안전성, 제철의 강화다.

“수산물에서 신선도는 냉동보다 냉장에서 강조되는 요소입니다. 저는 냉동 상품의 신선도를 강화하려 해요. 갓 수매한 상품을 급냉하면 원물의 품질이 거의 그대로 유지돼요. 냉동 기기뿐 아니라 중간 과정도 세부적으로 신경 써야해 다른 유통업체에서 취급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신경 쓰고 소량이어도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초록마을의 장점이죠. 2019년에는 색이 선명한 냉동 상품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수산물 매출의 골격인 고등어, 삼치, 조기 등의 상품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차별화된 기획을 더하려한다. 소량 생산되는 국내의 독특한 상품들 소개하거나, 수입산 중심으로 운영되는 상품을 국산으로 변경하는 것 등이다.

“대한민국 곳곳의 지역, 섬 등을 다니면서 상품을 알아볼 예정입니다. 초록마을의 소비자들은 상품의 시작 단계부터 궁금해 합니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사무실 바깥으로 나가야하죠. 상품의 시작인 산지부터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겁니다.”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