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HMR의 현주소, FABEX

한국HMR협회는 회원사 관계자 등 19명으로 구성된 연수단을 이끌고 일본 오사카 HMR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연수단은 일본식량신문사가 주최하는 파벡스 관람을 시작으로 나라와 교토 등지의 HMR 공장과 유통매장 등을 답사했다. 연수단과 함께 한 3박 4일의 여정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파벡스는 일본식량신문사가 주최하는 HMR 중심의 식품전시회다. 파벡스가 시작하던 20년 전은 미국에서 HMR이라는 개념이 일본에 처음 도입되던 시기다. 일본에서 HMR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끝에 탄생한 게 파벡스다. 초기 150개사의 참여로 시작한 도쿄 파벡스는 현재 600개사가 참여하는 식품전시장으로 성장했다. 일본식량신문사는 그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을 확장해 오사카 파벡스를 주최하고 있다.

올해 오사카 파벡스는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오사카 인텍스 전시장 1~2호관에서 열렸다. 350개사 550부스 규모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HMR 중심의 메인 전시, 디저트 스위트&베이커리 페스티벌, 카페&드링크 페스티벌, 로컬 푸드 트렌드쇼, 푸드 테크놀로지 등 총 5개로 구성되었다. 업계 관계자를 포함한 총 관람객은 4만여명.

참가업체는 제조업체 15.9%, 외식관련업체 13.6%, HMR 유관업체 8.4%, 유통업체 7.8% 순으로 나타났다. 카츠키 히라야마 일본식량 신문사 부사장은 “최근 외식관련업체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데, 외식시장 답보와 HMR의 성장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외식업체들의 참여는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식품유통업계에 부는 ‘스몰혁명’

주목할 점은 파벡스가 20년 전 처음 시작할때부터 HMR에 특화됐다는 점이다. 카츠키 부사장은 “HMR 전시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어떤 재료로, 어떤 제품을 만드느냐’에 관심을 갖겠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식품 제조와 기계, 포장 등을 함께 아우르는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한다. 

유통업체 관계자라고 단지 메뉴 개발에만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메뉴 개발을 넘어 어떤 기계로 대량 생산하고, 어떤 패키지에 넣어 판매하느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걸 간과하면 전시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 처음부터 식품의 원료와 설비, 용기 등이 삼위일체가 된 전시를 꿈꾼 것이다.

일본 HMR 시장은 지난 20년 꾸준히 성장해왔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코망 간장과 마요네즈로 유명한 일본의 큐피사의 매출 급감이 그 반증이다. 매출 급감에 큐피사는 마요네즈 용량을 줄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그럼에도 판매가 줄고 있다. 

대신 1인 식자재 등 소용량 제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 개 단위로 팔던 무가 지금은 1/4 커트한 게 주를 이룬다. 일본에 서는 이를 ‘ 스몰혁명 상품’이라고 부른다. 카츠키 부사장은 “두부만 해도 한 덩어리에서 여러 번 먹을 수 있게 커트한 게 인기고, 반찬도 3~4명이 먹을 수 있는 포장에서 작고 비싼 상품으로 선호도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파벡스는 HMR에 특화된 전시답게 ‘도시락천국, 일본’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초창기부터 시작한 도시락 전시는 파벡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실제 도시락 전시는 전일본에서파벡스가 유일하다.

고령친화식은 도시락과 함께 파벡스를 풍성하게 하는 분야다. 고령친화식은 일본 농무성의 권유로 5년 전부터 전시를 시작했다. 일본의 고령친화식은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5단계로 나누고, 단계에 따라 음식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현재는 제조 기술의 발달로 수출을 고려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올해 장관상은 일본 수산가공 1위 업체가 만든 ‘깨물어서 먹을 수 있는 오징어’가 차지했다. 카츠키 부사장은 “개호식품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성장성이 큰 분야”라고 전했다.


오사카 파벡스를 통해 본 2018 도시락 트렌드 3

1 스몰화 
20년 전만 해도 식기 하나를 가득 채운 도시락이 유행이었지만 지금은 작지만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세트 도시락이 인기다. 그만큼 연령층과 세대수 분석이 중요해졌다. 어느 나라든 그에 따라 식문화도 변하고 있다.

2 냉장·진공·포장상품의 증가 
많이 먹지 않다보니 유효기간도 중요해졌다. 고등어도 진공포장으로 유효기간 10일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냉장·진공·포장 상품만 8조원대로 추산한다. 그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게 편의점이다. 조리하는 사람이 줄다보니 냉장·진공·포장 상품 수요는 더 늘고 있다.

3 간편조리상품의 증가 
노동인구 감소로 간편식 수요가 더 늘고 있다. 한국도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일본의 식문화를 따라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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