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이색 콜라보레이션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모였다. 영화 홍보 문구가 아니다. 식품업계에 부는 콜라보레이션 이야기다. 의외의 조합으로 인기 몰이를 하는가 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최근 이슈가 된 식품기업들의 콜라보레이션을 모았다.


1. 현대미술 거장 호안미로와 만난 오뚜기 진라면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된 진라면 광고. 톱스타 배우 장동건이 모델로 기용된 것에만 그치지않는다. 바로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꼽히는 호안 미로의 작품이 진라면 봉투에 그대로 담겼다. TV 속 광고에서는 호안 미로의 추상화 작품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면서 화면을 압도한다.

진라면 출시의 30주년을 기념해 스페셜 에디션으로 호안미로 작품과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해 출시했다. 기존 진라면의 노란색 봉투에 호안 미로 작품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일부 소비자들은 대체 라면과 호안 미로의 추상화 작품이 무슨 연관일까 하는 부정적 의견도 있으나 오뚜기 관계자는 유쾌한 상상력과 도전을 상징하는 호안 미로의 작품이 오뚜기 진라면의 이미지와 잘 부합하기에 기획했다고 밝혔다.



2. 슈펜과 빙그레

SPA 브랜드 슈펜과 빙그레가 손을 잡았다. 투명한 PVC 백에 메로나, 캔디바, 투게더 등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을 접목하고 카드지갑, 모자, 양말 등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여름 총 21개 제품을 협업 아이템으로 내놓았는데 출시 일주일 전부터 온라인 선판매로 1차 물량이 동나는 등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위트와 즐거움을 주는 펀 요소가 가득한 패션 아이템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그대로 반영된 협업의 결과물이다. 특히 재미(Fun) 요소를 중시하는 1020 소비자층에게 적극 어필하기 위해 빙그레 아이스크림의 ‘빙슈몬’이라는 캐릭터를 제품에 반영한 것이 특징. 뜨거운 반응에 온라인 뿐 아니라 주요매장에서 빙그레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판매했고 일부 매장에서는 구매 고객에게 빙그레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3. 신세계 분더샵 케이스스터디와 쉐이크쉑

케이스스터디와 쉐이크쉑이 손을 잡고 티셔츠, 모자, 가방 등 6종류 패션 아이템을 선보였다. 케이스스터디는 스니커즈와 스트리트 패션 아이템 등을 주로 선보이는 분더숍의 전문 편집 매장이다. 햄버거와 재미있는 일러스트가 그려진 티셔츠 등의 제품이 런칭된지 3일 만에 매장에서 완판이 됐다. 쉐이크쉑이 패션 브랜드와는 처음 기획한 이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는 20, 30대 젊은 층을 위해 기획했고 개성 있는 그래픽이 돋보이는 제품들은 미국 브랜드 ‘차이나타운 마켓’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이크 셔먼이 디자인했다. 햄버거, 핫도그, 감자튀김 등이 귀엽게 변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4. 하겐다즈와 이니스프리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에서는 아이스크림 하겐다즈와 손을 잡고 하겐다즈 핸드미러 3종류를 출시했다. 하겐다즈 바 아이스크림 디자인으로 제작된 손거울은 출시 이후 화제가 된 제품. 이니스프리의 모공 케어를 위한 화산송이 마스크 제품과 연계해 제작된 ‘수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핸드미러’와 거울에 붙여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퍼 어메이징 거울착붙 스파출라’ 두 제품 모두 아이스크림과 섭취와 화장품 사용에서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활용한 것이 돋보인다.

이니스프리와 하겐다즈의 만남은 기존에 상상하기 힘든 이색 조합인데다 2, 3천원대로 저렴해 주소비자층이 가격 등에 구애 없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저관여 제품인 액세서리인 것도 인기 요인이다. ‘귀엽고 재미있다’는 이유로 ‘소장각’ 아이템이 유행인 점에서도 화제의 중심이 됐다.



5.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토니모리

불닭볶음면 패키지가 코덕(코스메틱 덕후의 준말)들의 잇템이 됐다. 피부에 순하고 부드러운 성분만 강조할 것 같지만 이런 상식을 보기좋게 뒤집어 매콤하고 열나는 불닭볶음면의 그림을 담았다. 그간 참신한 패키지를 선보여온 토니모리 뷰티 브랜드는 젊은층에서 화끈한 불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라면의 인지도를 제품 패키지에 적극 끌어들였다. ‘핫커버닭 쿠션’은 울긋불긋한 붉은 피부를 잡아준다. 리필 소스는 스프처럼 뜯어 담을 수 있어 기발하다. ‘불맛레드’와 ‘까르보라이터’라는 센스 넘치는 제품명이 돋보이는 블러셔 제품도 판매 중이다.



6. 이디야커피와 슈즈 편집숍 폴더

이디야커피는 슈즈 편집숍 폴더와 협업해 지난 여름 과일음료와 패션을 콘셉트로 새로운 신발 제품을 출시했다. 이디야커피의 과일 음료인 알폰소 망고와 패션프루츠 제품명에서 착안해 알폰소 망고슈즈, 패션프루츠 슈즈를 내놓았는데 열대 과일 특유의 화사하고 원색적인 색감으로 젊은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도 이디야커피 초콜렛칩 라떼 키링도 함께 출시했다.

이디야커피는 메뉴 대부분 2, 3천원 가격대로 20대 젊은층도 가격 부담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다. 슈즈 편집숍 폴더의 주 고객층과 겹쳐지는 데다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1020 세대를 타겟으로 한 이색 협업이라 할 수 있다.



7. 네스프레소와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캡슐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11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과 함께 커피 콜라보레이션 메뉴를 제안했다. 미쉐린 2스타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 1스타 주옥의 신창호 셰프, 라미띠에 장명식 셰프 등 유명 셰프 5명이 참여한 행사다. 각 셰프가 네스프레소 커피에서 영감을 받아 각자만의 개성을 살린 콜라보레이션 메뉴를 선보였다.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만난 오페라 케이크, 밀푀유에 커피를 입힌 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고 이들 콜라보레이션 메뉴에는 네팔 람중, 킬리만자로 피베리 등 파인 다이닝 전용 커피인 네스프레소 익스쿨루시브 셀렉션이 사용됐다. 커피 전문가들이 전세계 커피 농장을 돌며 찾아낸 최상의 원두로 만든 커피임을 자연스레 노출할 수 있고 고급화 전략의 브랜드 이미지에 도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미쉐린 스타 셰프와의 작업으로 네스프레소만의 다양한 풍미의 커피와 음식의 마리아주를 함께 선보여 자연스러운 고급화 전략이 가능하다.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 신선함 속에 새로운 기업 이미지 업!

서로 다른 식품과 패션, 뷰티 등 이종 간 콜라보레이션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소비자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브랜드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은 이미지 환기나 탈피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기존에 상상하기 힘들었던 독특한 협업일 경우 SNS 상에서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다. 기업에 대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SNS 채널을 통해 소비자 대상 이벤트로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지도가 낮은 신생 브랜드일 경우엔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마케팅 활용과 새로운 경험과 가치을 추구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이같은 영역과 장르의 경계를 허문 업계간 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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