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재활용시장 성장 기대


유럽의 캡슐커피시장이 친환경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유럽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서 가장 먼저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한 도시는 독일의 함부르크다. 그리고 최근 캡슐커피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스페인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커피 7유로, 캡슐커피에 30유로 지출

캡슐커피는 스페인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폭넓게 인기를 얻으며 성장하고 있다. 2016년을 기준으로 스페인 가정의 캡슐커피 지출액은 5억5200만유로, 일반커피 지출액은 6억 6100만유로다. 캡슐커피가 소비자들로부터 호응도가 높은 이유로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사용이 간편하다. 둘째, 빠른 시간 내 만들 수 있다. 셋째, 밀봉상태이기 때문에 커피향 보존 효과가 높다. 넷째, 마시고 싶을 때 원하는 만큼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스페인 커피시장은 2012년에서 2017년까지 약 2.5%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성장에는 상당 부분 캡슐커피의 소비 확대가 기여했다. 소비자들이 일반 커피에는 1잔당 7유로를 지출하지만 캡슐커피에는 30유로 이상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일부 도시, 캡슐커피 사용제한 정책 추진

최근 유럽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상당수 캡슐제품이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혼합해 만들어지는데, 재활용 처리장에서는 알루미늄, 플라스틱, 음식물이 섞인 물질을 분리해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캡슐커피는 재활용 비중이 낮아 대부분 일반 쓰레기와 함께 폐기처분된다.

유럽서 가장 먼저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한 도시는 독일의 함부르크다. 지역 내 모든 공공기관에서의 캡슐커피 사용을 금지한다. 함부르크 측은 5~6g에 불과한 커피가루를 담기 위해 사용되는 3g짜리 캡슐은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 혼합돼 있어 재활용이 어려울 뿐더러 낭비도 심해 공공예산으로 이러한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역시 일부 지역에서 캡슐커피 사용제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 발레아레스 주정부는 2018년 1월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재활용이 까다로운 재질 또는 비유기농 재질로 만들어진 캡슐커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했다. 유기농 재질로 만들어지지 않은 캡슐을 판매하는 기업은 사용된 캡슐을 수거하고 재활용 처리할 수 있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발레아레스 주정부 관계자는 엘파이스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일부 기업들은 현재 사용된 캡슐을 수거해가고 있지만, 아직 대다수의 캡슐은 재활용 처리되고 있지 않아 상당량의 폐기물이 발생한다”라고 전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준비 단계이나 곧 통과돼 2020년부터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나바라 주정부는 2018년 6월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됐으며, 해당 법안은 2020년 1월부터 효력 발생한다. 이에 따라 캡슐커피를 포함해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1회용품(캡슐커피, 컵, 접시 등)은 2020년부터 판매 금지될 예정이다.

스페인 발렌시아 주정부는 2018년 4월 캡슐커피를 포함해 모든 1회용 플라스틱 제품(캡슐커피, 막대사탕, 빨대, 컵, 접시, 솜방망이 등)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으로 발표했다.


커피업계 친환경 캡슐 도입해

이에 대해 업계 반응도 다양하다. 일부 기업들은 요구에 따라 친환경 캡슐을 도입하거나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필립스(Philips)는 자사 캡슐커피 브랜드 센세오(Senseo) 캡슐에 생분해되는 재질을 사용한다.

네슬레(Nestle)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분리수거용 봉투를 제공한다. 소비자들이 분리수거 봉투에 사용한 네스프레소(Nespresso) 캡슐을 담아 네스프레소 매장이나 가맹업체에 전달하면 네슬레는 이를 생산공장에서 재활용 처리한다. 스페인 내 900여개 매장에서 분리수거 봉투를 접수받고 있다. 캡슐 재질 변경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 스페인 네슬레 관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커피가 최상급의 품질을 유지하고 산소유입이나 빛, 습도 등 품질을 저해하는 요소를 막기 위해선 현재까지 알루미늄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알루미늄 재질은 커피의 신선도와 맛, 품질을 유지하는 데에 효과적이며,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유럽은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를 유발하는 1회용 제품의 소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캡슐커피 규제는 도시 또는 지역 단위에서 시행하거나 검토하는 단계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단위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생분해성 재질은 생산비용이 약 30~40% 높아 정책 도입은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스페인 내에서는 친환경 제품, 또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 국가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국가와 지역 단위의 다양한 환경보호 정책이 실행되거나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재활용률이 높은 재활용 선진국으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나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어 스페인 재활용시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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